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팀들을 재정비의 시간을 가져야한다. 다음 18-19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영입할 선수들과 전술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 이 시점에서 다음 시즌의 리버풀에 대하여 예측해볼 수 있다.

리버풀은 지난 2016-17시즌에 비해 리그에서 충격적인 돌풍을 보여줬다. 현재 리그에서 시즌 내내 그야말로 '미친 경기력'을 선보인 맨체스터 시티에 묻혀 상대적으로 많이 회자되지는 않았지만 리버풀도 이러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리버풀에 대한 가장 큰 이슈는 살라의 활약이라고 할 수 있다. 모하메드 살라는 31골로 현재 득점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활약을 뽐내고 있다. 케니 달글리시, 페르난도 토레스 등의 폭발적인 첫 시즌의 활약을 보여준 리버풀의 역대 선수들의 기록도 넘었다. 리그 득점 선두에도 모자라, 34골의 EPL 한 시즌 최다득점기록 경신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당시 34골은 프리미어리그의 경기가 42라운드까지 진행되던 때다. 리그에 참가하는 팀의 수가 20개로 줄어든 후의 기록도 32골로 1골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시즌 리버풀의 모습

 EPL 리버풀 소속 선수 모하메드 살라

EPL 리버풀 소속 선수 모하메드 살라 ⓒ EPA/연합뉴스


리버풀은 살라가 이적해오기 전까지 공격력이 '낫 베드(Not Bad)'의 수준이었다. 물론 확실하게 13-14시즌의 SSS라인 이후 3시즌 만에 등장한 가장 인상적인 공격진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공격력이 진화된 것은 살라가 이적한 후이다.

지난 시즌 리버풀은 쿠티뉴-피르미누-마네의 1선 움직임을 중점적으로 활용했다. 이러한 리버풀의 지난 시즌 게겐 프레싱의 가장 큰 약점은 전체적인 수비가 불안했던 것이었다. 리버풀은 클롭 감독 부임 이래 수비가 불안하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수비의 수준도 문제였지만, 게겐 프레싱 특성상 수비라인이 하프라인까지 올라가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뒷공간이 허술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빠른 수비 복귀'와 '간격 조절'이 잘 되지 못했다.

또한,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피르미누는 리버풀의 공격속도에 재빨리 따라가는 선수는 아니었다. 최대한 연계에 집중했을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되었다. 쿠티뉴는 플레이 메이킹과 마무리에 능했으나, 완벽한 해결사 스타일은 아니었다. 사디오 마네 역시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윙어자원이고, 마무리에 능하지만 득점에 온 힘을 쏟아붓는 성향의 선수는 아니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해결책

이번 시즌 리버풀의 보완책은 딱 두 가지였다. '모하메드 살라'와 '반 다이크'의 영입이다. 수비수 반 다이크는 여름 이적시장에 영입하려 했으나, 원 소속팀 사우스햄튼이 붙잡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선수 본인의 의지로 1월, 리버풀에 합류했다. 모하메드 살라는 여름에 AS로마에서 이적했다. 이적 당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상 다른 가쉽과 뉴스들에 밀려 그리 크게는 주목받지 못했다.

 EPL 리버풀FC의 위르겐 클롭 감독과 수비수 반 다이크 선수.

EPL 리버풀FC의 위르겐 클롭 감독과 수비수 반 다이크 선수. ⓒ EPA/연합뉴스


두 선수의 영입으로 리버풀은 160도 바뀌었다. 물론, 아직 180도까지 바뀌려면 20도 정도가 남았다. 아직 개선될 부분은 있다. 하지만, 리버풀은 한 시즌만에 상당히 진보했다. 살라가 게겐 프레싱에 딱 들어맞게 움직이며 활약하는 덕분에 리버풀의 공격은 매서워졌다. 공격할 때 거의 고정적으로 마네와 살라가 중앙으로 압박하며 탈취, 피르미누가 연계하며 도와주는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대부분의 팀들은 마네-피르미누-살라 공격진을 막지 못한다. 지난 시즌 리버풀은 78골을 넣으며 막강한 화력을 선보였지만, 쿠티뉴가 빠졌고 아직까지 시즌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80골을 넣는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라인을 높게 형성하여 압박하는 리버풀의 전술 특성상, 측면보다 중앙에 수비를 더욱 치중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리버풀은 중앙수비가 가장 중요한데, 수비에서도 반 다이크의 영입 이후 간격과 라인 조절이 상당히 부드러워졌다. 빌드업도 수준이 높아졌고, 수비에서 전보다는 많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 전반기, 반 다이크 이적 이전의 성적은 9승 8무 2패였지만 득점이 41점, 실점이 23점으로 득점력에 걸맞지 않은 수비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반 다이크 이적을 기점으로 (20라운드부터) 현재 11승 3무 2패, 39득점 14실점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리그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실점의 수가 전반기에 비해 9개나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극복해야할 과제

 리버풀, 최종전서 미들즈브러에 3-0 승리... 챔스 진출

리버풀, 최종전서 미들즈브러에 3-0 승리... 챔스 진출 ⓒ EPA/연합뉴스


하지만, 아직 180도까지 바뀌려면 조금 더 나아가야 한다. '전술적 상성' 때문인지, 다른 이유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몇 경기에서는 조금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 맨체스터 시티 전에서 4-3 승리를 거두었으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는 2-1로 패배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부터 제기된 문제이지만, 가끔씩 이겨야 할 경기에서는 이기지 못하고, 약팀들에게 가끔씩 주춤하는 상황이 벌어질 때가 있다. 뿐만 아니라, 수비가 더욱 견고해지고 안정화되어야한다. 물론, 현재 주전의 상태도 프리미어리그 안에서 탑8 수비라인 안에 속한다. 하지만, 아직 발전시킬 부분이 많다.

'전술적 상성'을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는 맨유의 역습에 수차례 난관을 겪은 리버풀이었다. 안방 안필드에서 2-1로 패배를 당했다. 현 맨유의 기본적인 전술이자, 조세 무리뉴 감독의 대표적인 전술인 '탠백 후 카운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물론, 이 경기에서 맨유 승리의 결정적인 이유는 비대칭 전술이었다. 하지만, 경기 내내 리버풀은 맨유가 공간은 반코트 안에 가두고 주지 않으면서 리버풀에게 점유율을 내주는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리버풀의 '게겐 프레싱'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했다. 이 때문에 수비라인을 높게 올린 리버풀은 맨유의 역습 두 차례에 무너졌다.

리버풀의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상대에게 볼을 빼앗겼을 때 압박을 가하여 볼을 탈취해낸 후, 빠른 속도로 카운터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공 상황이 지속되며 공간이 나오지 않을 때 리버풀이 경기를 지배당할 때는 문제가 된다. 맨유전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무리뉴 감독은 '공을 소유하지 않고 경기를 지배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리버풀은 점유율에서 압도했음에도 경기의 주도권을 넘겨주었고, 경기를 뜻대로 펼치지 못했다. 이러한 경우에서 상황을 타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음 시즌 리버풀이 기대되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시즌에는 리버풀에게 기대해볼 만하다. 리버풀의 18-19시즌은 지난 05-06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나, 08-09시즌 페르난도 토레스의 이적 후 폭발적인 돌풍, SSS라인이 폭발하던 13-14시즌 이후 가장 기대해볼 만한 시즌이다. 위의 2000년대 이후 리버풀의 짧은 돌풍이 일어났던 시기들은 항상 공격진이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었던 시절이다. 하지만, 지금의 공격력은 그때보다 더 파괴력 있다.

자금도 나쁘지 않다. 반 다이크의 영입으로 인한 손실은 쿠티뉴의 이적으로 메꿨다. 또한 쿠티뉴 이적시 옵션들을 포함하면 자금력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다. 중원의 보강은 이미 다음 시즌 임대에서 돌아올 나비 케이타로 한시름 덜었다. 클롭 감독의 특성상 다른 대형 구단들에 비해 리빌딩에 큰 이적료를 지출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 시즌 보강을 위한 영입에는 현재 자금으로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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