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 100분 토론>이 돌아왔다. 1999년 첫 방송이래,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들은 어김없이 < 100분 토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유시민 작가, 노회찬 의원, 나경원 의원, 전여옥 전 의원 등은 < 100분 토론>을 통해 '스타 논객'으로 이름을 알렸고, 여느 스타 논객 못잖은 논리적인 의견 개진으로 화제가 된 시민 논객도 많았다. 손석희 JTBC 사장이 시민들의 높은 신뢰를 받게 된 배경에도 분명 < 100분 토론>이 있었다.

<100분 토론>의 흥망성쇠는 MBC의 흥망성쇠 그래프와 비슷한 곡선을 그렸다. MBC가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때 < 100분 토론>은 우리 사회 지성들이라면 반드시 시청해야 할 프로그램이었고, MBC가 시민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하자 < 100분 토론> 역시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편성 상으로는 7개월 만의 귀환. 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의 머릿속에서 < 100분 토론>은 손석희 사장이 하차한 2009년 이후 희미해졌다. 

그래서 < 100분 토론>의 귀환이 반가웠다. 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 과거 영광을 되찾기 위한 재건 작업이 한창인 MBC에서, 국민의 사랑을 받던 MBC의 상징과도 같은 < 100분 토론>을 되살린 것 역시 정상화 작업의 일환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 100분 토론>의 복귀 첫 녹화를 지켜봤다. '대통령제 vs 책임총리제, 30년 만의 개헌 가능할까?'를 주제로 펼쳐진 열띤 토론에는 < 100분 토론>의 단골 패널이자 2대 진행자였던 유시민 작가, 국회 헌정특위 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주민(더불어민주당), 나경원(자유한국당) 의원, 자유한국당 개헌안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는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여했다.

시민토론단의 날카로운 질문... < 100분 토론>이 돌아왔다

 6개월 만에 돌아온 MBC < 100분 토론>의 첫 녹화가 10일 서울 상암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진행은 윤도한 논설위원이 맡았고, 패널로는 유시민 작가, 나경원 의원, 박주민 의원,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출연했다.

6개월 만에 돌아온 MBC < 100분 토론>의 첫 녹화가 10일 서울 상암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진행은 윤도한 논설위원이 맡았고, 패널로는 유시민 작가, 나경원 의원, 박주민 의원,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출연했다. ⓒ MBC


돌아온 < 100분 토론>의 가장 달라진 점은 '시민토론단(옛 시민논객)'의 참여였다. 사실 < 100분 토론>이 여타 토론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시민논객의 존재였다. 과거 시민논객들은 전문 패널 못잖은 날카로운 시선과 논리 정연함으로 패널들이 놓친 쟁점이나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가감 없이 전달하곤 했다.

특히 TV로 토론을 시청하던 시민들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듣는 '전화 참여'는 날 것 그대로의 의견이 가감 없이 전달 돼 방송 이후 여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8년 광우병 소고기 수입 논란 당시 '미국산 소고기, 안전한가'라는 주제에서 정부의 쇠고기 수입 정책에 대해 비판했던 미국 교민 주부,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민주주의, 위기인가' 주제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죽으면 떡 돌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게 민주주의에서의 여론"이라며 이명박 정부를 비판한 익명의 남성 발언 등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온라인에서 언급되고 있을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시청자들의 '센' 발언이 연이어 터져 나오자 슬그머니 전화 참여가 자취를 감췄고, 시민논객 없이 패널들끼리 토론을 나누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번 < 100분 토론> 제작진은 다시 시민들의 토론 참여 기회를 돌려줬다. 다만 프로그램 차원에서 시민논객을 선발해 다양한 연령, 직업을 가진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었던 이전 방식 대신, 대학 토론동아리 회원 등을 중심으로 꾸려진 시민토론단이 자리를 채웠다. 이들은 패널들의 토론을 지켜보며 문자로 의견과 질문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방송에 참여했다.

"대통령 중심제가 아닌 분권형대통령제는 과연 국민을 위한 권력구조 개편입니까? 결국 국회의원을 위한 권력구조 개편 아닙니까?" 

"대통령이 대법관 인사권과 입법권을 내려놓는 것만으로 많은 권력을 내려놓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민주당도 과거 야당으로서 이전 정권의 국정 농단을 적극적으로 막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민주당이 여당이 되었으니, 국회가 대통령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나서야 하는 것 아닙니까?" 

시민토론단의 날카로운 지적과 질문이 이어졌다. 논객들은 바로 질문에 답했지만, 시민토론단의 질문에 맞지 않는 답이 나오기도 했다. 질문을 던진 강현택(성균관대 영어영문학과)씨는 녹화를 마친 뒤 "(질문과 상관없이) 본인들이 하고 싶은 말씀을 하신 것 같다"면서 질문에 대한 만족스러운 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시민토론단의 질의를 반영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만족했다. "요즘 토론 프로그램들은 패널들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듣는 방식인데, 이렇게 시청자와 시민토론단의 참여를 독려하는 형태가 좋은 것 같다"는 이유였다. 다만 "100분이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짧더라"는 의견도 있었다. 권력구조개편 하나만 두고 이야기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인데, 토지공개념까지 다루다 보니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었다.

 6개월 만에 돌아온 MBC < 100분 토론>의 첫 녹화가 10일 서울 상암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진행은 윤도한 논설위원이 맡았고, 패널로는 유시민 작가, 나경원 의원, 박주민 의원,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출연했다.

< 100분 토론>은 본격적인 전문가 토론에 앞서, 김남국 변호사가 진행하는 '김변의 사전작업' 코너를 신설했다. 진행될 토론의 쟁점과 용어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역할이다. ⓒ MBC


이는 '100분'이라는 편성 시간 탓이라기보다는, < 100분 토론>이 가진 어쩔 수 없는 핸디캡에 가깝다. 여타 시사 토론 프로그램은 긴 시간 녹화를 진행한 뒤, 요점과 핵심 발언 위주로 편집해 내보내지만, < 100분 토론>은 100분 동안의 토론 내용을 편집 없이 고스란히 전달하는 방식이다.

<썰전> <판도라> <블랙하우스> 등 시사 토론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정통 토론' 방식을 택한 < 100분 토론> 제작진의 고민도 이와 맞닿아 있다. 최근의 시사 토론 프로그램은 '토론' 형식을 띠고 있지만, < 100분 토론>처럼 쟁점을 두고 첨예하게 부딪친다기보다는, 시청자에게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대화'와 '토론'이라는 방식을 택한 것에 가깝다. 또, 영상과 자막 등의 편집 장치를 사용해 빠른 템포지만 많은 정보들을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 이런 포맷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 100분 토론>의 투박한 방식은 다소 지겹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 100분 토론>의 기획을 맡은 허지은 MBC 보도제작1부장 역시 "요즘 같은 시대에, < 100분 토론>과 같은 프로그램을 과연 시청자들이 봐줄까 싶은 근원적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시사 예능은 포화 상태라고 판단했고,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토론 문화가 많이 죽었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럴 때 정통 토론으로 승부 거는 게 의미도 있고, 해볼 만 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름의 묘수도 있다. 본격적인 전문가 토론에 앞서, 고정 패널인 김남국 변호사가 토론의 쟁점과 토론에서 등장할 용어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김변의 사전작업' 코너를 신설한 것이다. 허지은 부장은 "하루 열심히 살고 TV 앞에 앉은 시청자들이, 과연 골치 아픈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할까 싶었다"면서 "< 100분 토론>의 주제를 보고 '이걸 내가 왜 봐야 하나' 싶은 분들께, 당신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쉬운 이야기니 한 번 들어봐 주시라, 토론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보는 드리겠다는 생각해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유시민·나경원 한 목소리로 외친 불만 

 6개월 만에 돌아온 MBC < 100분 토론>의 첫 녹화가 10일 서울 상암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진행은 윤도한 논설위원이 맡았고, 패널로는 유시민 작가, 나경원 의원, 박주민 의원,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출연했다.

6개월 만에 돌아온 MBC < 100분 토론>의 첫 녹화가 10일 서울 상암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진행은 윤도한 논설위원이 맡았고, 패널로는 유시민 작가, 나경원 의원, 박주민 의원,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출연했다. ⓒ MBC


 나경원 의원 자료 사진. 지난 4월 11일, MBC < 100분 토론>의 첫 녹화의 패널로 참석한 모습이다.

6개월 만에 돌아온 MBC < 100분 토론>의 첫 녹화가 10일 서울 상암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진행은 윤도한 논설위원이 맡았고, 패널로는 유시민 작가, 나경원 의원, 박주민 의원,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출연했다. ⓒ MBC


복귀 첫 방송을 앞두고, 제작진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논객 섭외였다. 쉽진 않았다. 첨예한 이슈가 맞붙을 때마다, 스타 논객들이 < 100분 토론>을 메인 무대로 토론을 펼치던 과거와 달리, 내로라하는 논객들은 이미 타 시사 토크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로 포진되어 있어 선택지가 넓지 않았기 때문이다. < 100분 토론>의 위상도 많이 추락한 상태였다. 허지은 부장은 논객 섭외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특히 유시민 작가님은 작업실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섭외에 공을 들였다"고 했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과거 < 100분 토론>을 기억하는 시청자들 입장에서, < 100분 토론>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특집 방송에 유시민 작가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 유 작가는 진중권 교수, 노회찬 의원, 전원책 변호사, 전여옥 전 의원 등과 함께 < 100분 토론>의 대표적인 논객이었고, 2000년 7월부터 2002년 1월까지, 18개월 동안 < 100분 토론>의 진행자이기도 했다. 진행을 제외하면, 이번이 무려 24번째 출연이다.

녹화에 앞서 유시민 작가가 스튜디오 등장하자 시민토론단은 크게 환호했다. 녹화가 끝나자 시민토론단들은 너나없이 유 작가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들었다. 사인을 받기 위해 미리 그의 저서를 준비해 온 이들도 여럿이었다. 한참 사진 촬영과 사인 요청에 응하던 그는, 오랜만에 < 100분 토론> 논객으로 출연한 소감을 묻자 "아기자기하게 1부(김변의 사전작업)도 만들고, 예전처럼 시민 패널도 있어 좋았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며 웃었다.

이어 "이런저런 나라의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문화가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는데, 정권교체가 된 지 1년이 다 되도록 미디어 쪽에서는 그런 변화가 눈에 안 띄더라. 아쉬웠는데 < 100분 토론>이 재개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정통 시사 토론 프로그램 복귀의 의미가 크다"면서 "앞으로도 나와야 할 만한 일이 있다면 나오겠다"고 덧붙였다.

보수 진영 논객으로 출연한 나경원 의원(자유한국당) 역시 < 100분 토론>의 단골 논객이었다. 이번이 15번째 출연. "< 100분 토론>의 팬"을 자처한 나 의원 역시 "그동안 지상파 프로그램이 토론을 외면해서 아쉬웠다. < 100분 토론>의 복귀가 정통 토론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 100분 토론>은 정치인들에게는 그리 달가운 프로그램이 아니다. 발언이 여과없이 전달되기 때문에 방송 이후 반대 의견을 지지하는 대중의 뭇매를 맞기도 하고, 말실수나 사실관계가 틀린 발언이 나오면 조롱거리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의원은 "부담도 있지만, 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더 소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면서 "서로 다른 의견을 지지하는 분들 사이에 오해가 많이 있다. 서로의 의견을 듣고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편성이 조금 일찍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 100분 토론>이 편성된 시간은 자정이 넘은 밤 12시 20분. 프로그램이 끝나니 새벽 1시 40분이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편성 시간에 대한 아쉬움은 유시민 작가도 언급한 바 있다. 2009년 < 100분 토론> 출연 당시 "공영방송에서 이렇게 늦은 시간에 토론 방송을 내보내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각각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며 날선 논쟁을 주고받는 두 사람이지만, < 100분 토론> 편성 시간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10일 방송된 < 100분 토론>은 '개헌'이라는 핫한 이슈와, 유시민-나경원이라는 스타 논객의 출연, 7개월 만의 복귀 방송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1.8%(TNMS,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흔히 '애국가 시청률'이라 불리는 1%대 시청률. 하지만 방송 이후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논객들의 발언이 화제가 됐고, '토지공개념' 토론 도중 청와대 개헌안 내용을 두고 벌어진 설전의 팩트 체크, 보수 측 패널로 출연한 장영수 교수의 과거 발언이 주목받기도 했다. 조금 이른 오후 11시대에만 편성됐더라도, 더 큰 반향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새 진행자 윤도한 논설위원 "< 100분 토론>은 계륵... 하지만" 

 6개월 만에 돌아온 MBC < 100분 토론>의 첫 녹화가 10일 서울 상암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진행은 윤도한 논설위원이 맡았고, 패널로는 유시민 작가, 나경원 의원, 박주민 의원,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출연했다.

돌아온 < 100분 토론>의 진행을 맡은 윤도한 논설위원. 윤 논설위원은 과거 <뉴스 후>를 진행했던 MBC의 대표적인 탐사보도 기자다. ⓒ MBC


< 100분 토론>의 위상이 과거만 못하다 해도, 그 상징성은 여전하다. 논객들에게는 공정한 토론의 장이었고, 시청자들은 < 100분 토론>의 주제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주요 쟁점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논객들의 토론을 지켜보며 자기 논리의 토대를 얻거나, 반대 의견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토론의 중재자, 진행자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과 기대도 높다. 무엇보다 지금은 촛불 혁명 이후 정치 사회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기다. 중요한 시기에 < 100분 토론> 진행이라는 중책을 맡은 이는 MBC 윤도한 논설위원이다. 윤 논설위원은 MBC의 대표적인 탐사보도 기자로, 과거 <뉴스 후>를 진행하기도 했다.

윤도한 논설위원은 첫 녹화를 마친 뒤 "한 번도 안 해본 형식의 프로그램이라 당황했다. 너무 힘들더라"면서 "아직 많이 배워야 한다"며 웃었다.

하지만 윤 위원은 "토론 프로그램 진행자가 어떤 지향점이나 주안점을 이야기하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했다. 출연한 논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이야기하고, 시청자들은 토론을 지켜보며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토론 프로그램 진행자의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토론 중재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균형'이다. 윤 위원은 "전체적인 시간의 균형도 중요하지만, 기계적으로 균형을 맞추기보다는, 이야기하려는 핵심을 언급했는지, 발언자가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윤도한 위원은 첫 촬영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토론자가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닌 말을 할 때, 끊는 것이 옳은지, 그대로 시청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두는 게 옳은지 판단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전 진행자였던 손석희 사장의 경우에는 질의에 대한 답이 아닐 때는 다시 되묻거나 제어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했다. 윤 위원은 "답이 산으로 갈 때는 당연히 그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질문에서 미묘하게 벗어났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아직은 배우는 단계다. 고민 많이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윤 위원은 < 100분 토론> 방송 재개에 대한 외부의 기대와 달리, "솔직히 말하면, MBC 안에서 < 100분 토론>은 계륵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예능성이 강화된 시사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 100분 토론>의 생존능력을 의심했기 때문이다.

윤 위원은 "< 100분 토론>의 토론은 날것 그대로"라면서 "상대방의 반론에 대한 리얼한 반응과 대응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정제되진 않았지만 솔직한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도한 논설위원은 "결국 < 100분 토론>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말로 하면 되지 왜 싸우나'하는 거다.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함께 나와 토론을 통해 합리적 해법을 찾는 무대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지은 부장은 "요즘은 정치와 시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이해도가 높다"면서 "시청자들이 < 100분 토론>을 통해 '내가 저 질문을 받았으면 뭐라고 대답할까' 하는 토론적 마인드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100분 토론>은 내년이면 20년을 맞는다. 허지은 부장은 "20년의 무게를 항상 느끼며 제작하고 있다"면서 "시청자분들도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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