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중인 LG 이형종

LG 이형종 ⓒ LG 트윈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왼 무릎을 다쳐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던 LG 트윈스의 '광토마' 이형종은 지난 20일 NC 다이노스와의 주말 3연전을 앞두고 1군에 전격 복귀했다. 1군에 올라오자마자 3경기 연속 1번 타자로 출전한 이형종은 13타수 4안타(타율 .308) 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LG의 3연승을 이끌었다. 이처럼 주력 선수의 부상복귀가 팀 전력과 분위기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매우 크다.

지난 3월 24일 개막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모두가 한국시리즈 우승이나 가을야구 진출을 목표로 출발했지만 한 달의 일정을 치른 현재 1위 두산 베어스(18승 6패)와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8승 15패) 사이에는 이미 9.5경기라는 제법 큰 승차가 벌어졌다. 일부 야구 팬들은 벌써부터 '2강 5중 3약'으로 올 시즌 구도를 나누기도 한다.

외국인 선수의 부진이나 유망주들의 느린 성장속도, 기존 선수들의 슬럼프 등 많은 원인이 있지만 하위팀들이 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선수들의 부상이다. 물론 상위권 팀이라고 해서 100% 완벽한 전력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위권 팀들은 주력 선수들의 빈 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좋은 활약을 펼치다가 부상으로 빠진 선수도 있지만 시즌이 개막한 지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아직 1군에 등록되지 못해 팬들을 애타게 하는 선수도 적지 않다.

박세웅, '안경 에이스' 없으니 휘청거리는 거인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맘껏 보여준 박세웅.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맘껏 보여준 박세웅.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015년 5월 kt 위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경북고 출신의 유망주 박세웅을 영입했다. 박세웅을 미래의 에이스로 점 찍은 롯데는 2016년까지 박세웅에게 42번의 선발 등판 기회를 제공했지만 박세웅은 롯데 이적 후 2년 동안 9승 19패 평균자책점 5.76에 그치며 기대 만큼의 성장 속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롯데는 향후 박세웅이 팀의 선발진을 이끌 주력 투수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박세웅은 롯데로 이적한 지 3년째가 되던 2017년 드디어 롯데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활약을 펼쳤다. 작년 시즌 28경기에 모두 선발로 등판한 박세웅은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의 성적으로 고 최동원, 염종석에 이은 롯데의 '안경 에이스'로 등극했다. 비록 전반기(9승 3패 ERA 2.81)에 비해 후반기(3승 3패 ERA 5.07) 활약이 다소 아쉬웠지만 1995년생이라는 젊은 나이를 고려하면 충분히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박세웅은 롯데가 최하위에 머물러 고생하고 있는 올 시즌 아직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하고 있다. 겨우내 5kg을 찌우며 체력 강화를 통해 후반기 구위가 저하되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박세웅은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며 일찌감치 전열에서 이탈했다. 롯데는 올 시즌 두 외국인 투수와 윤성빈, 송승준, 김원중으로 선발진을 꾸리고 있지만 아무래도 박세웅의 빈 자리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여전히 잔류군에 속해 있는 박세웅은 김해 상동구장에서 잔류군의 임경완 코치와 함께 캐치볼을 하며 재활 과정을 밟고 있다. 롯데의 팀 사정이 아무리 절실하다 해도 박세웅을 급하게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박세웅은 올해 등판 기록 없이도 아시안게임 예비명단에 포함될 만큼 야구계 전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영건이기 때문이다. 박세웅이 부상을 털어내고 건강하게 사직 야구장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뿌리게 되는 순간이 롯데의 반격이 시작되는 순간이 될 것이다.

우규민, 고질적인 허리 부상... 2군 캠프도 마치지 못해

 지난해 부진에서 벗어나 FA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는 삼성 우규민

삼성 우규민 ⓒ 삼성 라이온즈


2016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은 좌완 에이스 차우찬(LG)의 이적이 유력해지자 삼성은 FA 시장에서 잠수함 선발 투수 우규민을 4년 65억 원에 영입했다. LG 입단 초기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30세이브를 기록(2007년)하기도 했던 우규민은 2013년 선발 변신 후 3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거뒀다. FA를 앞둔 2016 시즌엔 6승 11패에 머물렀지만 풀타임으로 출전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두 자리 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검증된 선발 자원이다.

하지만 우규민은 FA 이적 첫 시즌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27경기에 등판해 7승 10패 ERA 5.21의 성적에 머물렀다. 이제 막 선발 투수를 시작하는 신예라면 충분히 박수 받을 만 하지만 65억 원을 투자한 FA 투수의 성적으로는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올 시즌 3년 연속 10승을 거두던 LG 시절의 구위와 안정감을 회복하는 것이 우규민 개인의 명예회복뿐 아니라 삼성의 성적에도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우규민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기는커녕 스프링캠프 명단조차 들어가지 못했고 심지어 2군 캠프마저 완주하지 못하고 조기 귀국했다. LG 시절이던 2016년부터 우규민을 괴롭히던 고질적인 허리통증이 원인이었다. 삼성은 언더핸드 김대우와 루키 양창섭 등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해 주고 있지만 우규민의 이탈은 윤성환의 구위 저하, 외국인 투수들의 미진한 활약과 더불어 삼성 초반 부진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소식은 우규민이 지난 21일 LG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2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며 복귀가 임박했다는 점이다. 몸을 많이 틀어서 던지는 잠수함 투수에게 고질적인 허리 부상은 치명적일 수 있지만 이미 선발 투수로서 풍부한 경험과 검증된 실력을 갖춘 우규민의 가세는 선발 평균자책점 5.17(7위)로 고전하고 있는 삼성의 선발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박정진-권혁, 1군 복귀 시기 요원한 독수리 군단의 두 왼쪽 날개

 한화와 FA 계약 후 2시즌 간 144경기에 등판해 207.1이닝을 소화한 권혁. 지난 2년 동안 한화에서 가장 많이 던진 투수인 그는 16시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한화 권혁 ⓒ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에는 올 시즌 9경기 6세이브 평균자책점 2.25 피안타율 .143에 빛나는 리그 정상급 좌완 마무리 정우람이 있다. 하지만 선발 투수에서 정우람까지 가는 과정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정우람을 제외하면 한화 불펜에서 믿을 만한 좌완 투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을 기준으로 한화 1군 엔트리에서 정우람을 제외한 좌완 불펜 투수는 올해 광주일고를 졸업한 고졸신인 박주홍이 유일했다.

사실 한화는 좌완 불펜진이 약한 팀이 아니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한화는 지난 몇 년간 좌완 불펜 투수들의 활약으로 경기 중·후반을 버티던 팀이었다. 하지만 한화의 허리를 지탱하던 두 왼쪽 날개 박정진과 권혁이 아직 1군에 등장하지 못하면서 한화는 우완 투수들에게만 허리를 맡기고 있다.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로 호투를 이어가던 송은범도 등판이 잦아지면서 최근 2경기 연속 패전을 기록하며 흔들리고 있다.

어깨가 좋지 않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하고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권혁은 퓨처스리그 6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ERA 7.20으로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6경기 중 5경기에서 자책점을 허용했고 시즌 피안타율이 .381에 달한다. 아무리 팀에 좌완 불펜 투수가 부족하다 해도 한용덕 감독이 퓨처스리그에서조차 4할에 육박하는 피안타율을 기록하는 권혁을 섣불리 1군에 올리기는 쉽지 않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한화와 2년 7억5000만 원에 FA계약을 체결한 KBO리그 최고령 선수 박정진은 컨디션 저하로 스프링캠프를 완주하지 못했다. 박정진은 시즌 개막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재활군에 머물며 여전히 실전등판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워낙 경험이 많은 데다가 후반기에 강해지는 슬로 스타터이긴 하지만 박정진의 복귀가 늦어질수록 후배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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