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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이 주관한 '2018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이 열렸다.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이 주관한 '2018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이 열렸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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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단체가 선정한 '최악의 살인기업'에 지난해 타워크레인 추락 사고로 6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삼성중공업이 선정됐다.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이 주관한 '2018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이 열렸다. '최악의 살인기업'은 지난 한 해 동안 산재사망이 가장 많이 발생한 기업을 의미한다.

2006년부터 양대 노총 등 노동단체들은 반복적인 산재 사망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업의 책임과 처벌 강화를 위해 매년 '노동부 중대재해 발생보고 자료'를 바탕으로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5월 1일 거제조선소에서 타워크레인이 무너져 하청노동자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당한 사건으로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썼다. 지금까지 크레인 사고 중 가장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사건이었다.

캠페인단은 "사고의 원인은 위험의 외주화와 원청의 책임 회피를 불러일으키는 다단계 고용구조에 있다. 사고가 난 골리앗 크레인과 타워크레인, 그리고 수신호를 주는 노동자가 각각 신분과 회사가 다르다 보니 사인이 맞지 않아 사고가 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삼성중공업은 사고에 대한 대책으로 위험의 외주화와 원청의 책임 회피 문제를 쏙 뺀 대책만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삼성중공업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이김춘택 사무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사고를 직접 목격한 노동자가 500명이다. 그들이 트라우마를 겪는 등 노동자들의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사고 기간에 일을 하지 못한 하청노동자들이 받아야 할 법적 휴업수당도 미지급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중대 재해 기업처벌법이 조속히 통과되어, 노동자가 목숨을 잃으면 그 기업의 최고 경영인이 엄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악의 살인기업' 공동 2위로는 사업장에서 각각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대림산업이 선정됐다. 각각 4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STX조선해양, 현대산업개발, 케이알산업, 대림종합건설이 공동 5위로 기록됐다. '최악의 살인기업' 순위에 오른 기업에서 사망한 37명 노동자 모두가 하청업체의 노동자였다.

캠페인단은 "하청 노동자가 사망하더라도 원청이 처벌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영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는 산재 사망은 충분히 예방 가능한 것이기에 산재 사망을 '기업에 의한 살인행위'로 규정하는 기업살인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살인기업 특별상'은 국토교통부와 우정사업본부가 받았다. 캠페인단은 "국토교통부는 관리, 보수에 있어서 책임이 있고, 사망 사고에 관련한 대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2017년에 타워크레인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가 21명에 달한다"며 "앞으로 얼마나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관리를 하고 노동자들의 사망을 지킬 수 있는지 지켜보고, 장관님이 분발하시라는 의미에서 이 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집배노동자들의 과도한 장시간 노동과 노동조건 악화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특별상에 선정됐다. 고용노동부가 강병원 의원실에 제출한 <우체국직원 공상/산재 사망자>자료에 따르면 8명의 노동자가 업무상 연관성 하에 사망했다. 캠페인단은 "우정사업본부가 집배노동자의 사망에 대해서 진지하게 접근하지 않고 있다"며 인력 쥐어짜기와 현장과 괴리된 집배부하량 시스템의 개선을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노동계 관계자들은 "안전이 우선이다 기업처벌법 제정하라", "생명이 우선이다 기업주를 처벌하라"는 구호를 외친 후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에 대한 국화꽃 헌화와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인 노동자가 더 이상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지 않도록 산재 사망에 대한 기업의 처벌강화 등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캠페인단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삼성 및 재벌 규탄 방진복 행진'을 통해 직업병 피해 노동자 등 산재 사망 노동자를 추모하고 대기업을 규탄하는 행사를 이어간다.


태그:#살인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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