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별리그 첫 번째 상대인 스웨덴전을 대비한 모의고사로 치러진 북아일랜드전에서 축구대표팀은 결과마저 가져오지 못하면서 기대보단 우려의 시선만 더 커지게 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밤(이하 한국시각) 영국 벨파스트의 윈저 파크에서 열린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경기종료 5분 전 통한의 결승 골을 허용하며 1-2의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해 이길 수 있는 경기였기에 패배가 더욱 아쉬웠다. 대표팀은 경기내용에서도 그렇고 결과마저 가져오지 못한 너무나 뼈 아팠던 패배였다.

효율성이 떨어진 공격진

 기성용이 24일(현지시간) 영국 벨파스트 윈저파크경기장에서 열린 북아일랜드 평가전에서 조니 에번스(5)를 앞에 두고 드리블하고 있다. 2018.3.25

기성용이 24일(현지시간) 영국 벨파스트 윈저파크경기장에서 열린 북아일랜드 평가전에서 조니 에번스(5)를 앞에 두고 드리블하고 있다. 2018.3.25 ⓒ 연합뉴스


대표팀은 손흥민과 김신욱, 권창훈이 3톱으로 나선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실제로는 3미들의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한 이재성이 윙으로 활약하며 사실상 4-4-2에 가까운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치렀다. 이번 평가전 이전부터 끊임없는 관심사였던 손흥민의 파트너가 누가 될지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공격진에서의 경쟁은 아직 이어가게 됐다.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의 짝으로 출전해 가능성을 시험한 이근호와 구자철이 컨디션 난조로 출전하지 못하면서 동아시아 선수권 대회와 터키 전지훈련에서 A매치 4경기 연속골로 존재감을 알린 김신욱이 오늘 경기의 선발로 출전하게 됐다.

동아시아 대회와 터키 전지훈련에서 보여줬던 김신욱은 상대 수비수와의 피지컬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제공권과 발밑 기술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이는 등 동료들과의 호흡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끝에 A매치 4경기 연속골이란 결과물까지 남기며 공격진 주전 경쟁에 다시 참여했다.

그러나 김신욱의 활약은 느낌표를 찍는 것이 아닌 물음표만 남기고 말았다. 선발로 출전해 90분 풀타임 활약한 김신욱은 부지런히 뛰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필요할 때는 아무런 역할을 해주지 못했는데 장기였던 제공권 싸움이나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하였다. 신 감독은 김신욱의 장점을 살리고자 이용과 염기훈을 기용했음에도 끝내 김신욱의 장점을 살리는 데 실패했다.

공격진의 효율성 면에서도 아쉬웠다. 물론 첫 번째 골 과정에선 상대 뒷공간을 뚫는 공격이 주효하며 선제골을 넣었고, 원정경기임에도 경기주도권을 가져가며 경기를 펼친 건 좋은 점이었지만 효율성은 다소 떨어졌다. 두 팀의 슈팅 수는 13대4로 한국의 절대적 우위, 하지만 4개의 슈팅 중 유효슈팅 2개를 기록하며 자책골 포함 2골을 넣은 북아일랜드에 비해 세밀함이 떨어진 공격력은 아쉬움이 남았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수비불안

조별리그 첫 상대 스웨덴의 가장 큰 장점은 역습과 세트피스를 이용한 공격, 그리고 강력한 피지컬로써 이러한 장점을 가진 북아일랜드는 한국의 수비진이 스웨덴을 상대로 했을 때 경쟁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 매치업이었다.

결과부터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스웨덴을 상대로 버겁지 않을까 예상된다. 한국은 이날도 그동안 약점이었던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의 약속된 플레이에 대처하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동점 골을 허용했고, 종료 5분 전에는 상대의 역습에 통한의 결승 골을 허용했다.

실점 상황에서의 공통점은 피지컬 싸움에서 밀렸다는 점이다. 동점 골 상황에서 프리킥 벽을 서고 있던 선수들은 북아일랜드 선수들의 피지컬 싸움에서 밀리며 뒷공간으로 치고 들어가는 선수를 잡지 못해 결국 동점 골을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두 번째 실점 상황에서도 장현수가 상대와의 피지컬 싸움에서 밀리며 역전 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스웨덴의 강점이 강력한 피지컬과 세트피스가 강점으로 꼽히는데 대표팀이 오늘 보여준 문제점은 스웨덴전 대비 영양가 있는 예방주사를 맞았다곤 하지만 불안감을 가져다줄 수밖에 없는 모습들이었다.

지금까지 한국대표팀의 실점 상황을 보면 상대의 세트피스와 빠른 역습에 수비조직력이 무너지며 실점을 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스웨덴전을 넘어 본선에서 상대할 때 이 수비진이 과연 상대의 공격을 막을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부호만 가득 남긴 경기였다.

다듬어지지 못한 플랜B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영국 벨파스트 윈저파크경기장에서 열린 북아일랜드 평가전에서 코리 에번스를 앞에 두고 슛하고 있다. 2018.3.25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영국 벨파스트 윈저파크경기장에서 열린 북아일랜드 평가전에서 코리 에번스를 앞에 두고 슛하고 있다. 2018.3.25 ⓒ 연합뉴스


신태용 감독은 전반전 부상으로 교체된 김진수를 제외하고 후반 중반부터 교체카드를 꺼내 들기 시작했는데 대표팀의 중심인 기성용과 손흥민을 비롯해 권창훈, 박주호를 교체하며 정우영과 이창민, 황희찬, 염기훈을 기용하였다.

김진수를 빼고 김민우를 투입한 점은 김진수의 부상이 작용하였고, 후반전 신 감독이 보여준 교체카드는 이동에 따른 피로로 지친 선수들의 체력안배도 있었지만 본선을 대비한 플랜 B를 다듬으려는 신 감독의 의중도 읽을 수 있었던 교체였다.

월드컵 본선에선 어떠한 일이 생길지 모르는 현실이다. 주축선수가 부상이나 징계 등의 이유로 출전하지 못할 때 그를 대체할만한 벤치멤버의 활약에 따라 팀 전력이 플러스가 되느냐 마이너스가 되느냐가 갈리는 데다 특히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적절한 선수교체로 경기흐름도 바꿔야 하기에 벤치멤버의 활약이 중요한 때다.

그러나 북아일랜드전에서 보여준 대표팀의 플랜B 가동은 여전히 다듬어지지 못했다. 기성용과 박주호가 빠진 미드필드에선 공격 빌드업이 다소 떨어지며 공격전개에 있어서 매끄럽지 못한 모습이었고, 황희찬과 염기훈 또한 부지런히 뛰어줬지만 정작 해결하는 능력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당장 친선경기보다 본선을 내다본 신 감독의 안목은 높게 평가해야 하지만 대표팀의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플랜B는 아직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면서 오히려 기성용, 손흥민에 대한 의존도만 더욱 키울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었다.

중요했던 경기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대표팀은 오히려 경기 집중력을 키우는 것과 리드하고 있을 때의 영리한 경기운영 등이 숙제로 떠오르게 됐다. 다만 분명한 건 본선 첫 경기인 스웨덴전까지 앞으로 80여 일 남은 상황에서 대표팀은 스웨덴전에 대해 불안감이 더 커지게 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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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신태용 북아일랜드 대한민국 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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