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안방에서 2연패를 당했다. 26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1-3으로 역전패했다. KIA는 올 시즌 한화에 5전 전패를 당해 먹이사슬 구도의 형성이 우려된다.

KIA의 패배가 더욱 뼈아팠던 이유는 에이스 양현종이 역투하고도 패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9이닝 동안 7피안타 3사사구 3실점으로 완투하고도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패인을 양현종에게 돌릴 수는 없다. KIA 타선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이날 KIA 타선은 10안타 3사사구에 상대 실책 1개를 묶어 고작 1득점에 그쳤다. 특히 병살타 2개가 2회말과 8회말 주자를 두 명 둔 상황에 나와 뼈아팠다. 1회말 1사 만루에서 나지완이 얻은 밀어내기 사구가 이날 경기 KIA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양현종은 8회초까지 4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하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 부족으로 1-0 살얼음 리드를 지키는 가운데 8회초까지 104구를 던져 이미 한계 투구수에 도달한 상황이었다. 9회초에는 마무리 투수가 등판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 KIA 양현종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마무리 김세현은 전날 경기에서 2-2 동점이던 9회초에 등판해 2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올 시즌 김세현은 평균자책점 6.52,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838로 부진하다.

KIA 김기태 감독은 26일 경기에 김세현을 투입하지 않고 양현종으로 끝까지 밀어붙였다. 양현종은 선두 타자 호잉에 중전 안타를 내준 것을 시작으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대타 이성열을 바깥쪽 승부로 헛스윙 3구 삼진 처리해 2사를 잡아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2사 만루에서 지성준에 던진 초구가 통타당하며 2타점 역전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 이용규 타석에서 양현종이 폭투로 추가 1실점해 쐐기 점수를 내줬고 투구수는 126개에 달했다. 1-3으로 벌어진 뒤 9회말 반격도 무위에 그치며 KIA는 한화를 상대로 올시즌 5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입증됐듯 양현종은 책임감이 강한 에이스다. 패전 투수의 멍에를 쓴 것에 대해 결코 벤치나 동료를 탓할 선수가 아니다. 하지만 확실한 마무리 투수의 부재나 부족한 득점 지원은 분명 아쉽다. 김기태 감독의 에이스에 대한 지나친 믿음이 독으로 돌아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유념해야 할 것은 양현종의 이닝 소화 부담이다. 그는 지난 19일 광주 LG 트윈스전 9이닝 111구 완투승 이후 2경기 연속 완투했다. 두 경기 사이에 6일의 휴식을 취했지만 적지 않은 이닝 소화다. 양현종은 44.1이닝으로 올 시즌 KBO리그의 모든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 소화를 기록 중이다.

양현종은 2016시즌 200.1이닝, 2017시즌 193.1이닝으로 이미 많은 이닝을 던졌다. 올 시즌 이닝 소화도 벌써부터 만만치 않다. 2016시즌 206.2이닝, 2017시즌 201.2이닝으로 2년 연속 200이닝 이상 소화한 헥터의 올 시즌 구위가 다소 저하됐는데, 그 모습이 양현종에게도 나타날 수도 있다.

에이스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혹사는 불펜 투수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선발 투수의 지나친 이닝 소화와 많은 투구수도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이 던진 양현종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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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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