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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미국 현지시각) 미프정상회담 기자회견 당시 발언하는 모습.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미국 현지시각) 미프정상회담 기자회견 당시 발언하는 모습.
ⓒ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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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생각하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설명했다. 북한과의 협상에 회의적인 미국 내 보수 여론을 적극 설득하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각 24일) 백악관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할 걸로 믿는다고 했는데 정확히 무슨 뜻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그들이 그들의 핵을 제거(get rid of)한다는 뜻이다. 아주 간단하다. 그들이 그들의 핵을 제거한다는 것이고 아무도 말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간단한 거래를 하고 승리를 선언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이 그들의 핵을 제거하길 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비핵화의 목표로 얘기돼 왔던 CVID, 즉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완전한 비핵화'에서 쓰이는 dismantlement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정치적인 의미와 개념을 담은 어휘보다 복잡한 사안이라도 쉽고 명확하게 설명해왔다. 이를 고려하면 'get rid of'는 표면적인 의미, 즉 '없애다' '제거하다' 이외의 다른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즉 CVID를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자신이 생각하는 비핵화의 의미까지 설명하게 된 것은 미국 내에서도 북한과의 대화 진전 상황에 의구심을 표하는 여론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프정상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관련 여러 사안에 대해 간단히 언급했는데, 북한 문제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아주 아주 좋은 논의를 하고 있다. 김정은, 그는 정말로 열려 있고, 우리가 보는 모든 면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지난 몇 년 간 북한과 많은 약속들이 이뤄졌지만 이 정도까진 아니었다."

"북한은 양보했지만 나는 아무 양보도 안 해"

정상회담 뒤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김정은을 북한 주민을 굶기고 가족을 살해했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그렇게 좋게 얘기하는 의도는 뭐냐'는 날 선 질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협상에) 나섰을 때 모든 사람들이 내가 완전히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25년 동안 사람들은 (북핵에) 대처해왔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바로 지금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제프(기자 이름),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는 (결과가) 매우 긍정적일 거라 생각한다. 북한과 남한, 일본 그리고 나머지 전 세계에 매우 긍정적인 일이 되리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미국의 이전 대통령들을 탓하기도 했다. 북한 인권문제를 지적하면서 북한과 전향적으로 대화에 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일부 여론에 대해 '어느 대통령도 북한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했지만 나는 할 수 있다'는 실용적인 논리로 반박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에 양보만 하고 얻어낸 것이 없지 않느냐'는 시각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나는 북한의 비핵화를 보길 원한다"라며 "이미 (북한으로부터) 많은 양보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북한 노동당 전원위원회가 핵실험장 폐기와 경제·핵 병진노선 종결선언을 한 것을 '많은 양보'라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매체는 내가 양보를 했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무 양보도 하지 않았다"라면서 "회담이 아주 좋은 일이 될 거란 사실 외에는 양보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누누이 강조해온 '비핵화 이전에 대북제재 해제는 없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원칙론을 고수하며 강경하게 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이는 북미 대화에 대한 회의론을 적극 반박한 걸로 보인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비핵화의 마지막 단계는 CVID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확인시키면서,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비판적인 미국 대북 강경파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태그:#트럼프, #북미정상회담, #김정은, #핵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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