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우리 동네 일이잖아요

노원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18.04.26 21:09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우리 동네일이잖아요
김아이

세상을 바꾸려고 일렁이는 여러 모양의 바람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우리가 꼭 관심을 기울여야 할 또 하나의 바람이 여기 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노원에서 불고 있는 바람을 알려드립니다.
어느날 용화여고 재학생들이 졸업생들의 활동에 응답하면서 창문에 #Me Too/ #With You / We Can Do Anything 등의 문구가 물결칠때까지만 해도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몰랐습니다.
용화여고 졸업생들은'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위원회'를 만들고 가해자를 고발하고, 3월에 온라인에서 설문조사를 통해 응답자 96명 중 41명이 특정 교사들로부터 성폭력을 경험했다는 결과를 밝혀내고, 성폭력 실태 전수조사 및 가해자의 징계'를 요구하는 활동을 해 오고 있었다. 용화여고 재학생들로부터 염광중과 청원여고까지 노원에서 스쿨미투 운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느날, 제가 속한 지역단체의 실무자에게 들었던 말
묘하게 모른채 달아나려던 마음을 짓눌러 버렸습니다.
대책위를 만들자고 제안했단 소식을 듣고도 별 반응없던 마음에 작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단톡방에 초대를 받고도 그냥 나와 버렸습니다. 금방 후회할 것을
대책위가 아닌 시민모임이란 열린 모임에 다녀와서 마음을 굳혔습니다.
도와주기로. 용기있게 일어선 이들을 지지하고 응원의 힘을 주셔야 합니다.
"우리동네 일이잖아요"

그 말은 '세상을 바꾸는 일이잖아요'라고 들립니다.
이번에 못 바꾸면 평생 못 바꿉니다.
아이들이 불쌍해서도 아니고, 화가 나서도 아닙니다.
근데요. 못 바꾸면 정말 화가 나겠죠.
배신당한 성난 10대가 세상에 등을 돌리겠죠.
저는 그게 더 겁이 납니다. 실망과 배신감에 찬 눈빛이,
세상을 비난하며 쏘아 보겠죠.
선생님들께 배신당한 이 친구들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이들이 받은 상처를 어쩌시렵니까?
용기있게 고백하고 세상밖에 살포시 내민 손을 잡아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노원에서는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을 만들었습니다.
5월3일 11시 북부교육지원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시민들과 함께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활동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의 지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계속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성명서를 같이 덧붙입니다.

다른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노원 스쿨미투에 응답하라!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 경험을 말하고 공감하며 나아가 반 성폭력을 외치는 미투운동의 바람이 서울 노원에서도 불기 시작했다.
이 바람은 교사의 성폭력을 고발한 용화여고 졸업생들과 학교 창문에 #Me Too / #With You / We Can Do Anything 문구를 붙이며 함께 목소리를 낸 용화여고 재학생들로부터 염광중과 청원여고의 스쿨미투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교당국과 교사는 성평등하고 차별 없는 교육을 보장하고, 학생이 자신의 안전을 확인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책임이 있다.그런데 참담하게도 학교에서 교사에 의한 성폭력과 인권침해가 자행된 것이다. 심지어 어제오늘만의 일도 아니다. 고발의 목소리도 오랜 시간 이어져 왔다. 그러나 성범죄는 은폐되기 일쑤였고, 가해교사의 처벌은 아주 미미했다. 오히려 고발당사자가 징계를 받거나 역고소를 당하고 2차 피해를 보는 일이 반복되었다. 이렇게 침묵이 강요되어왔다. 이 침묵의 벽에 용화여고 졸업생과 재학생의 목소리가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학교 내 성폭력은 권력관계로부터 만들어진다. 이 권력관계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억압하는 성차별적 문화, 학생의 삶을 현재가 아닌 미래로 유예시키는 경쟁교육, 나이를 기준으로 성숙도를 판단하고 청소년과 비청소년을 수직적으로 분리하는 구조에서 나온다.또한, 사립학교의 폐쇄적이고 부조리한 운영에 대한 방치, 학내 성폭력과 인권침해에 대한 미온적 징계와 처벌, 청소년의 참정권을 보장하지 않는 제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같이 침묵을 강요하는 제도 등으로 끊임없이 '유지'되고 있다.
학교 내 성폭력은 노원구 내 몇몇 학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침묵의 사슬에 묶여있을 뿐 그 어느 학교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스쿨미투'를 계기로 학교 성폭력을 뿌리 뽑고, 인권과 평등의 가치가 실현되는 교육과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스쿨미투'는 청소년이 자기 삶의 주인이자 주체적인 시민으로서 스스로에게 씌어진 이중 삼중의 굴레를 끊어내는 운동이다.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은 이 운동을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친구, 선후배, 부모, 이웃, 시민으로서 동료애를 가지고 지지하며 연대하고자 한다.
우리는 '스쿨미투'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무게감 있게 듣고, 피해자의 입장을 중심으로 생각하며 실천할 것이다. 더불어 지역사회의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 학교당국과 행정기관의 책임을 지속적으로 요구해나갈 것이다.
'스쿨미투'에 대한 사회의 응답은 대한민국 인권의 척도를 재는 리트머스지가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0대 요구 안>
- 스쿨미투 당사자의 목소리를 가로막지 말고 경청하고 응답하라!
- 해당 학교와 가해자의 동료 교사, 교육당국은 수년, 수십 년 동안 학교 내 성범죄를 수수방관했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 당사자들에게 사과하라!
- 서울시교육청은 학생, 학부모, 시민•인권단체의 참여 속에 초중고 성폭력•인권침해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폭로된 사건들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시행하라!
- 검찰과 경찰은 피해자인 학생의 불평등한 사회적 위치를 고려하여, 조사 시 성폭력 상담 전문가의 참여를 제공하고 조사장소 또한 학생의 입장을 반영하라!
- 사립학교재단•교육당국•사법당국은 성폭력 가해교사를 단호하고 엄중하게 처벌하고 징계하라!
- 행정기관과 교육당국은 미투 보도 이후 도처에서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 2차 가해 행위들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피해자 치유 프로그램과 성폭력 상담창구를 상설화하라!
- 학교와 교육당국은 학교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실효성 있는 성평등•성인지 교육을 시행하라!
- 언론은 학생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는 선정적인 방식의 취재와 가해자 서사에 이입하는 보도를 즉각 중단하고 보도윤리를 준수하라!
- 국회와 정부는 진실을 은폐시키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고, 사립학교의 폐쇄적이고 부조리한 운영을 방치하는 사립학교법을 개정하라!
- 노원지역 국회의원, 시·구의원 및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노원 스쿨미투'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고, 이에 대한 법적•제도적 대책을 만들고 공표하라!
2018년 5월 3일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참가자 일동
*문의, 제보 : https://www.facebook.com/groups/232316207508285/전화 : 02-938-2609 /
*스쿨미투 지지 활동을 위한 후원에 참여해주세요후원계좌 : 우리은행 1005-001-252924 (마들주민회)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