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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경기도 소재 대학 체육계열 학과 내 부조리를 고발하는 글 일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경기도 소재 대학 체육계열 학과 내 부조리를 고발하는 글 일부
ⓒ 페이스북 익명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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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경기도 소재 대학 체육계열 학과 내 부조리를 고발하는 글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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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학기 초만 되면 대학생들 사이에서 입방아에 오르는 얘기가 있다. 바로 대학 내 선후배 사이 간 부조리, 일명 '똥군기' 문화이다. 특히나 체육계열 학과는 거의 매년 하나 이상의 대학에서 오랫동안 뿌리박혀 있던 부조리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신입생들이 입학을 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당수의 대학생 커뮤니티에서 체육대학 내 '똥군기' 문화를 고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에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는 '도와주세요 무섭고 힘들어요'라는 글이 게재되었다. 경기도 소재의 대학 스포츠레저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학과 내 비상식적인 규율에 대해 고발하겠다며 글을 시작했다.

비상식적인 규율의 내용을 보면 저학년의 여학생들은 염색과 파마 등을 금지하는 등 자신을 꾸미는 것에 있어 자유롭지 못하며 학교 내에서는 전공 수업과 상관없이 반바지나 치마를 입지 못한다. 이를 어길 시 집합을 하게 되며 집합을 할 때 블라인드를 쳐 어두운 실기장에서 양반다리로 곧은 자세를 유지하고 선배와 눈을 마주치면 안 된다고 글쓴이는 전했다.

이에 반해 3학년이 되면 모든 것들이 허용되며 운동을 할 때에도 화장이 허용이 된다. 글쓴이는 운동 시간에 화장을 금지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만 저학년만 화장을 금지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후배들에게 이러한 규율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글을 쓰게 되었으며 학과가 진심으로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이 글과 함께 첨부된 녹취록에서는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혼을 내는 듯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 글이 사실이라면 이는 체육학과에서 이러한 사건들이 일어날 때마다 강조하는 '예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히려 이러한 일은 선배라는 권위로 후배들에게 '갑질'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학교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체육학과 내 부조리를 고발하는 글
 학교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체육학과 내 부조리를 고발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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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으로 드러난 체육계열 학과의 '똥군기'는 이뿐만 아니다. 충청남도 소재의 대학 체육학부에서도 비슷한 부조리를 고발하는 글이 지난 10일 학교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본인을 본 학교 체육학부 학생이라 소개한 글쓴이는 체육학부 내 모든 학과에는 군기가 있으며 언제부터 만들어진 것인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괴로웠다고 글을 써 내려갔다.

글쓴이는 큰 인사법과 통화시 엄격한 규칙, 술자리 보고 와 교내 흡연 금지 등 학과 내 규율들을 나열했는데 이외에도 상당히 많은 규율이 있으며 이를 어길 시 어두운 골목에서 집합을 하게 되며 머리 박기, 엎드려뻗치기와 함께 온갖 욕설과 내리 갈굼을 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수많은 규율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여자 후배들에게 성추행적인 발언을 해도 후배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라는 내용이다. 사회적으로 '미투(#MeToo) 운동'등 여성에 대한 성추행 혹은 성폭행이 근절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내용은 상당한 논란이 될 수 있다.
본인을 논란이 된 학과의 학과장이라고 밝힌 교수의 글
 본인을 논란이 된 학과의 학과장이라고 밝힌 교수의 글
ⓒ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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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을 논란이 된 학과의 학과장이라고 밝힌 교수의 글
 본인을 논란이 된 학과의 학과장이라고 밝힌 교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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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같은 익명 커뮤니티에 논란이 된 학과의 학과장이라고 밝힌 사람의 글이 올라왔다. 이러한 일들로 인해 상처받을 사람들에게 사죄하며 체육계열의 올바른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글을 자세히 보면 성추행과 관련된 해명이 없을 뿐 아니라 잘못된 규율에 대한 합리화를 주장하는 내용이 있다.

이를 반증하듯 이 글의 댓글에서도 '성인이 된 학생들에게 왜 관여가 이루어지는지 모르겠다' '변명을 하는 것 같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고 SNS 내 감정 이모티콘 '화나요'가 41개나 눌러졌다.

지금은 인권이 강조되는 시대이고 창의적인 인재가 등용되는 시대이다. 하지만 체육계열 학과의 이해하기 힘든 규율과 부조리는 인권을 침해하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것을 막는 그야말로 사회에서 백해무익한 악습이다.

진심으로 선배가 후배를 위한다면 후배에게 시대를 역행하는 비상식적인 것들을 강요하기보다 시대를 앞서갈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이 더 올바를 것이다.


태그:#체대, #똥군기, #부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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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세상을 연결하는 스포츠 커뮤니케이터, 박영우입니다. 오마이뉴스에 송고된 기사를 포함해 제가 작성한 다양한 스포츠 기사를 더 스포리 미디어 블로그(https://newsightofsports.tistory.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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