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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시에서 동북쪽으로 32km 떨어진 오사카부 히라카타 시에 위치한 왕인박사묘와 백제문. 2006년 10월 한일 양국 문화친선협회가 건립한 백제문을 들어서면 가운데 '박사왕인지묘' 비석이 서 있는데 이곳을 왕인박사묘로 추정하고 있다.
 오사카 시에서 동북쪽으로 32km 떨어진 오사카부 히라카타 시에 위치한 왕인박사묘와 백제문. 2006년 10월 한일 양국 문화친선협회가 건립한 백제문을 들어서면 가운데 '박사왕인지묘' 비석이 서 있는데 이곳을 왕인박사묘로 추정하고 있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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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자락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 왕인박사 유적지에 들어서면 왕인박사를 기리는 여러 가지 유적들이 들어서 있다. 백제문을 통과하여 학이문을 지나면 왕인박사 영정과 위패를 모셔 놓은 사당이 있고, 오사카 히라카타 시에 있는 왕인박사의 묘를 실제 크기로 제작한 가묘도 설치해 놓고 있다. 왕인박사의 실제 무덤은 한국이 아닌 일본 오사카 히라카타 시에 있다.

월출산 자락에 있는 왕인박사 유적지는 몇 차례 답사를 하였지만, 일본에 위치한 왕인박사묘는 지금까지 답사할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오사카를 여행하는 도중 우연치 않게 왕인박사의 묘와 왕인박사가 크게 영향을 끼친 아스카문화 유적지를 답사할 수 있는 행운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나는 오사카에 머무는 동안 도톤보리 인근에 위치한 호텔 나니와(Hotel Naniwa)에 머물고 있었는데, 마침 오랜 친분이 있는 호텔 나니와 박총석 사장(현 오사카 한국상공회의소부회장)이 오사카에 온 김에 왕인박사 묘와 아스카문화 유적지를 한 번 가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하였다. 기회는 기다리는 자에게 온다고 했던가? 나는 두말 할 것 없이 즉시 그의 제의를 수락했다.

일본 히라카타시 왕인묘 안내도. 왕인공원까지 가는 길도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일본 히라카타시 왕인묘 안내도. 왕인공원까지 가는 길도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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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아침 10시, 나는 박 사장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오사카를 출발하여 히라카타 시로 향했다. 히라카타 시는 오사카 부에 속하지만 오사카에서 교토방향으로 32km 정도 떨어진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왕인박사 묘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찾아가기가 만만치 않은 곳이다. 나가오(長尾)역에서 내려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이지만 그 어디에도 이정표가 없어 찾기가 쉽지 않다. 몇 번 가보았다는 박 사장도 가는 도중에 여러 차례 전화를 한 끝에 가까스로 왕인박사 묘소에 도착 할 수 있었다. 히라카타 시는 작고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왕인박사 묘에 도착하여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눈에 익은 건축 양식인 '백제문'이다. 한옥기와에 백제 전통양식으로 세운 백제문은 2006년 10월 한일 양국의 문화친선협회가 건립한 것이다. 백제문 앞에는 '오사카부 지정 사적 전 왕인묘'라는 입석이 한자로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이 입석은 1992년 3월 오사카부 교육위원회와 히라카타시 교육위원회가 공동으로 세운 것으로 일본이 왕인박사에 대하여 교육적으로도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왕인박사묘 백제문
 왕인박사묘 백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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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문을 지나면 넓은 평지에 왕인묘소가 나온다. 묘소에는 아주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박사왕인지묘(博士王仁至墓)'라고 쓰인 해서체 비석이 둥근 자연석 뒤에 놓여 있다. 어린 시절, 월출산을 바라보며 신선처럼 여겨지며 동경했던 왕인박사묘 앞에 서서 참배를 하니 만감이 교차해 온다. 천년도 훌쩍 넘은 시공을 초월하여 나는 왕인박사의 혼과 숨결을 느끼고 있었다. 

왕인박사묘
 왕인박사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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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17세기 초엽까지 왕인박사의 묘는 산중에 귀신묘라고 불리는 한 개의 자연석이 있었고, 이 자연석을 만지면 치통이나 학질에 영험이 있었다고 알려졌다고 한다. 아마도 지금 묘비 앞에 있는 자연석이 그 신통한 돌인 모양이다.

1731년 교토의 유학자 나미카와 고이치로((竝川五一朗)는 이 돌을 왕인묘로 숭경토록 당지의 영주 구가이 쇼준(久貝正順)에게 진언하고 자연석의 뒤쪽에 왕인박사 묘비를 세웠다. 또 왕인박사묘 좌측 작은 동산에는 1827년에 세워진 '박사왕인분(博士王仁墳)'이라고 새겨진 비석과 제단이 석등과 함께 세워져 있다.

일본 히라카타 시 왕인박사묘.1731년 교토의 유학자 나미카와 고이치로((竝川五一朗)는 도슌(道俊)의 책을 근거로 자연석을 왕인묘로 숭경토록 당지의 영주 구가이 쇼준(久貝正順)에게 진언하고 돌의 뒤쪽에 묘비를 세웠다.
 일본 히라카타 시 왕인박사묘.1731년 교토의 유학자 나미카와 고이치로((竝川五一朗)는 도슌(道俊)의 책을 근거로 자연석을 왕인묘로 숭경토록 당지의 영주 구가이 쇼준(久貝正順)에게 진언하고 돌의 뒤쪽에 묘비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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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왕인분. 1827년 아리스가와(有栖川)궁가의 부하 이에무라 마고에몬(家村孫衛門)은 이 경내에 아리스가와(有栖川)궁 염필이 된「박사왕인분」의 비석을 건립했다.
 박사왕인분. 1827년 아리스가와(有栖川)궁가의 부하 이에무라 마고에몬(家村孫衛門)은 이 경내에 아리스가와(有栖川)궁 염필이 된「박사왕인분」의 비석을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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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인묘역에서 걸어서 약 15여 분 되는 곳에는 왕인공원이 있다. 이곳은 풀장, 테니스 코트 등 히라카타시 시립 다목적 공원시설이다. 히라카타 시는 왕인박사의 정신을 기리는 의미에서 이 공원의 이름을 '와니코엔(王仁公園)'으로 칭하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왕인박사에 대하여 뚜렷한 역사적인 기록이 없고 전설과 설화로 전해내려 오고 있지만, 일본 전역에는 왕인박사를 기리는 유적지가 오사카, 도쿄 등 30곳에 달한다. 특히 일본의 심장 도쿄 우에노공원에 일본인들이 세운 왕인박사비의 비문에는 왕인박사를 공자에 비견할 정도로 칭송하고 있다.

왕인박사가 가져왔다는 천자문을 동판으로 제작하여 설치한 조각품
 왕인박사가 가져왔다는 천자문을 동판으로 제작하여 설치한 조각품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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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다. 일본에는 왕인박사를 모셔놓은 신사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특히 왕인을 모시는 신사는 시험기도처로 각광을 받고 있어 시험철이면 학부형들이 대거 몰려들어 합격을 기원하는 기도를 한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왕인박사를 학문의 신으로 모시고 있다.


태그:#왕인박사, #일본 히라카타시 왕인박사묘, #백제문, #아스카문화, #왕인박사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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