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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빙워크 끼임 사고 사망자 이명수 씨 묘소 영정사진
 무빙워크 끼임 사고 사망자 이명수 씨 묘소 영정사진
ⓒ 이진규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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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남양주 이마트 다산점에서 무빙워크를 수리하던 청년 노동자 이명수 씨가 기계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성화고 출신인 이씨는 '태광엘레베이터' 소속이었다. 이씨는 고등학교 재학 중 이 회사에 취직해 사고 전까지 일했다. 유족 측은 계약 형태가 원청(이마트)-하청-재하청(태광엘레베이터)으로 구성돼 있었다고 주장한다. 경찰은 현재 이러한 계약 관계가 맞는지 노동부에 자문을 구한 상태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28일은 다산점의 의무 휴일이었다. 이씨는 이날 지하 1층에서 지상 1층으로 올라가는 무빙워크 끝부분에서 기계를 점검하던 중 몸이 기기 틈으로 빠지면서 사고를 당했다. 소방당국 구조대가 도착해 사고가 난 지 1시간여 만에 구조해 구리 한양대병원으로 이씨를 옮겼으나, 끝내 사망했다.

이번 사건은 2년 전 구의역에서 발생한 스크린도어 수리 노동자 사망사고와 닮은 꼴이어서 더 충격적이다. 비슷한 일이 2년 사이에 반복되자, 한국 사회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고에 대해 유가족의 입장은 어떨까. 지난 17일, 경기도 구리의 한 커피숍에서 이 씨의 아버지인 이진규 씨를 만났다. 다음은 이 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 아들인 명수씨가 사망한 지 오늘(17일)로 20일이 됩니다. 어떻게 보내셨어요?
"오늘 제사 지내고 왔어요. 솔직히 힘들어요. 그렇잖아요. 21살짜리 아들 보내고 힘 안 든다면 거짓말이고, 가족 모두 너무 힘들어요."

- 이마트 다산점 사고는 어떻게 발생했나요?
"무빙워크를 점검하면 위 아래로 두 사람씩 있어야 해요. 하지만 사고 당시에는 한 명 씩 있었어요. 그리고 보통 위에서 기계를 작동시켜 무빙워크가 돌아가는 옆에서 텐션을 잡아줘요. 손잡이를 말하는 거예요. 손잡이 작업을 하기 전에 돌아가는 발판을 빼요. 위에서 발판 두 개를 빼놓고 밑에서는 6개를 뺐어요. 그러고 나서 돌리니 두 개가 먼저 돌았을 거 아니에요. 그럼 밑에서 올 때 위에서 정지를 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저희 아들은 옆에서 손잡이 텐션 작업을 하다가 빠진 거죠."

- 위아래 두 명 씩 있어야 하는 데 한 명씩 있었다는 말이잖아요. 규정을 어긴 건가요?
"네. 규정을 어겼다고 봅니다. 안전 교육도 제대로 안 한 것 같습니다. 이마트 측은 서류상 안전 교육을 10분 했다고 했는데 1분도 안전교육 안 한 것 같아요. 그리고 교육받았다는 서류에 아들 서명이 있지만, 아들 자필도 아니고 사인도 아들 사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마트 측이 내놓은 안전교육점검일지에는 10시 30분부터 10시 40분까지, 약 10분 간 안전 교육을 받았다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유족들은 이마트 CCTV에 기록된 상황을 확인한 결과, 직원들이 안전교육을 채 1분도 받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한다.

이명수씨의 외삼촌 민수홍씨는 <민중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장으로 들어가는 부근의 CCTV를 봤을 땐, 10시 18분에 들어가 19분에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진규씨는 이마트 측이 안전관리공단에 제출하기 위해 서류를 조작했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며, 이 문제에 대해선 "형사고발을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 처음 명수씨의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떠셨어요?
"맨 처음 딸에게서 연락을 받았어요. 전화해서 오빠가 일하다 다쳤는데 의식이 없다는  거예요. 그리고 1분도 안 돼서 다시 전화를 하더니, 죽었다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처음엔 믿기 힘들었어요. 저희 아들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병원 갔죠. 살아만 있기를 바랐어요. 그게 부모 심정이에요. "

- 병원에 가서 누워 있는 아들을 보며 충격이 컸을 것 같아요.
"보는 순간 미치는 줄 알았어요. 일어날 것처럼 보이는 데 안 일어나니까요. 저희는 지금도 어디 여행 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로도 안 믿어져요."

- 이마트가 하청 준 걸 또 재하청한 구조라고 보여지는데요. 그럼 이마트는 법적 책임이 없나요?
"명수네 회사는 하청의 하청 회사라고 보여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마트에서는 거기에 대해 말이 없어요."

- 명수 씨는 어떤 아들이었어요?
"진짜 착해요. 특성화고 가면 혜택 줘서 공무원 되기 쉽다고 간 거예요. 그런데 공무원 시험 떨어지니 얼른 취직해서 자기 일을 하겠다고 했어요. 또 군대 가서 공부해 기능 2급에서 1급 시험 보고 제대하면 이 일 계속 하겠다고 생각했던 아이예요."

- 21살이잖아요, 어찌 보면 어린 나이인데. 어떻게 계속 일을 하겠다고 생각한 건가요?
"군대 가기 전에 놀면 뭐하냐고 용돈이라도 벌어 쓰겠다고 한 거예요. 명수가 인대를 수술한 적이 있어서 현역은 못 가고 상근 예비역으로 집에서 왔다 갔다 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저녁에 시간 남으면 공부를 하겠다는 거예요.

그리고 사고 나기 전 달에 이 일을 그만두라고 했어요. 군대 가기 전 쉬며 여행도 가라고 했어요. 명수가 조금만 더 벌고 5월에 친구와 제주도 간다고 하더라고요. 4월까지는 이 일 하고, 5월에 제주도 다녀와서 상근 예비역으로 가려고 준비했단 거죠."

- 언제 가장 생각이 나세요?
"저녁 먹을 때가 제일 많이 생각해요. 명수가 항상 저녁 먹으면 지 동생이랑 같이 밥 먹으며 장난치거든요. 그리고 금요일만 되면 영락없이 나가서 친구와 술 한잔 하고 새벽에 들어와요. 금요일이 제일 그래요. 맨날 불금이라며 나갔거든요. 명수 친구 한 명도 금요일 되면 아들이 제일 생각난다고 저희 집에 왔어요."

"인건비 때문에 하청에 재하청... 안전불감증이 문제"

- 유가족이 요구하는 건 무엇인가요?
"저희가 이마트 쪽에도 요구하는 건 안전이에요. 안전 불감증이 잘못된 거죠."

-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였잖아요. 이전 세월호 참사를 맞이하는 것과 달랐을 거 같아요.
"세월호 참사나 저희 아들 사고나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나 전부 안전 불감증 때문이잖아요. 아무리 안전을 말해봐야 원청에서 하청의 안전을 무시하는데 그게 되냐고요. 다 안전 불감증이에요, 인건비 때문에 싸게 하려고 하청의 재하청을 주니까 문제인 거죠."

- 특성화고 실습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옵니다.
"학교 입장에서는 학생 전원이 취업해야 이미지가 좋아지고, 지원금도 많아지다 보니 선생들이 학생들을 무조건 취업시키잖아요. 자기가 원하지 않는 곳이라도 집어 넣는 게 현재 특성화고예요. 아이들 관리도 잘 안 됩니다.

저는 그래요. 특성화고에서 취업을 내보내면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실습생들을 불러서 회사에 대한 간담회를 하면 좋겠어요. 물론 명수는 취업과 졸업 후 1년이 지나 사고 났지만. 예를 들어 9월에 취업 나가면 졸업할 때까지 교사는 나 몰라라 해요. 취업 나갔지만, 하루라도 교사가 면담하면 그 회사가 어떻게 돌아간다는 걸 알 거 아니에요.

그리고 특성화고 교사는 학생이 취업 나갔다가 돌아오면 면박 주며 다른 데 나가라고 해요. 그런 학교 많아요. 그런 게 잘못된 거죠. 이런 것부터 고쳐 나가야죠. 특성화고는 좋은 학교라고 하면서, 막상 취업 나가는 학생들은 나 몰라라 한다고요. 취업 나갔다 돌아오는 학생도 잘 받아주고 선생이 잘 관리해 줘야 하는 게 특성화고죠. 그런데 한국의 특성화고는 그렇게 안 된다는 게 잘못된 거죠."

- 2년 전 구의역에서 스크린 도어 수리하다 사망한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것과 유사한 사건인데, 관심이 덜하다고 느끼시진 않나요.
"섭섭한 건 없어요. 전 솔직히 그래요. 저희 아들이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과와 비슷하게 사망했죠. 솔직히 이때는 안타깝다고만 생각했지 제가 안 당했기 때문에 심정을 몰랐어요. 막상 당하니까 안전이 너무 허술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요."

"안전만큼은 제대로 갖추고 일해야 해요"

- 명수 씨 사망 후 3일 만에 이마트 구로점에서도 사망 사건이 발생했잖아요. 거기 가셨지만 마트 측에서 밤 11시 이후 추모하라고 막았다던데.
"가서 (추모의 의미로) 꽃을 놓는다고 얘기해도 막고 안 들어 보내줘요. 이게 인간인가요? 영업시간에 놓고 가니 영업 방해라는 거예요. 보기 안 좋으니 11시 이후 하자는데 말이 되나요? 꽃 놓고 오는 게 무슨 큰일인가요. 구로점은 정규직 직원이었어요. 가족이었다고요. 이마트 노조 조합원이에요. 그런데도 추모를 밤 11시 이후 하라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예요. 제가 욕하거나 행패 부리는 것도 아니고 국화꽃 하나 놓고 오는 건데, 그걸 막아요."

- 마음이 무거울 건데 어떻게 거길 가게 되셨어요?
"아들 사고 난 다음날 구로점 조합원분들이 왔어요. 특히 마트 조합원분들, 민주노총, 민중당 그리고 MBC 기자분도 왔지만 저는 그런 분이 올 줄 몰랐어요. 마트 조합원이 오셔서 같이 싸우겠다고 하셨어요. 아들 사고 나고 3일 뒤 구로점 직원분이 그렇게 됐어요. 그분도 47살밖에 안 됐더라고요. 저는 자식을 잃었지만, 거기는 부모를 잃었잖아요. 마음이 더 아플 거 아니에요. 그래서 위로 삼아 간 거예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해주세요.
"지금 이마트 시설팀을 형사고발 해놨어요.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거든요. 안전만큼은 제대로 갖추고 일하고, 하청의 재하청을 주더라도 제대로 인건비 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해요. 전 아직도 이마트가 용서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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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