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본 기고글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및 국가폭력 사태'는 '사회적 재난'입니다. 시민모임 손잡고의 구성원들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이어가고자 릴레이 단식과 함께 쌍용자동차 사태해결의 최종책임자인 최종식 사장에게 '2015년 전원복직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의자놀이는 그만!" 쌍용차 해고노동자들과 손잡고 120명 의자만들기 시민프로젝트에 함께 해주세요. 이 글은 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염원하는 시민 릴레이 단식 19일차(22일)에 작성되었습니다. -기자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바라는 시민릴레이, 참여자 안진걸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바라는 시민릴레이, 참여자 안진걸
ⓒ 안진걸

관련사진보기


쌍용자동차 최종식 사장님께.

안녕하세요. 최종식 사장님. 저는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실행위원 및 손잡고 운영위원으로 일하고 있고 상지대와 성공회대에서 학생들에게 "시민사회와 ngo"를 주제로 강의도 하고 있는 안진걸이라고 합니다.

사장님과는 일면식도 없지만, 정말 간절하게 편지글을 드립니다. 사장님도 고민, 고심을 많이 하고 계실 문제겠지만, 무려 29명이 불행하게 희생된 쌍용차 노동자 정리해고 사태를 지켜보는 우리 국민들도, 한국의 시민사회도 마음이 너무나 무겁기만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2009년부터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고, 또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지났지만 그럼에도 변함없이 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문제를 떠올리면 먹먹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저를 포함한 한국의 많은 NGO(비정부기구) 실무자들은, 어느 기업이라도 위기가 있을 수 있는데 그 책임을 회사를 믿고 열심히 일만 해온 노동자들에게 모두 떠넘기는 행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었습니다. 회사가 말하는 위기가 정말 그 정도 수준의 것이었는지 그때나 지금이나 도저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기를 과장하고 뻥튀기해서 애꿎은 노동자들만 대규모로 정리해고를 시키고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아니었을까요. 또, 기다렸다는 듯이 살인적 폭력진압을 일삼은 이명박 정권과 검경의 행태는 명백하고 중대한 범죄행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편지에서 이 문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사장님이나 회사 측의 판단은 저희들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이 문제를 따지려고 편지를 드리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신에, 저는 오늘 회사 측이 해고노동자들에게, 언론에게, 그리고 우리 국민들 모두에게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공언했던 해고노동자들의 복직 약속을 이행해주실 것을 간절히, 정말 간절하게 호소 드립니다.

사장님, 너무 늦은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너무 늦은 복직은 복직의 의미를 매우 퇴색시킬 것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많은 국민들은 너무 늦은 복직이라도 이제는 부디 무조건 복직 약속을 이행해주실 것을 당부 또 당부 드리는 것입니다. 회사를 사랑했던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죽음을 안기고 그 못지않은 엄청난 고통을 주고도 사회적으로 공언했던 복직 약속마저도 쌍용차가 이행하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들이 쌍용차와 사측을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그래서 수없이 많은 국민들이 묻는 질문을 저도 함께 드리겠습니다. 지난 2015년 쌍용차 사측이 약속했던, 2017년 상반기까지 해고자들의 전원복직 합의는 언제쯤이나 이행을 하시려는지요?

지난 3월 28일, 사측에서 해고 노동자 8명을 복직 조치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누구도 마음껏 축하를 주고받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여전히 미 복직 해고자들이 120명이나 남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해고자를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한 2017년 상반기를 넘어 벌써 2018년 상반기도 한참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쌍용차 사측은 약속을 어긴 것은 물론이거니와 남은 120명을 언제까지 복직시키겠다는 확답을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8명의 노동자를 복직시키는 과정에서도 복직할 대상자를 2배수로 선정하여 8명은 들러리로 만드는 '들러리 복직'을 시키는 황당함을 보여주셨습니다. 사장님, 130명의 해고노동자들이 목 놓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또다시 2009년처럼 '의자놀이'를 강요하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일이 아닐까요.

최종식 사장님, 작년·올해 쌍용차의 티볼리도, 렉스턴스포츠 차량도 계속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쌍용차에 대한 반응도 매우 좋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 적기입니다. 지금 해고노동자들은 회사로 돌아가서 좋은 차를 만들어내겠다는 다짐으로 여념이 없습니다. 다음은 없습니다. 다음까지는 기다를 수도 없습니다. 실제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오랜 학수고대 기다림의 고통을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사장님, 저는 비록 사장님과 일면식도 없는 일개 시민에 불과하지만, 우리 모두는 주권자라는 자기의식(자각)이 있고, 존엄한 삶을 위해 연대할 수 있는 시민들입니다. 그래서 거대하고 위대했던 촛불시민혁명도 만들어낸 놀라운 존재들이기도 합니다. 촛불시민혁명과 함께 찾아온 노동존중의 시대, 우리 국민들은 지금 이 노동존중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가 쌍용차처럼 부당하게 회사를 떠난 해고 노동자들의 신속한 복직과 전국의 모든 사업장들에서 노동조합 활동이 안전하게 보장받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종식 사장님, 다시 한 번 온 마음을 다 바쳐 애절하게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완전한 복직을 호소 드리고 또 당부드리며 제 편지글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내내 건강하시면서 이제는 결자해지의 결단을 내려주셔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더 사랑받는 쌍용차가 되기를 기원 드립니다.

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염원하는 시민 릴레이 단식 19일차
2018년 4월 22일 안진걸 드림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에 보내는 편지 작성자 안진걸.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에 보내는 편지 작성자 안진걸.
ⓒ 안진걸

관련사진보기


[의자놀이 그만! 이전 기사]
① 쌍용자동차 사장님, 세 아이 엄마인 저는 무섭습니다
② 29명 죽은 10년의 고통,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③ 쌍용차, 이제는 노동자와 함께 살아가는 길 택해주세요
④ '쌍용차 전원 복직'은 모든 시민과 한 약속입니다 
⑤ 해고자들이 만든 티볼리로 '함께 사는 세상' 누비고 싶습니다
⑥ 소처럼 차를 끄는 노동자들... 사장님이 끝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의자놀이 그만! 시민프로젝트 참여방법] 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염원하는 시민참여를 기다립니다.
- 단식 참여 인증샷과 메시지를 아래로 보내주세요.
문의-접수처 손잡고 sonjabgo47@gmail.com

- '최종식 사장님께' 엽서 보낼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10길 26, 손잡고



태그:#쌍용자동차, #의자놀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 시민입니다. 현재 참여연대(www.peoplepower21.org) 실무자로 '민생희망본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또 대학생들과 다양한 강좌 프로그램도 종종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희망의 되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