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머니백>의 한 장면.

영화 <머니백>의 포스터. ⓒ 리틀빅픽쳐스


돈 가방은 그간 범죄물을 표방한 영화들에선 상징적 대상이었다. 악당과 이를 소통하려는 자 사이에서 주요 동력이 된 이 돈 가방이 곧 개봉할 영화 <머니백>에서도 그대로 차용됐다.

지난 3일 서울 용산CGV에서 언론에 선 공개된 <머니백>의 차이점이 있다면 선과 악의 대립 구도가 아닌 돈 가방 자체의 순환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이다. 9급 공무원을 목표로 삼았지만 아픈 홀어머니를 모시며 빚더미에 허덕이는 민재(김무열), 도박에 중독된 형사(박희순), 끼니조차 제때 먹지 못할 정도로 바쁘지만 심성만큼은 선한 택배기사(오정세) 등 이 돈 가방이 절실한 캐릭터들을 앞세워 돌고 도는 돈의 이미지를 극대화시켰다.

코미디에 빠진 캐릭터들

전반적으로 영화는 코미디를 표방한다. 흔히 이런 코미디 케이퍼무비의 대표작처럼 언급되는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를 떠올리면 알 수 있듯 뭔가 모자라 보이는 인물들이 한데 뭉쳐 일종의 영화적 재미를 선사한다는 게 <머니백>의 주요 전략 중 하나였을 것이다.

코미디지만 물론 악당에 준하는 캐릭터가 빠질 수는 없다. 영화에선 민재 등을 괴롭히는 대부업체 직원(김민교)과 대부업체 사장(임원희), 선거 압승을 노리는 건달 출신의 문 의원(전광렬), 그리고 청부살인업자 박씨(이경영)가 그들이다. 자기들만의 목적의식이 뚜렷한 이들은 공통적으로 돈 가방을 필요로 한다.

돈의 출처는 대부업자다. 부정하게 모은 돈을 선거자금으로 쓰기 직전, 앞서 언급한 세 명의 서민의 손에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을 영화는 제법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

 영화 <머니백>의 한 장면.

영화 <머니백>의 한 장면. ⓒ 리틀빅픽쳐스


분명 웃음이 있고, 일종의 '병맛' 코드도 강하게 담겼다는 게 <머니백>의 장점이다. 악당들은 하나같이 어딘가 허술하며,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게 그려진다. 하지만 이야기를 전개시키면서 넣은 가학적인 요소, 예를 들면 반복적인 거친 폭행을 여과 없이 담는다든가 쉽게 목숨을 버리려는 캐릭터들은 영화적 재미와는 별개로 불편하게 다가올 여지가 크다. 이야기를 위해 캐릭터를 평면적으로 사용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돌고 도는 돈 가방 모티브를 포함해 캐릭터들이 크게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도 감점요인이다. 이야기 자체와 사건 구성은 흥미진진하지만 영화적 만듦새와는 별개로 신인 감독만의 패기가 아쉽다. 

한 줄 평 : 가볍게 웃고 즐기기엔 너무도 아픈 캐릭터들 
평점 : ★★★(3/5)

영화 <머니백> 관련 정보
감독 : 허준형
출연 : 김무열, 박희순, 이경영, 전광렬, 임원희, 오정세, 김민교
제작 : 젠픽쳐스
제공 및 배급 : 리틀빅픽처스
러닝타임 : 101분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18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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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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