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무용총수렵도

주몽이라는 이름의 큐피드를 아십니까?
18.04.23 19:20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못생긴 대장장이 헤파이토스와 결혼하여 큐피드를 낳는다. 큐피드는 어깨에 달린 날개로 날아다니며 개구쟁이처럼 사람들의 가슴에 사랑의 화살을 쏘았는데, 화살을 맞은 사람은 맨 처음 보는 사람이나 동물을 열렬히 사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프로디테의 미학과 헤파이토스의 엔지니어링이 결합하면 능히 사람의 마음(꿈, 열정, 가치)을 움직일 수 있으리라.

우리 역사에도 그리스의 큐피드와 같은 인물이 있었을까?
표지의 무용총 수렵도를 보라. 말을 타고 달리는 사냥꾼의 화살은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사슴을 겨누고, 또 한 사람의 화살은 달아나는 호랑이를 겨눈다. 용감무쌍한 고구려인들의 기상을 나타낸 그림이라는 데 누구도 이의가 없으리라. 그런데 1998. 10. 17. 방영된 kbs 역사스페셜 1화 <무용총, 고구려가 살아난다>에서는 컴퓨터그래픽 복원기술을 활용하여 놀라운 사실을 보여주었다. 화살촉 부분을 확대하여 보았더니 화살은 살상용이 아니라 소리를 일으키는 '명적鳴鏑'이었다. 그렇다면 그림 속의 사냥꾼들은 짐승을 잡는 사냥꾼이 아니라 정보를 전달하는, 그럼으로써 열정을 포획하는 마음사냥꾼이 아니겠는가.

kbs '역사스페셜'에서 방영된 컴퓨터그래픽으로 복원한 온전한 무용총수렵도를 보라.
사냥꾼의 행렬은 세 개다. 맨 윗줄은 오른쪽(동쪽)으로 달리는 말 위에서 서쪽으로 달리는 사슴 한 쌍을 겨냥하고 있다. 그 아래쪽 사냥꾼은 오른쪽(동쪽)으로 달리며 도망치는 불쌍한 호랑이를, 맨 아래쪽 사냥꾼은 오른쪽(동쪽)으로 달리며 도망치는 한 마리 사슴을 겨냥하고 있다.
인물들을 응시하라. 맨 위 사냥꾼의 모자(조우관)는 더부룩하게 묶은 새의 깃털들로 장식되어 있다. 그 아래 사냥꾼의 모자는 꼿꼿하게 뻗은 두 개의 깃털로 장식되어 있다. 맨 아래 사냥꾼의 모자는 깃털달린 모자가 아니라 옛날 문무백관의 머리에 쓰던 '사모紗帽'이다. 이 세 가지 모자 중 우선 주목해야 할 것은 꼿꼿하게 뻗은 두 개의 깃털로 장식된 조우관이다. 꼿꼿하게 뻗은 깃털은 「주역周易」제11지천태(地天泰) 및 제12천지비天地否에 나오는 "삼지창 같은 깃털들"이며 그것은 충신·열녀들의 추상같은 절개를 의미한다. 두 번째 사냥꾼은 필시 공자왈맹자왈하며 백성들에게 충신·열녀들의 추상같은 절개를 투사投射하는 성인聖人이라는 이름의 큐피드일 터, 휘어진 깃털다발로 장식한 첫 번째 사냥꾼은 지유를 투사하는 주몽朱蒙이라는 이름의 큐피드이리라. 불쌍한 호랑이, 쫓기는 사슴이 누구이며, 두 대의 수레, 아득한 옛날 주몽이 고꾸라뜨렸을 한 쌍의 사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일단 독자들의 상상에 맡겨둔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