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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전 대구 현대공원묘역에서 열린 4.9인혁열사 추모제에 참석한 도예종 열사의 부인 신동숙씨가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모으고 있다.
 9일 오전 대구 현대공원묘역에서 열린 4.9인혁열사 추모제에 참석한 도예종 열사의 부인 신동숙씨가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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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노인이 무릎을 꿇고 엎드려 '꺼이꺼이' 울음을 터뜨렸다. 해마다 찾아오는 날이지만 봄꽃 피어난 따뜻한 햇빛이 서럽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아물거리는 기억을 되살리며 두 손을 모았다.

9일 오전 유족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의 추모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43주기 4.9인혁열사 추모제가 도예종, 여정남, 송상진, 하재완 열사가 잠들어있는 대구시 북구 현대공원묘역에서 열렸다.

진혼무에 이어 민중의례, 제례, 추모식의 순으로 열린 추모제에서 참가자들은 43년의 긴 세월 동안 제대로 밝혀지지 못한 진실과 아픈 역사 대신 열사들이 소망했던 자주통일과 평화로운 세상을 소망했다.

도예종 열사의 부인인 신동숙씨는 진혼무가 진행되는 동안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은 채 조용히 기도했다. 불편한 몸에도 흐트러짐이 없이 앉아 있던 노인의 두 눈에서 굵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9일 오전 대구시 북구 현대공원묘역에서 4.9인혁열사 추모제가 열렸다. 풍물마실 팀이 진혼무를 추고 있다.
 9일 오전 대구시 북구 현대공원묘역에서 4.9인혁열사 추모제가 열렸다. 풍물마실 팀이 진혼무를 추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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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전 대구 현대공원묘역에서 열린 4.9인혁열사 추모제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묘소 앞에서 절을 올리고 있다.
 9일 오전 대구 현대공원묘역에서 열린 4.9인혁열사 추모제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묘소 앞에서 절을 올리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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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혁당 사건으로 감옥에 갔다 온 강창덕 4.9인혁열사계승사업회 이사장은 "오늘 두 번 눈물을 흘렸다'면서 "하나는 슬픔과 분노의 눈물이었고 다른 하나는 역사를 발전시키기 위해 민주평화운동과 민족해방에 앞장섰던 진보인사를 추모하는 눈물이었다"고 말했다.

이용우 전교조 경북지부 총무국장은 "1990년 경북대 강의동에서 유가족들이 숨죽이며 4.9통일열사 추모제를 할 당시를 생각했다"며 "대학시절 대구에서 이렇게 피비린내 나는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했던 일들이 '세상에 이런 일도 일어나는구나'라고 소리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며 "하지만 열사들을 죽인 박정희의 딸 박근혜에 의해 지급된 보상금마저 다시 빼앗기는 만행을 겪었다. 열사들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제가 8살 때 인혁당 사건이 발생해 전혀 열사들에 대한 기억은 없다"면서도 "당시 군사독재정권 속에서 죽어가면서 외친 자주평화통일에 대해 생각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로서 열사들의 뒤를 이어 자주통일 운동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라경일 열사의 자녀인 라문석씨는 "43년 전 우리 가족들은 이렇게 함께 제를 지낼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살았다"며 "하지만 언제부턴가 희망의 싹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가슴이 먹먹하다"고 감사의 인사를 했다.

 9일 오전 대구 현대공원묘역에서 열린 4.9인혁열사 추모제에서 참가자들이 한 손을 들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9일 오전 대구 현대공원묘역에서 열린 4.9인혁열사 추모제에서 참가자들이 한 손을 들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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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흰 국화꽃을 놓으며 추모했다. 오는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찾은 후보들도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평화와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막 피기 시작한 진달래꽃이 묘소 옆을 지켰다.

한편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4년 인민혁명당재건위 사건을 발표하고 1975년 4월 8일 대법원에서 도예종, 여정남 등 8인에 대한 사형판결이 확정되자 다음날인 9일 비상보통군법회의는 이들에 대한 형을 집행했다. 국제법학자협회는 이 날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하는 등 유신체제 하의 대표적이 인권침해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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