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브라질 대표팀이 FIFA랭킹 1위 독일을 1-0으로 제압했다.

▲ 브라질 브라질 대표팀이 FIFA랭킹 1위 독일을 1-0으로 제압했다. ⓒ 브라질 축구협회


4년 전 미네이랑에서 대참사(2014년 7월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과의 4강전에서 1-7 대패를 당한 일)를 맞은 브라질 축구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브라질은 이번 3월 A매치 데이 기간에 펼쳐진 러시아, 독일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모두 원정 경기였지만 개최국 러시아를 3-0으로 물리쳤으며, FIFA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독일마저 1-0으로 제압하고 '미네이랑의 비극'을 설욕했다.

네이마르 없이 사는 법 터득

그동안 브라질은 네이마르 의존도가 높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에서 미네이랑의 비극을 겪은 것도 네이마르의 부재와 맞닿아 있었다. 당시 네이마르는 앞서 열린 8강 콜롬비아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네이마르의 결장으로 정신적인 난조를 보인 브라질은 전반 초반부터 대량 실점으로 무너진 끝에 결국 1-7 대패의 치욕을 맛봤다.

이뿐만 아니다. 2015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네이마르의 조별리그 퇴장 징계를 극복하지 못하며 8강에서 낙마했고,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도 네이마르의 대회 불참으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2016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로 분위기를 반전한 뒤 A대표팀도 치치 감독 체제로 변신을 꾀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중심에는 여전히 네이마르가 버티고 있었다. 치치 감독 체제에서 치른 A매치 13경기 동안 7골 6도움을 기록하는 등 브라질을 월드컵 남미예선 1위로 이끌었다.

이번 3월 평가전에서는 부상으로 제외됐지만 브라질로선 네이마르 없이 사는 법을 터득할 절호의 기회였다. 네이마르가 빠진 '플랜 B'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러시아전에서는 더글라스 코스타, 독일전에서는 필리피 쿠티뉴가 네이마르를 대신했다. 브라질은 두 차례 평가전에서 완벽한 공수 밸런스와 안정된 경기력으로 승리를 잡았다.

상대적으로 약체였던 러시아전보다 더욱 호평을 이끌어낸 것은 독일전이었다. 이날 브라질은 매끄러운 빌드업, 빠른 속도의 전진패스로 독일의 압박을 간단하게 무력화시켰다. 좁은 공간에서도 특유의 삼바 리듬과 섬세한 플레이를 선보였고, 공격 방식은 한층 다채로웠다.

또, 하프 라인 위에서 강도 높은 전방압박으로 소유권을 찾아온 뒤 상대 페널티 박스로 빠르게 공격으로 전개하는 높은 전술적 완성도가 인상적이었다. 독일은 이러한 브라질을 맞아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데 매우 애를 먹었다.

쿠티뉴는 화려한 발재간으로 독일의 측면을 무너뜨렸고, 가브리엘 제주스는 영리한 오프 더 볼과 공간 활용에서 장점을 보이며 전반 38분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가브리엘 제주스 브라질의 주전 No.9 제주스가 독일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승리를 이끌었다.

▲ 가브리엘 제주스 브라질의 주전 No.9 제주스가 독일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승리를 이끌었다. ⓒ 브라질 축구협회


다양한 옵션, 두터운 스쿼드 재확인

치치 감독은 월드컵 남미 예선과 여러 차례 평가전을 통해 어느 정도 주전의 윤곽을 잡아놓은 바 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에서는 언제 어디서 새로운 변수가 나타날지 모른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치치 감독은 이번 3월 평가전에서 실험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삼바군단의 주전 No.9 자리는 제주스가 건재하다. 하지만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주는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컨디션도 만만치 않다. 뛰어난 전방 압박, 헌신적이면서도 깔끔한 연계 플레이로 팀 내 확실한 두 번째 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쿠티뉴는 좌우 윙포워드뿐만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으며, 네이마르의 부담을 덜어줄 크렉으로 손색이 없다. 러시아전에서는 중앙 미드필더, 독일을 상대로 왼쪽 측면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냈다. 윙어 더글라스 코스타 역시 특유의 종적인 돌파와 개인기를 보여줬다. 

평소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페르난지뉴는 독일전에서 한 칸 앞으로 배치돼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공수를 매끄럽게 연결했고, 강한 압박을 통해 중원 싸움에서 경쟁력을 증명했다. 최근 부진으로 잠시 주전에서 밀려났지만 공수를 모두 겸비한 헤나투 아우구스투는 언제든지 허리에서 활력을 불어 넣어줄 옵션이다. 

수비진 뎁스도 두텁기는 마찬가지다. 그동안 마르퀴뉴스, 주앙 미란다 센터백 조합이 많은 호흡을 맞췄지만 이번에는 티아구 실바가 마르퀴뉴스 대신 선발 출전해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선보였다.

좌우 측면은 마르셀루, 다니 알베스가 주전을 꿰찬 가운데 왼쪽에서 필리피 루이스, 알렉스 산드루가 백업 한 자리를 놓고 경쟁 관계에 놓여있으며, 오른쪽은 파그네르, 다닐루 등이 버티고 있다. 골키퍼는 맨시티에서 주전으로 활약 중인 에데르송이 현 대표팀에서 두 번째 옵션으로 밀려날 만큼 든든하다. 

유럽 적응력 이상무

브라질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세 차례 월드컴에서 우승에 실패한 원인은 유럽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6 독일 월드컵 8강전에서는 프랑스에 0-1로 패했다. 2010 남아공 대회 역시 8강에서 네덜란드에 1-0으로 앞서가다 후반에 필리피 멜루의 퇴장으로 인한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2골을 내줬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독일에 1-7로 패한 뒤 3,4위전에서 네덜란드에 0-3으로 덜미를 잡혀 망신을 당했다. 

지금까지 치치 감독의 브라질은 총 18경기(13승 4무 1패)를 치렀다. 하지만 대부분 남미 예선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지난해 11월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은 치치호 출범 이후 첫 번째 유럽팀과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브라질은 주전이 다수 결장한 잉글랜드를 상대로 강한 압박과 스리백 전술에 꽁꽁 묶이며 0-0 무승부에 그쳤다.

그래서 이번 3월 A매치에 펼쳐지는 러시아, 독일 원정 평가전은 중요도가 높았다. 그러나 브라질은 두 번의 원정 경기에서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오는 6월 월드컵 본선에서는 스위스, 세르비아 등 피지컬이 좋고 수비력이 탄탄한 유럽 팀과 맞붙게 된다. 그리고 토너먼트에서는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 우승후보 유럽의 벽을 넘어야 한다. 브라질은 러시아에 입성하기에 앞서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팀과의 평가전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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