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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고위 직원이 세관 공무원의 청탁을 받고 항공기 좌석을 '프리미엄급'으로 바꿔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좌석은 타 항공사의 경우 일반 이코노미 보다 비싼 요금을 받고 있으며, 원래 유아 동반 승객이나 우수 고객에게 우선 배정된다.

특히 해당 대한항공 고위 직원은 평소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사적 민원을 도맡아 처리한 인물로 알려져 있어 세관 당국과 대한항공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훨씬 편안한 자리 배정... "명백한 특혜"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 직원 최아무개씨가 지난 2017년 3월 22일 오전, 좌석 담당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과 24일에 받은 회신 이미지. 특정 인물 4명의 자리를 'Firtst Row'로 배정해달라고 청탁하는 내용이다. 최씨는 '인천공항세관 감시과장'으로부터 받은 부탁이라고 메일에 썼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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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 직원 최아무개씨가 지난 2017년 3월 22일 오전, 좌석 담당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과 24일에 받은 회신 이미지. 특정 인물 4명의 자리를 'Firtst Row'로 배정해달라고 청탁하는 내용이다. 최씨는 '인천공항세관 감시과장'으로부터 받은 부탁이라고 메일에 썼다.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 직원 최아무개씨가 지난 2017년 3월 22일 오전, 좌석 담당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과 24일에 받은 회신 이미지. 특정 인물 4명의 자리를 'Firtst Row'로 배정해달라고 청탁하는 내용이다. 최씨는 '인천공항세관 감시과장'으로부터 받은 부탁이라고 메일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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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 직급 2급의 여객사업본부 직원 최아무개씨는 2017년 3월 22일 오전 좌석 담당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에는 "인천공항세관 감시과장으로부터 아래와 같이 SEAT ASSIGN RQ를 부탁받은 바, 검토 후 조치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SEAT ASSIGN RQ는 좌석 배정 요청을 의미한다. 해당 이메일에는 탑승객 4명의 이름, 비행기 편명, 출발지와 도착지 등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마지막엔 "가능하면 꼭 좀 FIRST ROW로 SEAT ASSIGN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장이 달려 있었다.

이메일에 적시된 비행기 편명은 KE901로, 2017년 3월 25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프랑스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하는 항공기였다. 기종은 에어버스 A380이로 몇몇 해외 항공사는 A380의 이코노미 자리 중 일부를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판매하고 있으나 대한항공은 동일하게 이코노미로 판매한다.

하지만 같은 가격의 자리여도 더 좋은 자리가 존재한다. 최씨의 이메일에도 적시된 'FIRST ROW' 좌석들이다. 비즈니스석 바로 뒤이자 이코노미석 중 가장 앞쪽 좌석들인데, 일반 좌석보다 다리 공간이 약 38cm 더 넓다. 수납형 테이블과 고정 팔걸이가 설치되어 있고, 좌석 아래에는 유아용 시트도 추가 설치가 가능하다. 이코노미석이지만 더 편안하게 착석해서 갈 수 있는 자리인 것이다. 인천공항세관 감시과장의 청탁에 탑승객 4명은 남들보다 더 좋은 자리에 앉는 특혜를 누린 셈이다.

이 이메일을 받은 좌석 담당 직원은 이틀 후인 2017년 3월 24일 "요청사항을 아래와 같이 반영했다"며 답장을 보냈다. 이메일 하단에는 최씨가 부탁한 4명이 30D, 30E, 30F, 30G 좌석(FIRST ROW)에 배치됐다는 표가 첨부돼 있다.

해외지점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좌석은 비행기를 타고 내릴 때 더 편해서 승객들이 선호하는 자리다"라며 "이걸 일부러 요구한 건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다. 현직 대한항공 승무원 역시 "그 자리는 유아를 동반한 승객이 탈 경우 미리 배정하는 자리인데, 일반 승객에게 우선적으로 배정했다면 명백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항공계 전반적으로 이런 일 비일비재"

한편 세관 공무원의 청탁을 들어준 최씨는 조양호 회장 등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수하물을 전담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10년 넘게 관련 업무에 종사한 바 있는 전직 대한항공 직원은 최씨에 대해 "그는 (총수 일가의) 심부름꾼이다. 다른 업무는 안 한다. 오직 '로열 아이템' 일만 한다"라고 증언했다. 최근 총수 일가의 밀수·탈세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이메일은 대한항공과 관세 당국 사이의 '짬짜미'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가 될 수 있다.

경력 10년 이상의 현직 관세사는 "세관 공무원과 대한항공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항공계 전반적으로 이런 청탁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씨는 <오마이뉴스>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전화상으로 기자임을 밝히자 그는 곧장 전화를 끊었다.

대한항공 측은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관세청 측 역시 "청탁 당사자는 전혀 기억에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라면서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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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 7기 입사(2014.5). 사회부 수습을 거친 후 편집부에서 정기자 시작(2014.8). 오마이스타(2015.10)에서 편집과 공연 취재를 병행. 지금은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는 기동팀 기자(2018.1...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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