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4연패 뒤 2연승으로 반등했다. 1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 KIA는 4-3으로 힘겹게 연승을 이어갔다. 3-3 동점 이전 8회말 1사 1, 2루에서 터진 김민식의 1타점 중전 적시타가 결승타였다.

선발 헥터는 6이닝 3실점(비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가운데 승패 기록은 남기지 않았다. 외형적 기록만 놓고 본다면 헥터의 퀄리티 스타트가 KIA 연승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헥터의 투구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 보면 매 이닝 살얼음판이었다. 이날 헥터는 9피안타 2사사구를 허용하며 11명의 주자들을 내보냈다. 게다가 마운드에 있었던 6이닝 동안 단 한 번도 이닝 선두 타자를 아웃 처리하지 못한 채 매번 출루를 허용했다.

헥터의 강점은 위기관리 능력에 있다. 주자가 없을 때는 완급을 조절하면서도 주자가 출루하면 전력투구로 위기를 돌파하는 투구는 그의 전매특허다. 이날 경기에서도 1회초 2사 만루에서 유강남의 좌측 2타점 적시 2루타가 헥터가 허용한 유일한 적시타였고 포수 김민식의 실책이 없었다면 무실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2회초 1사 1, 2루, 4회초 2사 2루, 5회초 무사 1, 2루, 6회초 2사 1, 3루 득점권 위기에서 실점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출루 허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투구 수 증가로 인해 긴 이닝 소화가 어려워진다. 이닝 당 출루 허용을 나타내는 WHIP는 2016시즌에는 1.27, 지난해는 1.32였으나 올해는 1.79로 눈에 띄게 나빠졌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헥터의 구위 저하를 의미할 수도 있는 위험신호다.


투수의 출루 허용이 잦아지면 야수들의 수비 시간이 길어진다. 수비 실수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짐은 물론 공격 이닝에서도 타격 집중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18일 경기에서 KIA 타선은 8안타 5사사구에도 불구하고 4득점만을 기록하고 잔루 9개를 남겼다.

WHIP를 포함 전반적인 지표들의 하락이 헥터가 예년같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2016시즌 3.40, 지난해 3.48이었지만 올 시즌은 5.47이다. 피출루율과 피장타율을 합친 피OPS는 2016시즌 0.660, 지난해 0.733에서 올 시즌에는 0.886으로 상승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BABIP(인플레이타구의 피안타율)이 0.413으로 지난 2년 간에 비해 1할 가까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원래 기록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 이후 하락세가 줄곧 이어지고 있는 점은 불안요소다.


헥터가 지난 2년 간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게 부진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2016 시즌에는 206.2이닝, 지난해는 201.2이닝으로 2년 연속 이닝 소화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KBO리그에서 200이닝 이상 던진 투수는 헥터가 유일했다.

KIA 김기태 감독은 헥터를 정규 시즌 개막전 선발로 등판시키는 등 올시즌도 1선발 에이스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5경기를 소화한 현재까지 기록과 투구 내용은 에이스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우승 후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경기력에 기복을 보이며 10승 9패 승률 0.526로 4위를 기록 중이다. 1선발 헥터가 20승 투수가 됐던 지난해 위용을 되찾아 KIA를 다시 선두권으로 견인하기 위해서는 현재 0.350까지 치솟은 피안타율을 예년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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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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