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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해 STX조선해양.
 창원진해 STX조선해양.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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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해 STX조선해양 노-사가 장시간 협상 끝에 합의를 이끌어 냈다. STX조선해양(대표이사 장윤근)과 전국금속노동조합 STX조선지회(지회장 고민철)는 10일 오후 6시경 '노사확약서'에 합의했다.

정부와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요구한 '자구계획안' 제출 시한인 4월 9일을 넘겨 노사 양측이 합의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3월 8일 '중형조선소 대책'을 발표하면서, 한 달 이내에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도록 했다.

당초 자구계획안 제출은 9일 오후 5시까지였고, 산업은행이 이날 자정까지 시한을 연기해 주었다. 그래도 노사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10일 하루 종일 협상을 벌였다.

산업은행은 STX조선에 대해 '인건비 40% 삭감'(생산직 75% 감축, 680명 중 500명)을 요구했고, 추가로 고정비 150억 원(연간)을 줄이라고 했다.

STX조선 사측은 지난 주까지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신청을 받았는데, 모두 144명이 참여했다.

이번 노사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비공개다. 양측은 '인적 구조조정 없다'는 것에 합의를 했고, 통상임금과 상여금을 줄이면서 (순환)무급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더 이상 인력 감축이 없다는 합의를 이끌어 낸 게 가장 큰 의미다.

STX조선은 이날 오후 노사확약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 자구계획안이 시한 안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법정관리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노사확약서'가 제출되면서 산업은행이 STX조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심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법정관리 신청으로 갈지, 아니면 노사 합의대로 경영이 될지 여부는 산업은행의 판단에 달려 있는 셈이다.

대규모 인력 감축 요구에 대해, STX조선지회는 3월 26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고,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안팎에서 점거·노숙 농성을 해왔다.

"STX조선을 정상궤도에 진입시켜야"

STX조선 노사확약서 마련에 대해 금속노조 경남지부, 노동자생존권 보장 조선소 살리기 경남대책위는 이날 오후 낸 자료를 통해 "정부와 채권단은 노동자의 고통분담을 기억하여 하루속히 중형조선소를 살려내고 STX조선을 정상궤도에 진입시켜야 할 것"이라 했다.

이들은 "노사는 임금삭감과 무급휴직을 포함한 고통분담의 내용으로 노사확약에 이르렀다. 이는 지회가 애초 이야기해 온 인적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고통분담에 동의한 것"이라 했다.

이들은 "비록 죄 없는 노동자들의 고통분담은 진행되지만, 인적 구조조정은 철회했다는 데 무엇보다 큰 의의가 있다"며 "이는 인적 구조조정만은 절대 안된다는 STX조선지회 조합원들의 완강한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년여 중형조선소 정상화와 노동자 생존권 사수를 위해 함께 노력한 이들의 성과"라며 "지금부터 STX조선의 정상화 여부는 정부와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이러한 노동자의 양보와 고통분담에 누구라도 흠집을 내려는 시도가 있다면 어떤 경우도 용서치 않을 것임을 밝힌다"고 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STX조선 노사가 노사확약을 마련했다고 하나, 이후 채권단과 정부는 STX조선의 영업활동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영업활동에 따른 RG 발급을 보장해 STX조선이 정상화로 가는 길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만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고통을 분담한 죄 없는 노동자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길"이라 했다.

또 이들은 "정부와 채권단은 STX조선의 완전한 정상화와 성동조선의 회생결정 등 중형조선소의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이상 인적 구조조정 등을 동반한 중형조선소 정책이 아니라 진정으로 '사람'살리는 중형조선소 정부 정책을 새롭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 했다.

STX조선지회는 11일 비상대책위를 개최해 확약서 제출에 따른 정상조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태그:#STX조선해양,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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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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