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나들이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변치 않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숟가락, 밥그릇, 냄비 그리고 불, 마을일 것이다
농사 짓고 여러 작물을 재배하고 과일을 따고
나무와 새들, 사계절의 순환, 숲속을 거니는 사람과
동물의 발자국과 그림자, 그 바람소리......
도시만 벗어나면 우리는 그 선사시대의 인간이 된다.

인간이 선사시대의 인류보다 더 가난해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현세의 인류가 선사시대의 인간보다 더 불행해질 수
있음도 경계해야 한다

골프장보다 김밥 싸들고 시와 음악의 축제를 벌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오늘날의 가족은 젊은 시절 읽었던 감동 깉은 책을
한 권 들고 야외로 나가 자식들과 이웃들과 함께
토론하고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고 나눠야 한다

자식에게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가 가르치면,
자식은 부모에게 진정한 존재란 무엇인가를 가르쳐 줄
지도 모른다
진정한 개인, 가족, 이웃이 가장 큰 세상을 만드는
지상의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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