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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고글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및 국가폭력 사태'는 '사회적 재난'입니다. 시민모임 손잡고의 구성원들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이어가고자 릴레이 단식과 함께 쌍용자동차 사태해결의 최종책임자인 최종식 사장에게 '2015년 전원복직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의자놀이는 그만!" 쌍용차 해고노동자들과 손잡고 120명 의자만들기 시민프로젝트에 함께 해주세요. 이 글은 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염원하는 시민 릴레이 단식 22일차(25일)에 작성되었습니다.-기자말

 ▲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바라는 시민릴레이, 참여자 윤지선
 ▲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바라는 시민릴레이, 참여자 윤지선
ⓒ 윤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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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님께

안녕하세요. 최종식 사장님, 저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하루속히 공장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시민의 한 사람입니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을 상대로 편지를 쓰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제 기억에 초등학교 때 썼던 "군인아저씨께"로 시작하는 위문편지 이후 아마 처음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위문편지를 쓰던 마음과 지금 사장님께 편지를 쓰는 마음이 크게 다르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사람을 지켜달라'는 마음을 편지로 옮겨 쓰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네, 제가 오늘 사장님께 편지를 쓰는 이유는 '사람을 지켜달라'고 간절히 호소하기 위해서입니다.

얼마 전 4월 7일과 8일 양일간, 쌍용자동차에서 티볼리 오너(고객)를 대상으로 페스티벌을 개최했다는 소식을 포털뉴스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페스티벌 이름이 "청춘예찬"이었지요. 티볼리 고객이 아닌 제가 봐도 1인 1콘도에 디제잉파티까지 겸비한 페스티벌은 꽤나 유혹적으로 보였습니다. 

그, '청춘예찬' 기사를 보며 문득 떠올랐습니다. 김득중 아저씨도, 김정욱 아저씨도, 윤충렬 아저씨도, 10년 전에 30대 청춘이었다는 점을요. 저와 같은 30대 말이에요. 지금 감옥에 있는 한상균 아저씨조차도 한창 일터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40대 장년이었습니다. 그랬는데, 당시 초등학생이던 자녀들이 이제 20대 청년이 됐습니다.

2018년 쌍용자동차가 '청춘예찬' 페스티벌을 할 수 있었던 뒤에는 누군가의 '흘러간 청춘'이 있습니다. 2009년 정리해고를 해야 할 정도로 경영상 위기를 맞았다던 쌍용차가 흑자기업이 된 10년, 그 기간에는 노동자들의 '땀'과, 해고자들의 '눈물'이 있었습니다. 쌍용자동차가 고객의 '청춘'을 기념하기까지 보낸 10년, 2246명의 정리해고당사자와 그 가족들은 10번의 푸르른 봄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하고 흘려보내야 했습니다.

또 하나 사장님이 기억해주셔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티볼리 오너들 가운데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전원복직을 바라며 티볼리를 구매한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말이에요. 저는 운전면허가 없어 차를 구매할 수 없지만, 사장님이 '흑자가 나야 고용이 가능하다'고 한마디 하실 때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제가 살 수도 없는 차 '티볼리'를 '서포터즈'라도 되는 양 열심히도 홍보했습니다.

아마 저 뿐이 아닐 겁니다. 그 덕인지는 모르겠지만, 해고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하는 동안, 이후 지부장이 세 번째 단식을 했던 2015년-2016년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쌍용자동차가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2015년 말 발표된 쌍용자동차 전원복직 합의 소식에 시민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낸 건 '해고자복직'에서 노사가 서로 노력하고, 사회가 함께 힘을 보태면 장기해고자도 일터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2017년 상반기까지 전원복직 시키겠다는 그 약속이, 2017년 4월 24일, 37명 복직을 끝으로 멈추었을 때, 희망이 절망이 된 순간, 누군가의 시간은 또 멈추었습니다. 29번째 희생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흘러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게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해고노동자들에게는 '시간'마저 공평하지 않습니다. 기약 없는 시간, 그것도 희망조차 말라가는 시간은 '더디고', '고통스러울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해고노동자들을 지켜보며 또 확인하고 있습니다.

멀리서 소식을 듣고 지켜본 저도 해고노동자들이 표현하는 고통이, 절망이 느껴지는데, '교섭'을 하며 어쩌면 저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쌍용자동차지부를 만나왔을 사장님과 경영진이라면 더 크게 느끼시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최종식 사장님, '사람'을 지켜주세요. 해고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삶을 지켜주세요. 고통을 끝낼 수 있는 결단을 지금 내려주세요. 흘러간 청춘'을 끌어안고 토닥여주세요. 지금 이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건 편지쓰는 일 뿐이지만, 사장님은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조단식을 하며 하루를 굶어보니, 시계를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제 단식에는 끝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기약이 있으면 고통도 견딜 수 있습니다.

전원복직 약속이 이행되길, 의자놀이가 아닌 120명 모두 2018년에는 일터로 돌아가길 간절히 기다립니다.

 ▲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에 보내는 편지 작성자 윤지선
 ▲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에 보내는 편지 작성자 윤지선
ⓒ 윤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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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염원하는 시민 릴레이 단식 22일차
2018년 4월 25일 윤지선 드림

[의자놀이 그만! 이전 기사]
① 쌍용자동차 사장님, 세 아이 엄마인 저는 무섭습니다
② 29명 죽은 10년의 고통,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③ 쌍용차, 이제는 노동자와 함께 살아가는 길 택해주세요
④ '쌍용차 전원 복직'은 모든 시민과 한 약속입니다 
⑤ 해고자들이 만든 티볼리로 '함께 사는 세상' 누비고 싶습니다
⑥ 소처럼 차를 끄는 노동자들... 사장님이 끝내야 합니다
⑦ 강산도 10년이면 변하는데, 해고자 고통은 '여전'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의자놀이 그만! 시민프로젝트 참여방법] 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염원하는 시민참여를 기다립니다.
- 단식 참여 인증샷과 메시지를 아래로 보내주세요.
문의-접수처 손잡고 sonjabgo47@gmail.com
- '최종식 사장님께' 엽서 보낼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10길 26, 손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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