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FIFA 러시아월드컵 개막이 5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본선에 출전하는 32팀의 가장 큰 적은 누가 뭐래도 '부상' 이다.

선수들에게 가장 큰 꿈의 무대인 월드컵에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는 것은 선수에게 큰 아픔이며 한이 되고, 팀 입장에서도 메이저대회를 비롯해 대륙별 지역예선과 평가전을 통해 다져놓은 팀 전술에 있어서도 큰 차질을 빚을 수 있기에 대회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부상'은 선수 개인이나 팀에 있어서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이미 본선에 출전한 팀 중 브라질과 잉글랜드는 선수들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의 에이스인 네이마르는 지난 2월 올랭피크 마르세유와의 프랑스 리그 앙 27라운드 경기에서 발목인대 염좌와 중족골 선상 골절부상으로 3개월 진단을 받았다. 네이마르의 부상으로 비상이 걸린 브라질의 티테 감독은 지난 3월 열린 러시아,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네이마르가 빠진 플랜 B를 실험하는 데 몰두했고, 두 경기 모두 승리하면서 네이마르 부재시 해법을 어느 정도 찾은 모습이다.

최근에는 네이마르가 목발 없이 걷기 시작하면서 5월 중순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복귀 시기는 브라질의 월드컵 본선 첫 경기인 스위스전을 한 달 가량 앞두고 이뤄지는 점에서 네이마르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 본선에 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잉글랜드 역시 주포 해리 케인의 부상으로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지난달 12일 본머스와의 리그경기에서 발목부상을 입어 3월 A매치에 차출되지 못했던 케인은 다행히 2주 만에 부상을 털고 복귀해 지난 7일 스토크시티전에선 비록 논란이 일었지만 득점을 터뜨리기도 했다. 다만 아직은 경기력이나 몸 상태에서 부상 이전의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잉글랜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케인의 경기력이 조속히 올라오길 바라고 있을 뿐이다.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도르트문트로 이적해 기량을 회복하고 있는 벨기에의 미치 바추아이는 지난주 샬케04와의 '레비어 더비' 매치에서 심한 발목부상을 입어 시즌아웃됐고, 우리와 한조에 속한 멕시코 역시 지난 3월 A매치에서 두 명의 수비수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골머리를 썩게 되었다.

월드컵 앞두고 김진수-구자철 부상... '안타까운 소식'

이렇게 본선에 진출한 팀들이 선수들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가운데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역시 '부상주의보'가 발령됐다.

시작은 지난 3월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 선발로 출전한 대표팀의 레프트백 김진수는 부상으로 전반 35분만에 교체아웃됐다. 진단결과는 무릎 내측인대 파열로 최소 6주 진단이 떨어졌다.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도 부상으로 최종엔트리에 들지 못한 김진수는 이번에도 부상악령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부상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점이다.

골문 향해 드리블하는 김진수 한국 축구대표팀 김진수가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자인 타한의 수비를 피해 골문으로 쇄도하고 있다.

▲ 골문 향해 드리블하는 김진수 한국 축구대표팀 김진수가 지난 2016년 3월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자인 타한의 수비를 피해 골문으로 쇄도하고 있다. ⓒ 유성호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22일 제주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매체 <풋볼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조깅도 못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회복속도가 늦다는 점을 시인했다. 가뜩이나 주축선수들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최강희 감독인데 김진수의 부상회복이 더딘 것은 최강희 감독뿐 아니라 신태용 감독에게도 반가운 소식은 아님에 분명하다.

김진수가 이탈한 대표팀의 레프트백 자리의 후보는 박주호, 김민우, 홍철정도로 좁혀지는 상황이지만 박주호는 북아일랜드-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서는 합격점을 받았으나 왼쪽 윙백과 레프트백으로 출전한 폴란드전에선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며 김민우역시 4백에서의 활용가치 면에서 합격점을 주지 못한 데다 군사훈련 여파로 아직은 정상컨디션이 아님을 보여줘 신태용 감독의 골머리를 썩고 있다. 또 하나의 후보인 홍철은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터키 전지훈련 한 차례 차출된 상황에서 최종엔트리에 승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말 독일에서 또다시 부상소식이 날아들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구자철은 마인츠와의 분데스리가 31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나 후반 18분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아웃됐다. 아직까진 정확한 진단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구자철의 부상은 신태용 감독의 미드필더 운영에 있어서도 차질이 빚을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 압박 수비 피해 드리블하는 구자철 한국 축구대표팀 구자철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아바스 아트위의 수비를 드리블하고 있다.

▲ 레바논 압박 수비 피해 드리블하는 구자철 한국 축구대표팀 구자철이 지난 2016년 3월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아바스 아트위의 수비를 드리블하고 있다. ⓒ 유성호


상대팀 전력 분석도 중요하지만 대표팀 부상에 주의해야

다행인 것은 오스트리아에서 활약하고 있는 황희찬이 경미한 부상에서 회복해 지난 주말 리그경기에 출전했다는 점은 있지만, 엔트리 합류 후보인 홍정호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어 여전히 대표팀에 '부상주의보'가 드리워지고 있으며 대표팀의 주장인 기성용은 지난 3월 말에 열린 A매치 2연전과 주말 리그 경기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인해 1주일에 3경기를 연달아 소화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것이 입증되며 신태용 감독의 골머리를 썩게 만들었다.

과거에도 축구대표팀은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으로 선수단 운영에 차질을 빚은적이 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선 황선홍(현 FC서울 감독)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가진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상대 태클에 십자인대 부상을 입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지역예선에서 맹활약하며 부활한 이동국이 본선 약 2달을 남기고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으며 대회 직전 낙마했다. 또한 그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던 박지성은 월드컵 본선을 한 달 앞두고 리그 경기에서 발목부상을 입으며 월드컵 본선에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출전하지 못하기도 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역시 수비수인 곽태휘가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가진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부상을 입으며 대회 직전 낙마했고, 지난 대회에서도 서두에 언급한 김진수가 부상으로 최종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과거가 있다.

본선상대인 스웨덴, 멕시코, 독일의 전력분석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선수들의 몸상태에 있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체크해야 할 시기임에 분명하다. 선수들의 부상이 없어야만 신태용 감독이 추구하는 최적이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표팀 신태용 구자철 김진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깔끔한 기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