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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오산의 도시농업 공동체농장에서 회원들이 농사교육을 받으며 농사를 짓고 있다
 경기도 오산의 도시농업 공동체농장에서 회원들이 농사교육을 받으며 농사를 짓고 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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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며칠 동안 한낮의 초여름 날씨에 작업복을 얇은 바지와 반팔셔츠로 입었다. 뜨거운 햇살을 내리던 해가 넘어가면 낮과 밤의 큰 일교차는 확연하게 느껴진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적정한 체온을 유지하지 못하면 감기에 걸리듯이, 작물도 적정한 생육온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몸살을 앓거나 성장을 멈춘다.

귀농 후 작은 농사를 짓는 농부를 만났다. 주변 농부들을 따라서 일찍 심은 감자와 상추에 보온비닐을 덮었다가 날이 풀려서 걷었는데 지난번 눈 내리는 반짝추위로 잎이 시들었다고 한다. 큰 추위는 아니었기에 기다리면 다시 새싹이 돋아날 것이라고 했지만 생육장애로 결실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작은 농사를 짓는 텃밭농부들에게서 한 절기(15일)를 앞서가는 때 이른 농사를 많이 본다. 의욕만 앞서고 절기와 작물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생길 수 있는 일이다. 절기를 앞서 가면 추위에 약한 작물은 낮과 밤의 일교차에 의한 냉해(冷害)로 생육장애를 겪으면서 몸살을 앓는다. 농사는 절기에 맞춰서 너무 빠르거나 늦지 않도록 하는것이 중요하며, 계절을 앞서가는 농사를 한다면 필요한 준비를 해야한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추위에 약한 작물은 몸살을 심하게 앓는다
▲ 고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추위에 약한 작물은 몸살을 심하게 앓는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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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해피해는 작물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면서 성장점이 다치거나 잎이 시들해지기도 하지만, 고추, 토마토 같은 과채류는 겉으로는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기도 한다. 보름 이상 한달이 지날 무렵에도 생육의 변화가 없거나 느리면 냉해에 의한 증상을 의심해야 한다.

호박모종을 일찍 심고 있는 텃밭농부에게 일교차가 크므로 보온을 위해 비닐을 덮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날씨가 좋아서 괜찮다고 했지만 며칠 뒤 냉해로 잎이 시든 호박을 보고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때 이른 철부지 농사는 종묘상에서 모종을 일찍 판매하는 것도 원인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농사와 계절의 상관관계와 작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다. 냉해를 알고 있었다면 제 때에 농사를 시작하거나 일찍 했더라도 필요한 보온작업을 생각했을 것이다.

냉해는 작물생육과 결실에 좋지 못하다
▲ 호박 냉해는 작물생육과 결실에 좋지 못하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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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부터 텃밭농사에서는 경쟁하듯이 고추,토마토,가지,오이,호박처럼 열매를 맺는 추위에 약한 작물이 심어진다. 이는 한 절기를 앞서는 너무 이른 농사라고 할 수 있다. 초여름이 시작되는 5월의 입하(立夏5.5)절기를 지나면 찬서리도 멈추고 일교차도 줄어들어 농사짓기에 좋은 계절이다.


태그:#절기, #냉해, #입하, #고추,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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