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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9일, <페미니즘 백래시 그런 이유로 멈추지 않겠다>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되었다.
 4월 19일, <페미니즘 백래시 그런 이유로 멈추지 않겠다>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되었다.
ⓒ 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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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민우회는 페미니즘 백래시(*사회의 진보, 변화 등에 대한 대중의 반발)와 관련하여 182건의 사례를 수집하여, 4월 19일 '라운드 테이블: 페미니즘 백래시, 그런 이유로 멈추지 않겠다'를 진행하였다.

'메갈'로 읽힌 사소하고도 사소한 이유들

사례 분석 결과,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를 하는 이들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나 상태메시지, SNS RT(리트윗)나 마음찍기, 티셔츠, 핸드폰 케이스, 책 등 일상의 사소한 물건이나 행동을 단서로 '메갈' 낙인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는 학교, 직장, 가족, 지역 사회, 온라인에서 집단적인 괴롭힘의 단초가 되고 있었다. '메갈'낙인을 사용하는 이들은 페미니즘과 '메갈'을 동일한 것으로 파악하여 페미니즘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

특히 페미니즘 백래시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사례 중 프로필 사진에 Girls can do anything(걸스 캔 두 애니씽)을 올렸던 경우가 많았다. 이는 얼마 전 한 여성아이돌이 인스타그램에 이 글이 적힌 핸드폰 케이스를 든 사진을 올렸다가 페미니즘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격와 욕설, 백래시를 당하고 결국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사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더 많은 여성들이 이 문구를 사용한 뒤, 또다른 불이익을 경험한 것이다. 민우회가 수집한 사례 중에서는 이 문구를 프로필 사진에 걸자마자 주변인들에게 메갈로 몰려 동아리에서 퇴출당하고, 단체방에 초대돼 욕설을 듣는 경우 등이 있었다.

페미니즘 문구가 적힌 스티커, 핸드폰 케이스, 배지 부착, 티셔츠를 착용한 경우가 18건이었는데, 이들 역시 모두 위협을 당하거나 욕설을 듣고 '메갈'로 몰렸다. 또한 페미니즘에 대한 기사, 논문, 책을 읽는 것만으로 '메갈'로 읽힌 사례는 15건에 이른다. 그리고 SNS에서 페미니즘 글을 RT하거나 마음 찍기, 여성단체를 팔로잉하는 것을 이유로 들어 '메갈'로 내몰린 사례들은 19건이었다. 최근 어느 게임제작사에서 자사 직원에게 '여성민우회와 같은 문제가 될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는 이유'를 추궁한 면담 내용을 공식적으로 게시한 사건이 가장 극명한 사례다.

그리고 일상에서 관계 맺는 사람들과의 이야기 속에서도 여성인권을 말하는 순간들도 '메갈' 낙인으로 직결되었다. 사례를 보면 #METOO에 대한 지지의견을 일상에서 피력하는 경우, 여학생 교복에 라인이 잡혀있는 것과 사이즈가 작고 불편한 것에 대해서 옳지 않다고 말하는 것, 수업시간에 여성의 경력단절과 육아 독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성차별 이슈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것 등 우리가 상식이라 믿고 있는 당연한 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메갈'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그리고 여성인권에 대해 말했다가 온가족한테 '군중심리에 휩쓸려 분별력 없는 빨갱이 사상에 물든 사람'으로 취급받았던 경험,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관련한 내용을 엄마한테 설명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아빠가 갑자기 나에게 욕설을 했던 것 등 학교, 직장, 가족, 지역사회, 온라인에서 집단적인 괴롭힘의 단초가 되고 있다.

 얼마 전 여성아이돌이 인스타그램에 이글이 적힌 핸드폰 케이스를 든 사진을 올렸다가 페미니즘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격와 욕설, 백래시를 당하고 결국엔 삭제하였다
 얼마 전 여성아이돌이 인스타그램에 이글이 적힌 핸드폰 케이스를 든 사진을 올렸다가 페미니즘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격와 욕설, 백래시를 당하고 결국엔 삭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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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을 이유로 사상검증과 노동권 침해

페미니즘을 이유로 한 노동권 침해사례는 14건이었다. 모아진 사례 중 게임업종, 웹툰, 방송 등에 종사하는 경우 개인 SNS에 여성인권 관련 내용을 올리거나 RT·좋아요 누르기, 여성단체 SNS계정 팔로우 등을 했다는 이유로 계약해지, 부서 이동 등 일할 권리를 침해받았다.

"주로 트위터에 의견을 게시했고, 넥슨보이콧 태그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수만 개에 달하는 악플, 잊어 버릴 때 즈음 오는 악성메일, 악성멘션. 공개되었던 작업물은 전부 삭제되었고, 발주 받아 납품이 완료된 일러스트 카드가 상의 없이 교체되어 이에 문의한 결과 '추가적인 분쟁 확대방지를 위해 여론이 가라앉을 때까지 현재 논란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되신 작가님들께 당분간 발주를 드리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디씨인사이드, 루리웹, 개드립, 오유 등 남초커뮤니티에 모두 '00(게임명)에도 메갈이 있다'며 제 개인 sns캡쳐 사진이 퍼졌다 들었고 게임 오픈 준비 중이던 저희 카페는 새벽 세네시에도 새 글이 수백 개가 올라올 정도로 난리였으며 논란이 된 원화가를 숙청하라는 현상이 일년 이상 지속되었고 게임 업계 내에서 제가 쓴 글에 '좋아요'를 누른 타 회사 여성 원화가는 왜 그런 사상을 옹호하는 지에 대한 질문을 받는 등 주변에서 저로 인해 끊임없이 괴롭힘 당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특히 게임업계에서 일러스트로 일하는 경우 업무가 SNS로 수주되는 경우가 있고, 온라인상 개인계정 노출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페미니즘을 이유로 공격을 받은 후 '메갈'로 낙인찍혀, 회사를 압박하는 집단 행동을 마주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회사로부터 불이익한 조치(사과문 게시, 계약해지 등)를 받기도 했다.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불특정 다수의 부당한 사상검증 행위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야 하는 사업주의 책임으로 마땅히 회사 차원에서 대응해야할 사안이다. 그러나 오히려 사업주가 나서서 개인 계정에서 드러난 개인의 사상을 검증하고 사과문 게시를 종용하며,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부당한 집단 행위와 다르지 않다.

이렇게 페미니즘을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사례를 사과문 게재, 하차 요구에 대한 수용 등 사회적으로 공식화하는 일이 이어지는 건 페미니즘, 여성인권, 성평등 전반을 부당한 사상으로 매도하는 집단적 움직임의 성취를 의미한다. 이는 '페미니즘 사상을 갖게 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상징과 영향이기에 더욱 문제적이다.

또한 현재 게임, 웹툰 내에 소위 '메갈리스트'라는 블랙리스트가 떠돌고 있으며 이는 나무위키, 게임계 커뮤니티 등에 유통되어 페미니스트 작업자들의 취업과 노동권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나무위키의 경우 사용자 선호도를 반영하는 구글 검색에서도 가장 먼저 보이는데, 페미니즘을 부정하는 성차별주의자들에 의해 집중적으로 작성됨으로써 온라인상의 부당한 사상 검증과 낙인을 지속시키는 강력한 기제가 되고 있다.

이외에 개인 SNS계정에 페미니즘에 공유한 것을 이유로 '직장상사로부터 지적' 받은 경우도 있었고, '상사가 회식 때 따로 불러 페미니즘 글을 왜 쓰냐고 면박'을 받은 한 사례자는 조직 구성원의 고발로 조직장 면담에 불려가기도 하였다. 또한 SNS를 한 달가량 감시당하면서 직장에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수습기간 계약 종료 후 퇴사를 선택하라고 종용당한 경우, 페미니즘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는 이유로 알바비를 받지 못하고 해고된 경우도 있었다.

또한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면접 과정에서 '여성인권에 관심있다'라고 말하고 난 후 면접관은 '그런 사람은 따지기 좋아하지 않느냐, 그런 상황이 와도 그냥 입 다물라'라는 말을 듣고 면접에서 떨어진 경우, 이력서에 페미니즘, 여성아동교육지원을 썼는데 면접관이 '분란의 여지가 있는 거 아니냐'고 말하고 채용 탈락된 경우 등 면접 과정에서 여성인권, 페미니즘 관련된 질문을 받은 후 채용에서 불이익을 받은 사례가 다수 있었다.

페미니즘을 이유로 한 학습권, 인권 침해

학생들이 인권주체로 학교에서 존중받기 위해서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 폭력 및 위험으로 부터의 자유, 교육을 받을 권리, 사생활 비밀과 자유 및 정보의 권리, 내심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학교(중고등학교, 대학, 학원)에서 페미니즘을 이유로 한 학습권, 인권 침해사례(전체 사례 중 55%를 차지, 전체 사례 182건, 학교 내 101건)를 보면 가시적 불이익(퇴출, 하위평가반영 등), 언어폭력, 공동체 내 낙인으로 인한 고립 등 다양한 형태의 불이익들이 만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Girls Can Do Anything'을 인용했다는 이유로
- '우리 동아리에 있는 것은 옳지 않다'며 강제 퇴부한 경우
- 메모지에 girls can do anythings 그 문구를 썼다는 이유로 최저점수를 받은 경우
- '폰케이스를 발견한 남학생들에게서 '메갈X, 쿵쾅이X, 창녀'등의 말을 들었으며 한 교사에게서 '저런X들 때문에 우리나라가 망하는 거다, 저렇게 몰아가면서 무고한 남자들을 죽이는게 제일 몰상식한 짓이다'등의 말을 듣는 경우

여성인권·성소수자 인권운동 동아리 개설 및 홍보했다는 이유로
홍보지가 찢겨져 버리고, '만나면 죽여 버리겠다' ,'페미X이 나대네', '메갈X 존나 패야한다', '어린X들이 뭘 알고 성차별을 논하냐', '미투운동 당해봐야 정신 차리지', '데이트폭력 당하고 싶냐' 등의 혐오발언을 들음, 교사가 한쪽으로 편협된 동아리라며 개설을 제재

페미니즘 티셔츠·배지·스티커를 부착했다는 이유로
학교 갤러리에서 진행되기로 했었던 전시 무산. 학교에서는 남선생님들의 시선이 적대적으로 변하고 심지어는 수행평가와 생기부에 안 좋은 말들이 적혀 대학 진학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까봐 남선생님들께 찾아가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가방과 교복, 겉옷에 달린 뱃지들을 떼어낸 경우

그 외에 여성인권 관련된 내용을 이야기했을 때 평가 항목에 '여성우월주의자, 터무니없는 내용, 헛된 거'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페미니즘 정의를 얘기하는 순간 '정치에 관심이 많으니 메갈이다'라는 언사와 동시에 '학교에 메갈이 있다'는 민원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페미니즘을 이유로 학교 폭력을 당하는 경우, 페미니즘 후드 집업을 입었다는 교무실로 호출 당해 "페미니즘이 귀찮고 싫고 기분 나쁘다. 요즘 여자들은 너무 기가 세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로 꾸중을 듣는 경우, 학내 오픈채팅방에서 신상이 털린 경우도 있었다.

또 학교에서 여성인권에 관해 말한 이후 '메갈'로 낙인찍히는 사례가 많았다. 이는 페미니즘이 공격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메갈'을 동원해 페미니즘을 가치 없는 것으로 격하시키는 방식이었다. 사례에서 더욱 확인되는 것은 단언컨대, 그들이 말하는 '메갈'이 페미니즘이라는 점이다.

비단 학교에서 이러한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은 학생만의 일이 아니다. 교사의 경우에도 수업시간에 여성인권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여성우월주의자로 평가되는 사례가 발견됐다. 이는 최근 페미니스트 선생님에 대한 공격과 차별이 사회적 의제가 되었던 것처럼 교사들의 경우에도 낙인찍기에서 전혀 자유롭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이다.

일상의 '사소한' 권리주장, 여성인권에 대한 당연한 말, girls can do anything 프로필 사진 게재, 일상의 모든 단서들이 공격의 빌미가 되어 욕설과 조롱, 비아냥거림 등의 형태로 구성원으로서 동등한 대우와 존중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 또한 직접적으로 학교라는 공간에서 여성들의 말하기가 교사/선배/친구들이라는 집단문화 속에서 부정되고, 통제되었다.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동아리에서 퇴출을 결정하는 과정은 일상의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메갈' 프레임은 그동안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해졌던 여성혐오와 폭력과 다르지 않으며, 여성혐오와 폭력을 정당화하는 구조적/심리적 기제로 작동하고 있어 더욱 문제적이다.

여성인권에 관심을 두는 일이, 페미니즘 책을 읽는 것이, 프사를 페미니즘으로 하는 것이 낙인이 되어 관계에서 고립되고 폭언과 괴롭힘을 받는 위와 같은 일련의 일들은 학내에서 성차별적인 문화가 얼마나 깊이, 넓게 만연되어 있는가를 보여준다.

이에 사례자의 많은 목소리가 페미니즘 교육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었다. 페미니즘을 이유로 학습권/인권이 침해된 사례에 드러난 것처럼 현재 학내 페미니즘의 몰이해는 괴롭힘, 폭력을 동반하는 형태에 이른다. 이에 페미니즘 교육은 '하면 좋지만 안 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절박하고 시급한 조치여야 한다.

 한국여성민우회는 <페미니즘 백래시 사례제보>를 받아 182건의 사례를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한국여성민우회는 <페미니즘 백래시 사례제보>를 받아 182건의 사례를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 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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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되거나 페미니스트로서 더 당당해지거나

페미니즘 백래시로 채택하고 있는 방식은 '메갈' 낙인이다. 메갈 낙인 찍기는 페미니즘에 대한 부당 행위를 정당한 폭력으로 만들어준다. 사회와 공동체, 행위자는 이를 문제 없는 폭력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정당화는 더욱 빠르게 확산, 강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메갈'이라고 얘기를 듣는 순간 개인은 다수에게 욕설과 조롱, 폭력을 당하면서 공포를 느끼거나 공동체 내에서 고립되는 고통의 과정을 갖게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스트로 더 목소리를 내고자하는 여성들도 곳곳에 있었다. 그렇게 서로에게 용기가 되어, 그리고 더 말하는 것, 더 공부하는 것, 더 나를 드러내는 것, 그리고 더 많이 함께 소리내는 것이 페미니즘 백래시에 꺾이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모아진 이야기들이 전하고 있었다.

앞으로 노동권과 인권침해로 이어지는 페미니즘에 대한 부당한 사상검증에 더 이상 여성들의 정당한 말하기가 멈추지 않을 수 있는 다양한 노력들을 전개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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