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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미국 현지시각) 미프정상회담 기자회견 당시 발언하는 모습.
ⓒ UPI=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연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칭찬하며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기대를 표하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심상찮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여론은 우호적인 것으로 보인다.

현지시각으로 25일 오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평가'와 관련한 비판적인 질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미국인인 오토 웜비어씨를 거의 죽음에 이른 상태로 돌려보내고, 주민들을 기아상태에 빠뜨리고, 그 어느 정권보다 심한 독재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김정은이 '훌륭하다'(honorable) '열려 있다'(open)고 한다면 그게 어떻게 진실일 수 있는가"라며 "북한의 지도자에 대한 두가지 평가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냐"고 물었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한 달 간 진행돼 온 대화에 대한 얘기였고 회담과 그들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적극성에 대한 것이었다"고 답했다. 곧이어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한 평가를 바꾼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샌더스 대변인이 "그건 아니다"라면서 비슷한 답변을 반복하자 이번엔 "(북한의) 정권이 바뀌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매우 비판적인 질의였다.

비슷한 질문은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받았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김정은을 북한 주민을 굶기고 가족을 살해했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그렇게 좋게 얘기하는 의도는 뭐냐'는 질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아무 양보도 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북한을 강경하게 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반응은 야당으로부터도 나왔다.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게리 코놀리 민주당 의원은 25일 CNN과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입이 떡 벌어지게 하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고모부를 참혹하게 처형하고 이복형제를 외국의 공항에서 암살한 김정은을 훌륭한 사람이라 부른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의 머리 속에서 대체 뭔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과 야당으로부터 '미국의 대통령이 어떻게 독재자를 좋게 평가할 수 있느냐'고 공격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대통령 발언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중시하는 미국 정치 풍토에서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초래한 측면이 크다.

말 바꾼 트럼프 비판...여론은 '트럼프는 못 믿지만 북·미대화는 찬성'

현지시각으로 1월 30일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시간 80분에서 7분이나 할애하면서 북한의 인권상황을 강력 비판했다. 이 자리에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건강이 매우 악화된 상태로 풀려나 결국은 사망한 오토 웜비어씨의 가족과 탈북자가 초청돼 소개되기도 했다. 이 때는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기로 이미 합의한 상태였고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 선수들이 공동훈련을 하고 있는 순간이었다.

불과 석달여 만에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바뀌어버린데에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해 온 미국 내 보수세력은 물론 여러 스캔들에 얽힌 트럼프 대통령의 도덕성을 공격하고 있는 민주당도 이 문제를 공세에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현재 추진되고 있는 북·미정상회담을 좌초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을 뒷받침하고 있고, 미국 여론 또한 정상회담에 우호적인 걸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퀴니피액대학교가 지난 20~24일 유권자 1193명을 상대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66%가 지지를 표한 걸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27%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는 52%, 반대는 42%였다.

재밌는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다루는 걸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1%로, 신뢰한다는 응답 45%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에 대한 신뢰도는 낮지만,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현재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는 높은 건 '트럼프가 북한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어떤 결과물을 갖고 올지 지켜보자'는 것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2018 남북정상회담특별취재팀]
취재 : 황방열(팀장) 구영식 안홍기 유성애 신나리
오마이TV : 이승훈 김종훈 정교진 조민웅 김혜주
사진 : 권우성 유성호 이희훈
편집 : 박수원 김지현
그래픽 : 고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