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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성 조양문이 조명에 둘러 쌓여있다.
 홍주성 조양문이 조명에 둘러 쌓여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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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으로 환화진 홍주성 성곽. 홍주는 홍성의 옛이름이다.
 조명으로 환화진 홍주성 성곽. 홍주는 홍성의 옛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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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하늘에서 조차 별이 사라진지 오래다. 어린 시절 밤하늘을 가득 수놓았던 은하수는 이제 더 이상 볼 수가 없다. 일각에서는 밤하늘에서 별이 보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대기오염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별이 보이지 않는 이유를 빛공해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조명으로인해 밤이 너무 밝아져 더 이상 별을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미세먼지가 걱정스러울 정도로 잦은 요즘, 차라리 후자의 분석이 맞았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미세먼지보다는 빛공해가 그나마 덜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어쨌든 인간은 밤하늘에서 별을 몰아내고 자신들의 발명품인 조명을 통해 지상에 별을 재현해 놓고 있다. 밤하늘의 별 대신 조명을 켜 놓고 이런 삶도 나쁘지 않다고, 그럭저럭 살만하다고 위로라도 하는 것일까.

서울 생활을 접고 무작정 고향 방향으로 내려 온 지도 2년이 지났다. 귀촌 2년차. 내가 살고 있는 충남 홍성도 밤이면 새로운 도시로 바뀐다. 인간은 별을 보지 못하는 대신 조명을 통해 별을 재현하고 있다. 지방 도시의 밤은 휘황찬란하기만 하다.

지방 도시의 조명이 마냥 반갑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곳이 있다. 홍주성의 동문인 조양문과 지난해 세워진 소녀상 주변의 야경이다. 조양문에 설치된 조명은 조양문의 단아한 모습을 잘 드러내 준다. 그에 비해 소녀상 주변의 야경은 약간 아쉽다. 소녀상 뒤편의 유흥가 불빛이 유난히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밤하늘에 별 보기를 포기한 대신 조명으로 어두운 밤을 비추며 위로 하고 있다. 물론 그것이 달갑지는 않다. 빛공해와 대기 오염이 없는 세상을 꿈꾸는 것은 사치일까. 오늘 따라 홍주성 성곽이 유난히 밝아 보인다. 하지만 역시나 하늘에는 별 하나 없다.

홍성 평화의 소녀상이다.
 홍성 평화의 소녀상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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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평화의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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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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