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개막 이후 14경기에서 3승 11패로 잔인한 봄을 보내고 있다. 선발과 불펜, 타선 모두 엇박자를 내고 있다. 뚜렷한 반등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총체적 난국이다.

상위권 후보로 꼽혔던 시즌 전 예상과 달리 최하위로 추락한 롯데에게 '이적생' 이병규의 활약은 적지 않은 위안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이적한 이병규는 프로 데뷔 후 첫 이적을 경험했다. 2017 시즌 극도로 부진했기 때문에 올 시즌 반등이 절실한 상태다.

개막 이후 주로 대타로 경기에 출전했기 때문에 타석 수가 적어 표본은 적지만 시즌 초반 이병규의 방망이는 매섭다.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을 통한 장타 생산은 LG 트윈스의 4번타자로 활약하며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끌었던 2014 시즌의 활약을 연상시키에 충분하다.

이병규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선수다. 부드러운 스윙과 자신만의 확실한 존을 가지고 있어 평균 이상의 OPS를 기록할 수 있는 흔치않은 OPS형 타자다. 타자에게 불리한 잠실구장에서 커리어 대부분을 보냈으면서도 0.836의 준수한 통산 OPS가 이를 증명한다.


장점이 확실한 이병규의 단점은 내구성이다. 36세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코너 외야를 소화할 수 있고 타격 생산성에 장점을 가진 이병규가 40인 보호명단에도 빠져 2차 드래프트 시장에 나온 것은 내구성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LG시절 크고 작은 부상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1군에 콜업되어 홈런을 터뜨리며 좋은 활약을 보이고 한 경기만에 담증세로 통증을 호소하며 2군에 내려간 적도 있었다. 이는 결국 2015시즌 이후 지속적인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시즌에는 고작 19경기에만 출전하며 타율 0.205 OPS 0.521로 데뷔 이후 가장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비교적 젊은 나이일 때에도 건강 문제로 꾸준한 성적을 보장하기 힘들었던 이병규가 30대 중반이 되자 LG에서 전력외 통보를 받고 2차 드래프트로 나오게 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롯데도 애초 2차 드래프트에서 이병규를 지명할 당시 주전 야수로 활약보다는 대타 자원으로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롯데는 전준우-민병헌-손아섭의 주전과 주루 스페셜리스트 나경민, 우타 대타 박헌도 그리고 지난해 주전이었던 김문호까지 화려한 외야진을 구성한 상태였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한 이병규의 당시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프링 캠프 내내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하며 개막전 엔트리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개막 이후에도 대타로 투입되며 좋은 결과를 내며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 소속팀 LG와의 3연전을 앞두고 기회가 왔다. 주전 외야수 민병헌이 햄스트링 통증으로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엔트리에서 말소될 정도로 큰 부상은 아니지만 민병헌은 3~4일 정도 휴식을 취하며 경과를 살펴볼 예정이다.

10일 5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병규는 3회말 동점 솔로홈런을 포함 4타석 모두 출루에 성공하며 진가를 발휘했고 팀의 연패 탈출에 기여했다. 

개막 이후 대타 출장을 통해 타격 능력을 증명하며 1군 생존에 성공한 이병규다. 시즌 초반 주전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잡게 된 주전 도약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내구성에 대한 물음표를 확실히 지워야 한다. 건강한 이병규는 롯데 타선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에 손색이 없는 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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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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