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 으로 명성이 자자한 전북 현대의 팀 컬러는 공격이다. 원톱에만 이동국, 김신욱이라는 K리그 최고 스트라이커가 존재한다. 출중한 기량을 가진 용병 아드리아노까지 있는 전북은 측면과 중앙에도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러면서 명실상부 K리그 1의 1강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전북에게 가장 큰 고민은 수비였다. 최강희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떠났다가 복귀하고 풀타임 첫 시즌이었던 2014년 22실점, 2015년엔 39실점으로 최소실점 리그 3위, 2016년과 지난 시즌엔 각각 40, 35실점으로 최소실점 1위에 올라 기록상으론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내적으로 들여다 보면 라인을 올려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다 보니 수비가 불안하기 그지 없었다.

프로축구 전북-서울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서울 박희성(흰색)과 전북 홍정호가 볼을 다투고 있다.

지난 3월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서울 박희성(흰색)과 전북 홍정호가 볼을 다투고 있다. ⓒ 연합뉴스


이는 올시즌 초반에도 이어졌다. 전북은 A매치 데이 이전에 가진 FC서울과의 K리그1 3라운드까지 공식경기 6경기에서 무려 13실점을 허용할정도로 수비가 불안했다. 여기에는 지나치게 공격적인 전술이 원인이었던 점도 있지만 주전 수비수들이 지난 1월 축구대표팀의 터키 전지훈련 차출로 인해 수비조직력을 가다듬을 시간이 부족했던 것과 홍정남, 황병근, 송범근으로 이어진 골키퍼 로테이션 시스템에서 뒷문이 불안한 점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 문제가 가장 두각된 것은 톈진 콴잔과의 AFC 챔피언스리그(ACL) 2경기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2라운드에서 드러났다. 이 3경기에서 전북은 10골(톈진전 2경기 8골, 인천전 2골)을 터뜨리며 막강화력을 과시했지만 수비에서 역시 위와 같은 문제로 10골을 허용(톈진전 2경기 7실점, 인천전 3실점)하며 수비에서의 문제가 고조됐다.

불안한 수비를 공격으로 상쇄하려고 했다. 하지만 수비가 뒷받침 되주지 못하면 장기전으로 펼쳐지는 리그와는 달리 토너먼트 등으로 치러지는 ACL이나 FA컵에서는 수비가 우선시되야 우승을 노릴 수 있다. 그러므로 전북으로서는 수비안정화가 최우선이었다.

A매치 휴식기를 통해 최강희 감독은 팀의 불안한 수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족했던 팀 전력을 재정비하면서 공격 쪽으로 무게감이 쏠렸던 팀 전술에 밸런스를 맞추면서 팀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주력했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치뤄진 리그 경기에서 그 결실이 맺어지고 있다.

A매치 이후 치러진 상주와의 리그 4라운드 경기를 1-0으로 승리한 전북은 4월 들어 가시와 레이솔과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25일 강원과의 리그 9라운드 경기까지 공식경기 7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끝냈다. 그렇다고 득점이 크게 감소한 것도 아니다. 제주전을 제외하고 나머지 경기에선 모두 2골 이상을 기록하는 등 17득점을 터뜨리며 최강희식 '닥공' 축구가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다.

말컹 양보 못 해 11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경남 FC와 전북 현대 경기. 경남 말컹이 전북 김민재와 볼 다툼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경남 FC와 전북 현대 경기. 경남 말컹이 전북 김민재와 볼 다툼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히 전북의 무실점이 수비수들의 부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칭찬받아야 할 부분이다. 국가대표팀에 차출됐던 김진수는 무릎인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고, 홍정호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가운데 박원재와 수비수 이재성역시 부상과 경기력 저하로 수비진에 누수가 상당히 큰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최보경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아산 무궁화에서 제대 후 복귀한 최보경의 활약을 칭찬할 점이 있다. 최보경은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올시즌 중앙 수비수로 보직을 옮기며 3백과 4백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전북 수비 안정화에 큰 공헌을 했다.

수비가 안정되자 불안했던 골키퍼 자리도 최근 송범근이 확실히 안정감을 찾으며 주전으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 홍정남과 황병근의 불안한 모습에 송범근 역시 긴장한 탓에 자신의 기량을 보이지 못했지만 최근 세이브 능력도 선보이는 등 선배들을 밀어내고 확실한 주전으로 올라선 상황이다.

공수에서 안정된 전북은 껄끄러운 상대들과 모두 만난 리그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1위로 치고 올라왔고, ACL에서도 조 1위로 무난히 16강에 진출했다. 그런데 전북 앞에 또 한번 만만찮은 상대가 등장했다.

'원정 극강' 수원, 전북 수비도 뚫을까?

전북이 이번주말 K리그 1 10라운드에서 상대하는 팀은 수원 삼성이다. 전북의 홈경기로 치뤄지는 경기라 전북에게 우위일 것이란 예상이 있겠지만 수원의 원정성적을 아는 사람이라면 전북이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매치다.

수원은 올시즌 원정에서 무려 6승을 거둘 정도로 아이러니하게 홈보다 원정에서 승리가 더 많다(홈에선 25일 경남전 승리로 ACL 플레이오프 타인호아전 포함 3승). 특히 최근 벌어진 가시마와의 ACL 조별리그와 인천과의 리그 8라운드 경기에서도 원정이었음에도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승리를 거둘 정도로 원정에서의 위닝 멘탈리티가 있는 모습이었다.

슛하는 데얀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 대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수원 데얀이 발리슛을 하고 있다.

▲ 슛하는 데얀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 대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수원 데얀이 발리슛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히 수원은 지난 14일 상주와의 리그 홈경기 승리를 거두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홈에서 단 1승도 없던 수원은 해당 경기 승리를 통해 한결 부담감을 덜었는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서두에 언급한 가시마, 인천전 승리에다 25일 경남과의 홈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면서 공식경기 4연승을 기록하는 등 리그에서도 2위에 올라있다.

수원이 최근 상당히 좋은 부분은 1999년생 신예 전세진의 활약이다. 지난 주말 인천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K리그 데뷔전을 치른 그는 0-1로 뒤지던 전반 37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프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어 열린 경남과의 주중 리그경기에서도 선발로 출전해 전반 16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려 FC서울의 동갑내기 조영욱과 함께 올시즌 최고 '슈퍼루키'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

전세진의 활약을 통해 서정원 감독의 선수 로테이션 작전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지난 인천전에서도 데얀과 염기훈을 빼는 등 로테이션 작전을 통해 승리를 거뒀던 수원은 데얀과 염기훈이 선발로 출전한 경남전에서 두 선수가 골을 합작하며 데얀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특히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에 의한 찬스메이킹을 통해 득점을 터뜨리는 데얀의 장점은 동료들과의 호흡이 점차 맞아가기 시작하면서 최근 4경기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시너지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는 모습이다.

최근 상승세 속에 리그 1위 전북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 수원의 자신감은 상당히 올라있다. 수원이 이 경기를 승리한다면 현재 전북 독주 체제가 서서히 시작하려고 하는 것에 제동을 걸 수 있고, 전북이 승리한다면 독주 체제를 확실히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원에겐 원정 극강 말고 또 하나의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 최근 전북에게 마지막으로 홈 패배를 안겼던 팀이 수원이었다는 점(2017년 11월 19일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에서 수원에겐 또 하나의 플러스 점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북과 수원의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10라운드 경기는 29일 오후 2시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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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전북현대 수원삼성 최강희 서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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