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 "다 지워버렸어" 대한항공 증거 인멸 정황 담긴 녹음 파일
ⓒ 김혜주

관련영상보기


'물벼락 갑질' 조현민 경찰 소환 1일 오전 '물벼락 갑질' 논란의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가 서울 강서경찰서에 폭행,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조사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조현민 전 전무는 녹음기처럼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를 여러번 반복했다.
▲ '물벼락 갑질' 조현민 경찰 소환 1일 오전 '물벼락 갑질' 논란의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가 서울 강서경찰서에 폭행,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조사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조현민 전 전무는 녹음기처럼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를 여러번 반복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기사 수정 : 3일 오후 6시25분]

경찰이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밀수 정황과 이를 은폐하기 위해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녹음파일은 1분 45초와 5분 49초짜리 총 두개로, 대한항공 직원으로 보이는 인물들이 증거 인멸 지시를 받았고 실제로 이를 이행했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오마이뉴스>는 위 파일을 모두 입수했다. 파일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A "근데 지점장한테 받은 거야? 지시를? 증거 인멸 하라고?"
B "KKI(운항 관련 직원코드)에 ○○○이라고. (그 사람 지시에 따라) 다 지워버렸어."

A "증거 인멸을 그렇게 함부로 해도 돼?"
B "증거 인멸 해야지. 우리가 (물건) 보내고, 이렇게 (물건 보내 달라) 부탁 받은 거."

A "○○○이? 지점장이 시킨 게 아니고? KKI가 시킨 거야?"
B "응." 

A "근데 그게... 조현아 이런 내용이죠? 조현민 유명 브랜드."
B "그렇지. 카고에도 누군가가 담당자가 있을 것이라고. 인천에서. 인천 담당자한테 간 메일이 있어요. 그거 다 지워버리라고."

A "아, 담당자 누군지 알겠다. ○○○인가 아니에요?"
B "맞아. ○○○하고 ○○○라고 있거든. 2년 전에는 ○○○이라고 있어. 그 사람한테 간 메일이 있더라고."

이 대화에 등장하는 A와 B는 모두 대한항공 현직 직원으로 보인다. A는 증거 인멸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증거 인멸에 참여한 B와의 대화를 녹음했다. A는 이 음성파일이 4월 말에 녹음됐다고 설명했다.

대화 내용에 따르면, 대한항공 해외지점에서 조현아·조현민 자매의 물품 구매를 요청받고 그것을 이송할 때 공항지점 등과 이메일을 주고받는다. B는 A와의 대화에서 운항 관련 모 직원의 지시로, 이러한 이메일을 삭제했다고 말한 것이다.

A는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공항에서의 법은 누구나 지켜야 하는데 특권층이라고 법을 무시하는 것을 굉장히 비통하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10년 가까이 보면서 양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라고 제보 이유를 밝혔다.

또한 A와 함께 이러한 내용을 제보한 C는 "제가 직접 (해외에서 조현아·조현민) 물건을 픽업해서 공항에다 전달해준 사람"이라며 "9년 동안 그 일을 직접 했다, 일주일에 평균 두 번씩 러기지(여행용 짐)로 물건을 날랐다"라고 증언했다. C씨는 한진그룹 계열사에 다니다 지금은 퇴사했다며 예전 사원증을 제시했다.

그는 "(그러한 행위는) 엄청난 큰 불법이다, 밀수다 밀수"라며 그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지난 2월부터는 빈 러기지를 준다. 이전에는 박스 그대로 옮겼는데 세관에서 뭐라고 해서, 이젠 제일 큰 러기지랑 중간 사이즈 러기지를 저한테 준다. 그 빈 러기지를 해외 지점장에게 갖다주면 그 지점장이 채워서 '가져가시오' 그러면 저는 러기지를 갖고 여객에게 전달한다. 그 러기지에는 항상 (수신인으로) ○○○ 과장이라고 표기가 돼 있었다.

정확하겐 모르지만 조현아·조현민이 보통 온라인으로 해외 직구를 한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물품을 구매하면, 저는 그걸 픽업해 공항 여객사로 보냈다. 많을 땐 차로 한 번에 못 실을 때도 있었다. 물건은 바로바로 보내야 한다. 제 날짜에 안 보내면 난리가 난다. (제 날짜에 도착하지 않으면) 윗사람들이 혼난다. 순차적으로 압박이 들어온다. 몸이 아파도 무조건 픽업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다."

A는 "(물건을) 픽업하는 날 날짜별로 기록한 사진"이라며 사진 파일을 제시했다. 사진에는 "2/5, 2/13, 2/22, 3/1, 3/5, 4/5"와 같은 날짜와 "빈 Luggage(러기지)"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땅콩회항 때와 한진해운 문 닫았을 때처럼 사건이 한 번 터질 때마다 (밀수가) 3, 4개월 움츠려들었다"라며 "(조현민 전 전무 논란이 일었던) 4월 7일 이후로는 한 건도 공항으로 온 짐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제보자가 보내 온 러기지(대규모 짐) 수령 기록.
 제보자가 보내 온 러기지(대규모 짐) 수령 기록.
ⓒ 제보자

관련사진보기


대한항공 측 "회사 차원의 증거 인멸 지시 없었다"

대한항공 측은 "구체적으로 해당 지점이나 담당자의 이름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확인은 어렵지만, 회사 차원에서 증거 인멸을 지시한 바는 없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내부에서도 조심하고 있고, 수시로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거를 인멸하면 더 의심을 받게 된다"라며 "복구도 가능한데 위에서 증거 인멸 지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항공은 대규모 문서 파쇄 작업을 벌여 증거 인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대한항공은 조현민 전 전무의 이른바 '물컵' 사건 이전부터 이미 계획된 연례 업무라고 해명했지만,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적절치 않은 행위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밀수 관련 이메일을 지우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증언도 쏟아진 바 있다.


오마이뉴스 기동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더보기

시민기자 가입하기

© 2018 OhmyNews오탈자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