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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점순 할머니 독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2017년 3월)
 안점순 할머니 독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2017년 3월)
ⓒ 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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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았다"

생전 일본군의 만행을 지속적으로 증언해오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용담 안점순 할머니가 끝내 일본의 사죄를 받지 못하고 별세했다.

안 할머니는 지난해 12월 수원시와 인터뷰에서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내 청춘은 돌아올 수 없다"면서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 곁에 와서 (사과의) 말 한마디라도 하는 게 원칙 아니냐. 이제라도 사죄 한마디 하면 다 끝날 일"이라며 일본 정부의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1928년 생으로 3월 30일 90세를 일기로 별세한 안 할머니는 서울시 마포구 태생으로 1942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3년여 동안 끔찍한 고통을 겪었다.

할머니는 14살 되던 해 1942년 어느 날 안 할머니의 마을에서 일본인들이 여성들에게 모이라고 한 후 트럭에 태웠고 그렇게 할머니는 끌려갔다. 기차를 타고 끌려간 뒤 악몽같은 '위안부' 생활이 시작됐다. 전쟁터로 이동할 때마다 여성들을 끌고 다녔다. 할머니는 지옥 같던 3년을 죽을 힘을 다해 버텼다.

해방 후 할머니는 무작정 걸어 긴 시간을 헤메다가 1946년 고향(복사골)으로 돌아왔다. 마을 어귀에서 어머니와 극적으로 만난 뒤 집에 돌아와 석 달을 앓았다. 어머니의 지극한 보살핌 덕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국전쟁 후에는 어머니와 함께 미군 부대에서 빨래 일을 하다가 이후 대구로 가 친구가 하는 식당에서 함께 장사를 했다.

결혼하지 않고 홀로 지내던 할머니는 1990년께 조카(오빠의 아들)와 수원으로 이사 왔다. 1993년 8월 막내 조카딸 신고로 끔찍했던 '위안부'의 기억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할머니는 수요집회, 아시아연대회의 등에 참여해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하며 '일본군 성노예 문제해결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4년 5월 수원 올림픽공원에 평화비(평화의 소녀상)가 세워진 후에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 지원 단체인 '수원평화나비'와 함께하며 '평화 활동가'로 나섰다.

염태영 수원시장 "할머니들의 눈물을 닦아드리기 위해 최선"

안점순 할머니에게 인사드리는 염태영 수원시장
 안점순 할머니에게 인사드리는 염태영 수원시장
ⓒ 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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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할머니와 꾸준히 인연을 이어 온 수원시는 지난 3월 8일 안점순(90) 할머니의 삶을 다룬 헌정 영상 '안점순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을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3일에는 수원 웨딩팰리스에서 구순 잔치상을 받았다. 수원평화나비 주최로 열린 이날 잔치에서 할머니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축하객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현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안점순 할머니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면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의 눈물을 닦아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소중한 우리 시 시민인 안점순 할머니는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셨지만 끝내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지 못하셨다"며 "시민들과 함께 할머니를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할머니가 받지 못한 사과를 반드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수원평화나비와 유족은 '슬픔과 고통을 정의로, 용담 안점순 할머니 수원시민사회장'을 치르기로 했다. 수원시는 4월 1일까지 수원시청 로비에서 안점순 할머니 추모 분향소를 운영한다. 안 할머니 별세로 일본군 성노예 피해 생존자는 29명으로 줄었다.

'안점순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수원 iTV 홈페이지(http://tv.suwon.go.kr), 네이버 TV, 수원시 유튜브 채널, 수원시 공식 SNS 등에서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경기미디어리포트에도 송고됩니다.



태그:#안점순, #영태영, #수원시, #위안부성노예피해자, #평화의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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