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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중일 관계가 상당히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이 한국과 협상 테이블에 앉은 이후 미국과도 대화를 하겠다며 나선 덕분이다. 그동안 긴장이 사그라들지 않았던 아시아 정세가 평화 쪽으로 선회했다. 북한의 변화 하나로 한국 내 기류만이 아니라 중국, 일본도 함께 변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이 세 나라는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뗄 수 없는 관계다.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는 역사적으로 많은 분쟁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서로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아시아 중요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한중일 세 나라는 교류는 수 백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 음식이 된 짬뽕, 짜장면도 한중일 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다. 짬뽕과 짜장면은 단순히 중국과 교류를 통해서 넘어온 게 아니다. 일본을 한 번 거치면서 한국에 들어왔다. 나가사키 짬뽕은 일본 나가사키 시에서 유학을 하던 중국인들이 개발한 음식이었다.

<본격 한중일 세계사>를 보면, 나가사키에서 유학하는 중국 학생들을 위해 '천핑순'이라는 화교가 남는 반찬을 가지고 만든 게 '나가사키 짬뽕이라고 말한다. 일본에서 이렇게 탄생한 짬뽕은 화교 네트워크를 통해 일제강점기인 조선으로 전해지고, 한국의 입맛에 맞게 개량되었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먹는 짬뽕 하나만 보더라도 중국과 일본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이어지는 역사 문화 교류의 이음새를 볼 수 있다. 언뜻 한중일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중고교 시절에 공부한 요점 정리가 가득한 역사 교과서를 공부해야 할 것 같지만 이렇게 음식 하나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본격 한중일 세계사, 위즈덤 하우스
 본격 한중일 세계사, 위즈덤 하우스
ⓒ 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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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를 읽으면서 그동안 어렵게 접근한 역사를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앞서 언급한 짬뽕 이야기는 <본격 한중일 세계사>의 프롤로그에서  다루는 이야기다. 독자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한 회심의 카드였다.

프롤로그 하나를 읽은 이후 펼쳐지는 19세기 이전 중국사와 19세기 이전 일본사 에피소드는 역사를 이렇게 한눈에 보기 쉽도록 정리할 수 있다는 데 새삼 놀랐다. 기원전 시기부터 시작해 중국과 일본 두 나라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어떻게 흘러들어오고, 서양과 어떻게 관련을 맺게 되었는지 정리한다.

제4장 면 테크 전성시대 장에서는 서양의 역사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입게 된 면직물은 17~18세기 인도에 진출한 영국 상인들이 가져온 인도산 면직물이 계기가 되었다. 저렴한 가격의 인도산 면직물은 유럽만 아니라 영국 시장도 장악해 버렸다.

결국, 영국은 자국의 모직물 사업 보호를 위해 인도산 면직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이미 인도산 면직물에 익숙해진 영국은 인도에서 면화를 수입해 직접 국산 면직물 만들기에 들어간다. 이때 조금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탄생한 게 '방직기'와 '방적기'다. 영국의 산업혁명은 이렇게 시작됐다.

영국은 차고 넘치는 면직물을 팔기 위해서 동인도 회사에 판매를 했고, 영국은 많은 부를 축적하는 데에 성공한다. 그런데 영국 상인들의 재정은 중국에서 건너온 차와 찻잔(도자기), 비단 등을 구매하는 데에 사용되며 큰 이득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영국은 중국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영국은 식민지를 통해 얻은 은화의 상당수가 중국으로 흘러가자 아편을 중국으로 유입시키기 시작해 다시금 은화를 가져오기 시작한다. 영국과 중국의 아편전쟁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을 <본격 한중일 세계사>는 만화로 쉽고, 재미있고 그리고 있다.

<본격 한중일 세계사> 위즈덤 하우스
 <본격 한중일 세계사> 위즈덤 하우스
ⓒ 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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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에 중요한 아편전쟁을 단순히 몇 년도에 발생한 전쟁이라고 외울 수도 있지만, 아편 전쟁이 일어나는 과정을 이해하면 훨씬 더 쉽게 '아편전쟁'이라는 역사를 알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아편전쟁'이라는 단어를 외운 것과 다르다. 이해를 한다는 건 '나의 것'이 되는 일이다.

이 글에서 소개한 부분은 <본격 한중일 세계사>의 '중국사' 일부분일 뿐이다. <본격 한중일 세계사>에는 일본에 네덜란드 상인들이 거주하던 '데지마' 섬의 유래를 비롯해, 한때 쇄국정책을 펼쳤던 일본이 근대화를 앞당길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도 만화로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한 권으로 정리된 세계사 책을 읽으면서 요점 정리는 할 수 있었지만,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거나 좀 더 재미있는 책을 찾는 사람들에게 <본격 한중일 세계사>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다. 오늘날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아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본격 한중일 세계사 1 - 서세동점의 시작

굽시니스트 지음, 위즈덤하우스(2018)


태그:#본격 한중일 세계사, #위즈덤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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