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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양양은 벚꽃을 3월 하순부터 만난다. 진해군항제가 시작되는 4월 초순 내내 양양군의 남대천 둔치와 현산공원을 시작으로 4월 20일까지 오색마을의 산벚꽃까지 이어진다. 그 뒤로도 5월까지 점차 점봉산과 대청봉으로 올라가며 산벚꽃을 만날 수 있으니 전국에서 가장 오래 벚꽃을 마나는 고장이랄 수 있다.
▲ 벚꽃 양양은 벚꽃을 3월 하순부터 만난다. 진해군항제가 시작되는 4월 초순 내내 양양군의 남대천 둔치와 현산공원을 시작으로 4월 20일까지 오색마을의 산벚꽃까지 이어진다. 그 뒤로도 5월까지 점차 점봉산과 대청봉으로 올라가며 산벚꽃을 만날 수 있으니 전국에서 가장 오래 벚꽃을 마나는 고장이랄 수 있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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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붉은 꽃 없다'며 권력의 무상함이나 삶의 덧없음에 대해 짧은 순간 피었다 지는 꽃을 차용해 극적으로 그 찰나성을 표현했다. 봄꽃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이미 꽃은 비바람에 떨어지고 그 자리를 연록의 잎들이 채워간다. 참으로 어울릴 거 같지 않은 봄과 고양이를 교차시켜 표현한 이장희 시인의 시 '봄은 고양이로다'가 참으로 근사하게 맞아떨어진다는 느낌도 이 시기다.

봄은 고양이로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香氣)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生氣)가 뛰놀아라.

-이장희 <금성, 1924. 5>

고양이의 털은 봄의 향기로 대비되고 고양의 눈은 봄의 불길로 대치되며, 고양이의 입술로는 봄의 졸음에 대해 읊었다. 그리고 고양이의 수염을 통해 봄의 생기를 이끌어내며 전혀 다른 두 이미지의 조화를 통해 기막히게 봄을 노래했다.

남대천 벚꽃 양양군에서 진행군항제와 같은 시기에 벚꽃을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로는 남대천 둔치에 있는 낙산대교에서 양양대교에 이르는 제방도로다. 2018년엔 3월 26일부터 시작해서 4월 5일까지 벚꽃을 볼 수 있었다. 예년에 비해 일주일 빨랐다.
▲ 남대천 벚꽃 양양군에서 진행군항제와 같은 시기에 벚꽃을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로는 남대천 둔치에 있는 낙산대교에서 양양대교에 이르는 제방도로다. 2018년엔 3월 26일부터 시작해서 4월 5일까지 벚꽃을 볼 수 있었다. 예년에 비해 일주일 빨랐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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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의 봄은 남대천에서 시작해 서서히 대청봉을 향해 치닫는다. 역사는 거슬러 오르지 못하고 가을과 물은 위로부터 아래로 향하지만 봄은 정반대로 아래서부터 시작해 위를 향한다. 냇가에서는 가장 먼저 버드나무가 봄을 깨운다.

해질 무렵 난간에 기대고 앉아
봄기운은 온 천하에 가득하다.
돌아오는 새는 대숲으로 날아들고
시냇가에 앉아 차를 달인다.

-晩吟 / 숙선옹주(淑善翁主)

만음(晩吟)은 정조대왕의 딸이며 홍현주의 처로 많은 시문을 남겼으나 그리 역사에는 크게 기록되지 않았지만 문학사적으로는 기억해 둘만한 족적을 남긴 숙선옹주의 시 중 한 편이다. 숙선옹주가 영수합 서씨(令壽閤 徐氏)나 유한당 홍씨(幽閑堂 洪氏)와 한 가계를 이루고 있음을 눈여겨 볼만한 일이며, 순종의 동복 누이동생이라는 특별한 신분 때문에 오히려 문학사에서는 그늘에 묻히게 되었으리라 추정되는데…

마음은 천리를 달려
매화 한 그루를 찾아가니
담장 위 달빛 아래
홀로 먼저 피었다.
해마다 오는 봄비
누구를 반기나
밤이면 밤마다
내 꿈속에 들어와 피는 매화꽃.

-유한당 홍씨 "고향집 매화를 생각하며"

양양의 봄을 그려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마음으로야 저문 가을 남대천에서 봄을 그려보겠지만 겨울이 깊기도 전 이미 시작된다. 천리를 달려갈 일도 필요 없이 새해로 접어들고 오래지 않아 봄꽃 소식이 들리는 고장이고, 정월대보름이면 달래와 냉이부터 시장좌판에 지난해 말려두었던 묵나물과 함께 한자리 차지한다.

양양장 양양군 남문리에 있는 양양시장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오일장이 여전히 성업중이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봄나물이 좌판에 깔리지만 설 무렵부터 바다에서 수확한 봄내 물큰한 쇠미역도 빼놓을 수 없다. 쇠미역은 일반적인 미역처럼 줄기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개의 줄기가 넓은 잎을 세로로 길게 나뉘어 있으며 그 사이로 바닷물이 들고날 수 있도록 마치 기계로 타공을 한 것처럼 구멍이 촘촘하게 뚫어져 있다. 아주머니들이 좌판에 봄나물을 놓고 손님을 기다린다.
▲ 양양장 양양군 남문리에 있는 양양시장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오일장이 여전히 성업중이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봄나물이 좌판에 깔리지만 설 무렵부터 바다에서 수확한 봄내 물큰한 쇠미역도 빼놓을 수 없다. 쇠미역은 일반적인 미역처럼 줄기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개의 줄기가 넓은 잎을 세로로 길게 나뉘어 있으며 그 사이로 바닷물이 들고날 수 있도록 마치 기계로 타공을 한 것처럼 구멍이 촘촘하게 뚫어져 있다. 아주머니들이 좌판에 봄나물을 놓고 손님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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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제대로 느끼기엔 장날 풍경이 제격이다. 몇 가지 손수 준비한 푸새바구니를 앞에 놓고 흥정에 열중인 주머니들의 옷차림까지 봄빛으로 바뀌기엔 얼마간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4일에 선 장날 주인을 기다리는 물목이 다르고 9일에 서는 장날 물목이 다르다. 그리고 다시 14일 물목이 불과 열흘 전 물목과 확연히 달라진다.

4월부터는 3월과 연결되는 물목으로 좌판이 펼쳐지지만 아무래도 생것들의 자리가 점차 늘어나 풍성해진다. 굳이 하우스에서 재배하지 않아도 4월부터는 명이를 시작으로 취나물과 참나물, 눈개승마와 같은 노지 재배한 남새가 자리한다. 물론 이쯤 되면 남새와 푸새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참두릅과 땅두릅 양양시장에 참두릅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건 4월 첫 번째 장날인 4일장부터다. 그 뒤로 5월 초까지 산촌마을에서 주민들이 채취한 자연산 참두릅까지 시장 좌판에 나온다. 참두릅과 땅두릅은 전혀 다른 종류인데 이를 같은 종류로 오해하는 이들이 많다. 참나릅은 오가피와 같은 목질을 지닌 민두릅나무와 두릅나무의 새순이고, 땅두릅은 뿌리를 약초로 이용하는 독활의 새순을 채취한 걸 가리킨다.
▲ 참두릅과 땅두릅 양양시장에 참두릅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건 4월 첫 번째 장날인 4일장부터다. 그 뒤로 5월 초까지 산촌마을에서 주민들이 채취한 자연산 참두릅까지 시장 좌판에 나온다. 참두릅과 땅두릅은 전혀 다른 종류인데 이를 같은 종류로 오해하는 이들이 많다. 참나릅은 오가피와 같은 목질을 지닌 민두릅나무와 두릅나무의 새순이고, 땅두릅은 뿌리를 약초로 이용하는 독활의 새순을 채취한 걸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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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남새와 푸새의 구분법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남새는 밭 등 경작지에 씨앗을 뿌리거나 모종 등의 종자를 심어 가꾼 채소를 말하고, 푸새는 자연적으로 번식하고 자란 자연산을 이르는 말인데, 그 구분을 모르고 푸성귀면 푸새라고 하는 걸로 생각한다. 곰취나 곤달비, 명이, 눈개승마 등 대게의 4월에 시장에 나오는 나물이 푸새가 아닌 남새로 구분되는 이유며, 두릅과 개두릅으로 불리는 엄나무순, 오가피순 모두 밭에서 거름을 내고 가꾸는 이상 푸새는 아니다.

여기에서 가장 구분이 모호한 나물이 두릅으로 불리는 참두릅이다. 물론 땅두릅으로 불리는 독활도 푸새와 남새를 구분하기도 어렵거니와 채취하는 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더 난처하다. 엄나무순 자연산은 귀한 정도가 아니라 채취해서는 안 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재배를 어떻게 자연에서 채취한 것과 비슷한 맛과 향을 지니게 하느냐가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조건이 되겠다.

눈개승마 양양시장에  최근에 새롭게 선보이는 나물이 눈개승마다. 일부에서는 대표적인 나물산지인 이곳 양양군에서 눈개승마를 나물로 먹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보니 울릉도가 주산지인 줄 안다. 그러나 눈개승마는 5월 초 점봉산의 해발 1000m~1200m 활엽수림 아래 발 딛을 틈 없이 자란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주요 생산지가 울릉도로 잘려졌다. 맛은 쫄깃하며 소고기의 향이 난다. 데친 뒤 무침이나 전골, 육개장과 같은 요리에 고사리와 함께 사용해도 좋다.
▲ 눈개승마 양양시장에 최근에 새롭게 선보이는 나물이 눈개승마다. 일부에서는 대표적인 나물산지인 이곳 양양군에서 눈개승마를 나물로 먹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보니 울릉도가 주산지인 줄 안다. 그러나 눈개승마는 5월 초 점봉산의 해발 1000m~1200m 활엽수림 아래 발 딛을 틈 없이 자란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주요 생산지가 울릉도로 잘려졌다. 맛은 쫄깃하며 소고기의 향이 난다. 데친 뒤 무침이나 전골, 육개장과 같은 요리에 고사리와 함께 사용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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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참두릅 어느 고장을 막론하고 재배를 하는 두릅이나 자연산이나 같은 시기에 생산되기 때문에 남새와 푸새로 구분할 수 없는 나물이 두릅이라고 밝혔듯 양양시장에도 같은 시기에 밭이나 밭둑에 심어 키운 참두릅과 함께 야산에서 채취한 참두릅이 나온다. 곰취나 참취, 명이와 같이 밭에서 재배한 남새와 맛과 향을 구분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밭 주변은 물론이고 생활하는 집의 주변에 심었다 하더라도 전지를 하는 것 외엔 별도로 거름을 주거나 농약을 치는 등의 인위적인 재배법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 참두릅만큼은 거의 대부분 푸새로 볼 수 있다.
▲ 자연산 참두릅 어느 고장을 막론하고 재배를 하는 두릅이나 자연산이나 같은 시기에 생산되기 때문에 남새와 푸새로 구분할 수 없는 나물이 두릅이라고 밝혔듯 양양시장에도 같은 시기에 밭이나 밭둑에 심어 키운 참두릅과 함께 야산에서 채취한 참두릅이 나온다. 곰취나 참취, 명이와 같이 밭에서 재배한 남새와 맛과 향을 구분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밭 주변은 물론이고 생활하는 집의 주변에 심었다 하더라도 전지를 하는 것 외엔 별도로 거름을 주거나 농약을 치는 등의 인위적인 재배법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 참두릅만큼은 거의 대부분 푸새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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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은 고랭지가 없다. 그러나 해발 600m에서 800m에 이르는 임야는 많다. 그런 임야를 이용해 곰취와 명이, 눈개승마 등을 재배하면 자연과 같은 조건의 맛과 향, 품질까지 우수한 임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생산시기도 4월 중순부터 5월 하순까지 50여일에 이르는 긴 기간이 되기에 양양시장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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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불편하지만 부끄러움은 아니다. 한계령 바람같은 자유를 늘 꿈꾸며 살아가며, 광장에서 오늘을 역사로 기록하고 시로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