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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길숙양. 때론 길숙양을 의인화 하면서 SNS에 소개를 하다보니 길숙양의 안부를 묻기도 한다.
▲ 길벗의 애마 길숙양 제법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길숙양. 때론 길숙양을 의인화 하면서 SNS에 소개를 하다보니 길숙양의 안부를 묻기도 한다.
ⓒ 김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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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반도의 이 봄을 세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갈려 수십 년을 이어오는 동안 몇 번의 고비와 위기가 있었다. 이번처럼 남다른 기대를 가지고 바라보는 건 처음일 것 같다. 위기를 딛고 넘어선 과정이었기에 더욱 고조되고 있는 기대감이 아닐까 한다.

4월의 정상회담에서 예견되는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전쟁의 종결, 영구적인 평화 체제로의 이행일 것이다. 세계인이 이 중차대한 합의의 성사에 대해 조심스럽게 예측해가며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이어질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에서 그 완성이 이뤄진다는 전제하에서 꿈꿔 보는 나의 자전거 여행 계획이 하나 있다.

남녘땅 해남을 출발해 서울과 개성을 거쳐 최종적으로 백두산 마루와 두만강 하구까지의 수천 Km(족히 2000Km 이상은 될 듯)에 달할 자전거 여행에 관한 구상이다. 이런 구상이 내 생에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젊은 날 나는 민족의 모순이 분단에 있고 그 극복이 사회적 모순을 해결할 가장 결정적인 고리라는 단순화되고 도식화된 생각을 많이 해왔다. 차츰 세상을 알아가면서 북과 남의 체제가 하나로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회의도 일었다. 차라리 이 상태로 공존의 길을 가는 남남으로 남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으로 차츰 이행 중이던 참이다.

한데 여기서 새로운 생각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일고 있는 중이다. 내 구상이 10여 년 안에 가능해지는 상황이 오면 이렇게 달려볼 생각이다. 가급적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달려볼 참이다. 모텔 같은 곳에서 하룻밤 유하며 이어가던 남쪽에서의 많은 여행과는 다르게 가고 싶다.

가급적 생김새는 비슷하되 다르게 인식되어온 그쪽 사람들과 가까이서 머무를 수 있는 숙박의 형태를 고안해보고 싶다. 어느 마을회관에서 머무를 수도 있겠고 주인장이 허락하는 마당에 트레일러에 싣고 갈 텐트를 쳐볼 수도 있겠다.

남녘땅에도 고개가 많고 산도 많지만 훨씬 가파른 고개가 기다리고 있을 그 땅에서의 여정도 잘 담아오려 애써볼 생각이다. 카메라도 잘 챙겨보고 노트북의 저장 공간도 여유를 만들어야겠다.

유럽여행 두 달 여를 계획했지만 이 시절이 가까이 온다는 판단이 든다면 이 여행 계획은 포기할까 한다. 대신에 계획을 수정해 10년 내에 두 달짜리 이 자전거 여행을 겪어낼 계획 하고자 한다.

봄이 오는 것에 대한 갈망은 겨울을 겪어낸 데서 더욱 간절한 것이다. 봄이 저절로 오는 것 같지만 겨우내 잘 갈무리한 생명력을 틔워낼 과정이 없어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추위에 지쳐 생명력을 상실한 씨앗이라면 날이 따뜻해진다 해서 저절로 싹을 틔워내지는 못할 것이다. 봄이란 그렇게 만들어지는 일이다.

지난 겨울 추위를 방패 삼아 게을러졌고, 도루묵이 된 나의 허벅지를 일깨워 볼까 한다. 길숙양과 더불어 다시 봄, 여름, 가을을 힘차게 페달질 해보자고 상의해 볼까 한다. 나의 바람대로 10년 내 그 여행이 가능해진다 하더라도 그 여행을 치러내는 게 만만치는 않을 테니까.

겨울을 겪고 봄을 맞을 때마다 겪어온 내 허벅지의 빈약함. 남과 북이 지난 시절 내내 차디찬 겨울 같았던 시절이 녹아내리고 있음에 자극받아 나의 봄을 열어나가고자 한다. 한 번의 여행일지도 모를 그 여행을 마음껏 즐기기 위한 나의 준비를 이 봄에 시작한다. 달려보자 길숙아~ 그 날을 위해 이 봄을 부지런히 달려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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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생태교통시민행동 공동대표, 전주 자전거 다울마당 위원.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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