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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향한 한 걸음

우리나라에는 N포 세대라고 불리며 시대의 올가미에 갇힌 청년들이 있다. 이 시대의 청년들은 자기 발 앞에 놓인 비극적인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만의 수단과 방법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현재는 각종 자기실현과 혹은 생존의 방향을 향해 "자신만의 돌파구"를 찾아내며 성장해 나가고 있는 시점이다. 그런 가운데 보다 더 나은 사회를 바라보고 행동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취업이나 경제적 문제 등 현실적 여건을 뒤로 한 채, 미래적 희망을 바라보며 나름대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그 학생들도 결코 자신 앞에 놓인 문제가 시급하지 않지도, 모두가 형편이나 상황이 넉넉하지도 않다. 그런데 어떻게 현재가 아닌 미래에 놓인 희망을 보고 전진해 왔을까?

그들은 일제히 자신들이 본 희망을 "함께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유대관계가 성립되고 있는 곳이 바로 현재 "대학생 세월호참사 기억비 건립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대학생 기획단이다. 그들은 결코 홀로 서있지 않다.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어른들과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 여전히 잊지 않겠다고 말해주는 수많은 국민과 함께 하고 있다. 기획단에게 응원의 말을 전한 이들을 살펴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세월호참사가 우리들에게 던진 질문이 "함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이었다. 일련의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게 되고, 그 잊혀짐으로 인해 누군가는 슬픔과 좌절에 빠지게 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세월호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행동들이 끊임없이 이어진 것을 보면, "함께"라서 가능한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세월호참사가 던진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있는 듯하다.

기억비를 세우는 것은 세월호참사의 아픔과 그날의 진실을 똑똑히 기억하고자 하는 일이다. 그것은 4.16 세대가 더 이상 아픈 이름이 아닌,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따뜻한 희망찬 이름이 되도록 만드는 일이다, 더 나아가 정의로운 세상을 향해 영원히 빛날 등대를 세우는 일이 되기를 바란다.(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 외 7명)



진실을 향한 한 걸음

우리는 세월호참사가 이 시대에 던진 질문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해야 한다. "왜 세월호참사라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으며, 우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왔는가, 나아가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건강한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이에 대한 고민 없이는 우리가 원하는 더 나은 대한민국, 단 한 명의 생명도 포기하지 않는 안전사회를 구현해낼 수 없기에, 함께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세월호참사가 명확히 보여준 사실은 박근혜 정권의 무능력함 뿐만 아니라, "국가는 국민이다"라는 메시지다. 박근혜 정권을 탄핵시킨 천만 촛불이 증명했듯이 '국민주권시대'를 열어낸 우리의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우리는 세월호참사를 목격하며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순응해선 안 된다"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지난 4년의 시간은 가만히 있지 않기 위해 행동해온 시간들이었고, 침몰한 대한민국을 건져 올리기 위한 국민들의 사투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을 향한 한 걸음

대학생 기획단은 가만히 있지 않은 우리의 행동을 "기억비 건립"을 통해 실현시키고자 했다. 또한 기획단 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이 이에 함께 걸어 나갈 수 있도록 통로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주로 대학가, 인구유동이 많은 곳을 누비며 총 8회차의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기획단은 캠페인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특히 세월호참사라는 사건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당사자부터 가장 멀리 있는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까지 넓은 영역의 사람들을 만났다.

여러 차례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기획단 각 개인의 소감이나 인상도 달랐다. 그 중 캠페인 부팀장 신민경 학생의 캠페인 소감글을 함께 전한다.

"가족들에게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언제 괜찮다고 말해주실 건가요?'가 아닌 가방에 달고 다니는 노란리본의 의미를, 내가 했던 서명의 가치를 새기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피켓을 준비하며 아직은 이대로 마무리되면 안 된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그냥 지나치는 사람도, 살며시 내미는 종이를 세세히 읽어주는 사람도, 여전했다. 김용택 상황실장님과 얘기를 나누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다. 유가족들이 가장 원하는 건 다른 무엇이 아니라 진상규명이라는 걸. 하지만 모순되게도, 지겹다. 뭘 더 밝히냐. 이제는 끝내도 된다. 하는 말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정말 이제는 세월호 참사를 마무리 지어도 되는 것일까? 그들의 말처럼 4년'이나' 지났으니까. 근데 아직은 아니다. 밝혀져야 할 진실들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 또 한 번 유가족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1년 전 그 똑같은 겨울에 철없는 내 질문에 끄덕이며 답해주셨던 그대로, 오늘도 이것들이 추운데 왜 나왔냐고 핫팩이며 장갑이며 다정히 챙겨주셨다. 이런 가족들에게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언제 괜찮다고 말해주실 건가요?'가 아닌 가방에 달고 다니는 노란리본의 의미를, 내가 했던 서명의 가치를 새기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분들이 없으면 오늘 광장에 모였던 절반의 자리가 쓸쓸하테니 말이다.

노란 리본과 서명의 가치

2월 3일에 광화문416광장에서 간담회와 촛불문화제를 참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학생 기획단의 프로젝트는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이후 캠페인 활동을 통해 <대학생 세월호 참사 기억비 건립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진상규명을 끝까지 촉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기억비 건립을 위한 시민 추진위원 모집 및 모금, 응원 메시지를 받기도 하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독려했다. 더불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함께 진행했다.

세월호 참사라는 사건은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라는 사실과 "잊지 않겠습니다" 라는 의지가 함께 이어진다. 그것은 광화문 광장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고, 싸워가고 있는 '대한민국' 이름 아래 국민들, 세월호 가족분들의 기억행동이다. 그들의 서명운동과 노란리본 나눔의 행렬이 세월호 참사가 가진 의미를 밝혀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노란리본이 풀리지 않은 현실임을 말해준다.

덧붙이는 글 | 캠페인을 통해 만난 사람들, 기억비를 만난 많은 사람들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 세상에는 아주 소중한 의미를 지닌 것들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것을 지킬 의무가 있다.



태그:#대학생 , #세월호참사, #기억비, #건립하자,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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