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2014년 6월 1일 부산역광장에서 당시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눈물' 사진이 담긴 피켓을 100개 가까이 들고 나왔다. 이 피켓의 다른쪽은 서병수 후보 사진이 붙어 있다. 막판 총력 유세에 나선 서병수 후보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선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6월 1일 부산역광장에서 당시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눈물' 사진이 담긴 피켓을 100개 가까이 들고 나왔다. 이 피켓의 다른쪽은 서병수 후보 사진이 붙어 있다. 막판 총력 유세에 나선 서병수 후보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선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서병수 부산시장 스스로가 덧씌운 '친박'(친박근혜) 이미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역풍을 맞고 있다. 여기에 각종 비리와 성추문으로 인한 측근들의 불명예 퇴진까지 더해지면서 서 시장의 인사 역시 논란을 자초한 모양이 됐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친박 실세 이미지는 서 시장에게 구원 투수가 됐다. 당시 범야권 단일화 후보로 나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빙 싸움에서 서 시장은 막판 '박근혜 눈물'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부산 전역에는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관련 담화문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던 사진과 함께 "위기의 대한민국 부산이 구합시다"라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서 시장은 투표일을 사흘 앞두고는 "'서병수 네가 부산시장이 되지 못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는데, 그 죄를 어떻게 감당하려 하느냐'는 어느 시민의 말이 '심장을 후벼 파는 말씀'이었다"며 감정에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시장이 된 것과 별개로 박근혜 정부의 끝은 좋지 않았다. 문제는 서 시장이 그 결과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서 시장은 국정농단에 분노한 국민의 촛불이 타오르던 지난해 초 열린 새누리당 부산시당 신년인사회에서도 "언론에 나오는 이야기를 믿을 수 없다"라면서 "주변 사람들의 잘못을 묵과하는 것을 본 적 없다"고 박 전 대통령을 감쌌다.

박근혜 1심에 "먹먹하다"던 서병수, 정치권 "시민에게 용서구해야"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은 9일 오전 남구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앞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은 9일 오전 남구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앞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바른미래당 부산광역시당

관련사진보기


지난 6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직후에 서 시장은 "법이 정한 절차야 지켜야 하겠고, 어차피 이리 되리라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가슴이 먹먹하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해 서 시장이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한다.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은 9일 오전 자유한국당 부산시당을 찾아 "(서 시장이) 박 전 대통령의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친박 실세'로 행세하면서 부산시장에 당선됐으니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순서가 바뀌었다"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은 "친박 실세로 누릴 것 다 누린 만큼 부산 시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게 먼저여야 한다"면서 "어물쩍 넘어가려는 행태를 보인다면 다가오는 선거에서 반드시 부산시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측근 인사 줄줄이 실패 두고 질책 터져나오기도

서병수 부산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구속과 성 문제 등으로 측근 인사가 줄줄이 불명예 퇴진하는 상황을 두고는 서 시장의 인사 실패를 질책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 시장이 취임 후 외부 영입 인사로 불러들인 김규옥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재임 시절 관사와 업무시간 중 시청 근처 모텔, 해외 출장에서까지 내연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 일로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던 김 전 부시장은 사표가 반려된 상태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 사무국장과 보좌관이 금품수수와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된 사례와 핵심 측근이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일, 정무 특보와 경제 특보가 시장 재직 시절 뇌물수수로 구속된 일도 있었다. 

이를 두고 9일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서 시장의 측근들은 끊임없이 각종 비위와 추문에 연루돼 주변이 온통 '범죄소굴'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라는 내용의 입장을 냈다.

이 입장문에서 오 후보 선대위는 "부산시민들은 더 이상 범죄소굴의 수장에게 시정을 맡길 수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그동안의 측근 비리에 대해 시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함께 통렬한 자기반성으로 석고대죄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서 시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태그:#서병수, #지방선거, #박근혜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