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 Sunset Boulevard >의 영국 투어 프로덕션 공연 이미지. 여러 작품을 흥행시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중에서도 이 뮤지컬은 상당히 독특하다.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국나 프로덕션의 이름으로 상연될 날을 기다려본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 Sunset Boulevard >의 영국 투어 프로덕션 공연 이미지. 여러 작품을 흥행시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중에서도 이 뮤지컬은 상당히 독특하다.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국나 프로덕션의 이름으로 상연될 날을 기다려본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 The Really Useful Group


정말 좋은 공연을 보면 '영업'을 하고 싶은데, 이 '영업' 또한 몇 가지의 조건 하에 가능하다. 우선 나 말고 다른 관객이 볼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게 최소한의 영업 조건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업'은 뮤지컬 < Sunset Boulevard >, 혹은 우리 말로는 <선셋 대로>라 번역될 뮤지컬이다.

기본적인 브리핑을 해본다. 이 뮤지컬은 1994년 브로드웨이 초연을 했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의 작곡가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치곤 흥행율이 저조한 작품이었다. 그래도 이 작품은 2017년 역사적으로 재연됐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이니 음악은 말할 것도 없겠다. 환상적이다.

1994년 초연 공연에서도 노마 데스몬드를 연기한 70살의 배우 글렌 클로즈와 함께 그야 말로 '컴백' 아닌 '리턴'(극 중 노마의 대사이다)했다. 노마가 20년 전의 인기를 그리워하는 나이 든 배우라는 점에서 봤을 때, 글렌 클로즈의 캐스팅은 단순히 20년을 뛰어 넘는 시간 그 이상의 메타 캐스팅이었다. 20년 전 저조한 흥행을 보인 뮤지컬은 2017년 과거보단 큰 흥행 성적을 보였다. 브로드웨이에선 돌아온 글렌 클로즈 '선생님'에 대한 찬사가 어마어마했다. 여기서 이 작품이 보이는 크나큰 특징이자 장점이 하나 바로 보여진다.

나이 든 여성 인물에 맞춰져 있는 극의 초점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 Sunset Boulevard >의 영국 투어 프로덕션 공연 이미지. 여러 작품을 흥행시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중에서도 이 뮤지컬은 상당히 독특하다.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국나 프로덕션의 이름으로 상연될 날을 기다려본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 Sunset Boulevard >의 영국 투어 프로덕션 공연 이미지. 여러 작품을 흥행시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중에서도 이 뮤지컬은 상당히 독특하다.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국나 프로덕션의 이름으로 상연될 날을 기다려본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 The Really Useful Group


여성 배우가 부각되기 힘든 공연계라지만, 나이 든 여성 배우가 설 자리는 더더욱 없다. 나이 든 여성 배우가 맡을 캐릭터 자체가 없는 현실이다. 하긴, 젊은 여성 주인공도 그 수가 모자란 판에 나이 든 여성 배우를 위한 캐릭터를 쓸 여유가 있기나 하겠는가. 허나 '선셋 대로'는 주인공이 50살 먹은 나이 든 여성이다. 50살 먹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여성 배우라는 캐릭터.

극의 화자는 남성 인물 '조'지만, 결국 극의 초점은 이 나이 든 여성 인물에게 맞춰져 있다. 재능 있는 나이 든 여성 배우들이 떠오른다. 그녀들을 무대에서 보고 싶어도 캐릭터가 없으니 쉽게 볼 수 없었다. '나이의 제약'은 언제나 남성 배우보다 여성 배우에게 강하게 작용했으니까. 그 여성 배우들이, 자기 재능을 주체적으로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무대. 이게 '선셋 대로'가 가지는 첫 번째 장점이다.

또한 생각해보라, 나이 든 여성 캐릭터가 재현 예술에 등장하면 그들은 대부분 모성의 일부로 나타났다. 성녀/창녀 이분법의 재생산이기도 했다. 대단히 나이 든 여성 캐릭터가 아니어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노마 데스몬드는 '어머니' 캐릭터로 분류되지 않는다. 애초에 '어머니'라는 설정이 없기도 하지만, 유사 모성을 보이는 그런 류의 캐릭터도 아니다. 그녀는 그녀 자신으로 존재하고, 그녀를 움직이는 욕망 역시 온전한 그녀 자신의 것이다.

이제 줄거리를 설명해본다. 할리우드 극작가 조는 성공을 원하지만 그에게 온 것은 슬럼프고 빚쟁이의 추격일 뿐이다. 그러던 그는 우연히 선셋 대로에 찾게 된다. 그 곳에서 귀환을 꿈꾸는 잘 나갔던, 지금은 잊힌 배우이자 대저택의 주인 노마 데스몬드를 만난다. 노마는 조에게 자신을 위해 대본을 수정해달라 한다. 돈은 자신이 얼마든 지불할 수 있다며.

그러면서 노마의 조에 대한 집착은 심해진다. 조는 그런 노마를 피해 몇 차례 저택을 떠난다. 그 속에서 베티를 만나고 베티와 대본 작업을 하며 '썸'을 탄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는 결국 저택으로 돌아온다. 그런 시간이 반복되는 중 노마는 조와 베티의 관계를 안다. 노마가 베티에게 전화를 걸고, 조는 그런 전화를 낚아채 베티를 저택에 부른다. 베티는 저택의 음산함에 놀라며 조에게 탈출을 제안한다. 조는 거절한다. 저택에 남기를 택하며. 베티는 홀로 저택을 빠져나간다. 조는 그 후에 노마와 언쟁을 한다. 그러면서 노마가 철썩 같이 믿고 있는 그녀 자신의 환상을 깨뜨린다. 사실 그녀의 인기는 이제 소멸했고, 그녀를 위한 영화는 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노마는 그런 조를 쏴죽인다.

총살의 동기, 사랑이 아니어서 흥미로웠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 Sunset Boulevard >의 영국 투어 프로덕션 공연 이미지. 여러 작품을 흥행시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중에서도 이 뮤지컬은 상당히 독특하다.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국나 프로덕션의 이름으로 상연될 날을 기다려본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 Sunset Boulevard >의 영국 투어 프로덕션 공연 이미지. 여러 작품을 흥행시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중에서도 이 뮤지컬은 상당히 독특하다.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국나 프로덕션의 이름으로 상연될 날을 기다려본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 The Really Useful Group


사실 선셋 대로의 줄거리에 입각하면 노마는 살인마다. 자신의 집에 찾아온 젊은 남성 극작가 조를, 그가 집착하던 부의 상징인 수영장에서 쏴죽이니까. 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조가 그녀의 환상, 자신이 여전히 잘 나가는 배우고 대중들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으며 자신을 위한 새로운 영화가 제작될 것이다는 것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우선 그 총살의 동기가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 역시 흥미로운 점이다.

그런 흥미로운 점 속 정점을 차지하는 것은 노마가 긍정된다는 것이다. 과거의 환영에 사로잡히고, 그것이 깨지려 하자 총을 쏴버리는 노마 데스몬드의 행동이 말이다. 노마의 행동이 무조건 옳다는 게 아니다. 노마를 다루는 방법이 새롭다. 보통 히스테리를 부리거나, 미친 여자를 서사에서 다루는 방식은 그녀를 반동 인물로 다루는 것이었다. 선셋 대로는 그런 노마가 주인공이다. 다시 귀환을 꿈꾸며, 객관적으로 보면 노망난 할머니와 같은 말을 하며 부르는 곡 'as if we never said goodbye'는 아름답고 고결하다. 객관적으로 이해 못할 그녀가 이해되다 못해 감정 이입된다.

이는 여성 인물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식이다. 적지 않은 뮤지컬 캐릭터가 도덕 윤리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 그 인물들이 긍정되고 주인공이 되며 카타르시스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들은 대다수가 남성이었다. 선셋 대로는 다르다. 미친, 살인자라는 도덕적 결함이 있는 여성 '주인공'. 그녀는 서사를 주도하고 욕망으로 움직인다. 이 서사가 더욱 힘을 얻을 때 뮤지컬 계의 여권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여성 인물로도 강력한, 재밌는, '뮤지컬스러운' 서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도덕, 윤리적인 고찰도 빼두지 않았는데 마지막 노마가 숭고히 부르는 넘버는  마지막 소절이 끝나자 장조에서 단조로 변주된다. 멜로디가 바뀐 뒤 그 전까지는 노마에게 감정 이입을 하고 극을 관람하던 관객들이, 한 발자국 노마에게서 멀리 떨어지게 된다. 노마가 낯설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서사 내내 강조되던 '영화 사업'에 주목하게 된다. 'Every movie's a circus' 라는 노래가 괜히 극 중 존재하는 것은 아닐 터. 서커스가 무엇인가, 위험한 행동이나 혹은 살해 등을 마지 않고 볼거리로 승화하는 것이었다.

그 속에서 수많은 인간들이나 동물들이 착취되어 왔었다. 그리고 관람객들은 그것을 소비했다. 그게 서커스 산업의 원동력이었다. 그것이 영화라고 노래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 서사를 관객으로서 소비했다. 그것이 서커스를 관람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이는 관객 개개인의 윤리적 고찰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뮤지컬 <선셋 대로>의 원작이었던 영화 <선셋 대로>에서 데밀 감독 역에 실제 감독 세실 B.데밀을 캐스팅했었다. 관객들의 고찰을 위해 허구와 진실의 거리를 좁히고자 함은 아니었을까.

윤리적, 정치적인 것을 제외하더라도 이 서사는 극이라는 측면에서 지지 않는 매력을 보여준다. 자기 욕망으로 움직이는 인물들은 페미니즘을 비롯한 정치적 올바름의 맥락에서도 중요하지만 극적 재미를 높이는 데에도 중요하다. '잘 만든 극'에서 자기 동기와 욕망을 가지고 움직이는 인물은 필수 요소다. 인물들이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를 더욱 부각 시키는 인물 베티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 Sunset Boulevard >의 영국 투어 프로덕션 공연 이미지. 여러 작품을 흥행시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중에서도 이 뮤지컬은 상당히 독특하다.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국나 프로덕션의 이름으로 상연될 날을 기다려본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 Sunset Boulevard >의 영국 투어 프로덕션 공연 이미지. 여러 작품을 흥행시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중에서도 이 뮤지컬은 상당히 독특하다.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국나 프로덕션의 이름으로 상연될 날을 기다려본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 The Really Useful Group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 Sunset Boulevard >의 영국 투어 프로덕션 공연 이미지. 여러 작품을 흥행시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중에서도 이 뮤지컬은 상당히 독특하다.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국나 프로덕션의 이름으로 상연될 날을 기다려본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 Sunset Boulevard >의 영국 투어 프로덕션 공연 이미지. 여러 작품을 흥행시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중에서도 이 뮤지컬은 상당히 독특하다.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국나 프로덕션의 이름으로 상연될 날을 기다려본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 The Really Useful Group


그리고 모든 주요 인물들이 그렇다. 노마에게 살해당하는 조를 보자. 조는 그야 말로 세속적인 인물이다. 그의 욕망은 극의 하이라이트 넘버 중 하나인 'Sunset Boulevard'에서 부각된다. 워너사에 자신의 주차장을 원하는, 자신의 이름을 드높이고 명예를 원하던 조. 내일 사형이 집행되기 전, 끝까지 맛있는 식사를 할 것이라는 이 조. 점점 노골적으로 변하는 그의 욕망, 몇 번의 탈출 기회가 있었지만 부에 대한 욕망으로 다시 선셋 대로에 돌아오는 조는 상징적이기도 하지만 현실적이다.

이 때 노마와 조의 관계도를 살펴보자. 돈 많은, 저택을 보유하며, 언제든 안정성을 줄 수 있는 50대의 나이 많은 여성과 가난하고 성공하지 못한 젊은 남성 작가가 그 둘의 관계다. 그 여성은 딱히 헌신적이지 않다. 오히려 자기 자신에 대한 나르시즘에 빠져 있기 때문에.

그런 조를 더욱 부각 시키는 인물 베티가 있겠다. 베티의 욕망이라 하면 글에 대한 욕망이라 할 수 있겠다. 베티의 결말 역시 매력적이다. 그녀는 조의 전화를 받고, 직접 자신의 차를 몰고 선셋 대로에 간다. 그 곳에서 조가 살고 있는 노마의 저택을 확인한다. 조에게 여기서 탈출하자 제안한다. 욕망에 눈이 먼 조는 거절한다. 이 집에 아내를 위한 방은 없다며, 하지만 네가 원한다면 우린 언제든 수영장에서 만날 수 있다고. 그녀는 조에게 이별을 고한다.

이 당연한 행동이 뮤지컬 속 여성 인물에게는 참 쉽지 않은 행동이었다. 많은 뮤지컬 속 여성인물들은, 남성 인물을 순순히 기다리는 데에 그쳤으니까. 베티는 덕분에 노마의 저택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녀의 행동은, 극의 결말로 보여지진 않지만, 그녀가 할리우드에서 작가로 훌륭히 성공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까지 허락한다. 그녀와 조의 결말은 상반되어서 그 빛을 더한다.

맥스는 노마의 세계를 지켜주는, 노마를 사랑하는 그녀의 첫 번째 남편이다. 그는 노마를 위해 팬레터를 대신 작성하고, 노마의 집사처럼 행동한다. 보통 이런 남성 인물들의 클리셰는 여성의 복수를 대신 해주는 것이었고, 덕분에 여성 인물의 능동성을 빼앗는 역할이었다. 맥스는 그렇지 않다. 그리하여 조를 쏘는 것은 노마가 됐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맥스는 노마의 세계를 다시 지켜주기 위하여 살인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찾아온 촬영 기자들을 영화 촬영가들이라 이야기한다. 노마는 그 속에서 자신의 환상을 유지하며, 그토록 유명한 그녀의 마지막 대사, 'And now, I'm ready for my close up.'을 말한다. 극 안에서는 노마의 세계를 보존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선 그 덕분에 그 뿐 아니라 노마의 캐릭터도 유지된다고 볼 수 있겠다.

20년 전 흥행 저조 이해 안 갈 정도의 재미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 Sunset Boulevard >의 영국 투어 프로덕션 공연 이미지. 여러 작품을 흥행시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중에서도 이 뮤지컬은 상당히 독특하다.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국나 프로덕션의 이름으로 상연될 날을 기다려본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 Sunset Boulevard >의 영국 투어 프로덕션 공연 이미지. 여러 작품을 흥행시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중에서도 이 뮤지컬은 상당히 독특하다.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국나 프로덕션의 이름으로 상연될 날을 기다려본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 The Really Useful Group


마지막 노마의 대사, 'I'm ready for close-up.'을 다시 살펴본다. 노마는 자신이 끝까지 남을 거라고 얘기한다. 그녀의 '영화' 같은 결말은 기괴하지만 동시에 숭고하다. 우리는 그녀의 인생을 영화 아닌 무대로 관람한다. 그 이전 솔로 넘버에서, 'This time will be bigger'를 외치던 그녀와 궤를 잇는다. 정말로 이번에는, 그녀의 이야기가 더 커졌고 그녀의 존재감이 더 커졌다. 그녀는 허구일지라도, 이제 그 시대를 풍미한 스타를 넘어서, 살인마지만, 끝까지 '스타'이고 '배우'인 인물로 남는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에게.

이 작품은 새로움을 넘어서 또 재미 있다. 단순히 'PC'함을 위해 공연되어야 하는 게 아니다. 왜 20년 전에 그렇게 흥행율이 저조했는지가 이해 되지 않을 정도로, 서사는 흥미롭다. 또한 새로운 서사이기 때문에, 이 서사가 성공한다면 앞으로 탄생할 다른 이야기들의 좋은 롤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훌륭한 음악을 가지고 있다. 정말 여러모로 '나만 보기'는 아까운 뮤지컬이다.

물론 한 뮤지컬이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기까지, 그 노력과 돈이 얼마나 투입되는지는 잘 안다. 그러기에 선뜻 좋은 작품을 관람하더라도 '한국에 올라오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기가 미안하다. 하지만 이 작품 정도라면, 그런 소망을 가져봐도 되지 않을까. 홍보, 혹은 영업할 거리는 넘쳐나지 않는가. 한국 뮤지컬 계에 한 획을 긋는 라이선스 뮤지컬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This time will be bigger'라는 노마의 말처럼, 브로드웨이의 반응은 20년 전보다 훨씬 나은 것으로 보인다. 이 뮤지컬은 많은 나라에서 조금씩 공연되며 그 관객들을 늘리고 있다. 한국도 그 대상이 되어보면 어떨까. 노마가 클로즈업을 위해 준비됐던 것처럼, 이 뮤지컬이 공연을 하기에는 이미 준비가 충분히 된 것 같은데 말이다.

선셋대로 앤드류로이드웨버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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