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앞선 두 경기의 부진을 씻어내고 시범경기 첫 호투를 펼쳤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렌치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범경기가 아니었다면 6회에도 충분히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을 만큼 투구수(75개)도 적절했다.

류현진은 이날 호투로, 14.29로 시작했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을 8.44까지 뚝 떨어트렸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가 시범경기 첫 두 경기에서 부진했던 류현진을 괜히 선발 투수로 낙점한 게 아님을 증명한 셈이다.

오타니 마이너 경기 출전하며 한일 야구괴물 맞대결 불발

 류현진의 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류현진의 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 MLB.com 화면 캡처


류현진은 이번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2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14.29를 기록했다. 1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는 2.2이닝 2피안타4실점을 기록했고 1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도 3이닝 7피안타5실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물론 시범경기가 단지 구위를 점검하는 기간이고 류현진이 사실상 선발 한 자리를 보장받았다곤 하지만 아무래도 연이은 부진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류현진이 시범경기에서 세 번째로 만나게 된 에인절스는 일본의 야구괴물 오타니 쇼헤이가 속한 팀이다. 물론 오타니는 시범경기에서 투수로는 27.00(2.70이 아니다), 타자로는 타율 .107로 부진하지만 오타니와 류현진의 맞대결은 한일 야구팬들에게 큰 관심을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타니가 앞서 열린 마이너리그 더블헤더 경기를 소화(8타수2안타3삼진)하면서 다저스전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앞선 두 경기의 부진을 의식했을까. 류현진은 경기 초반부터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1회 선두 타자 이안 킨슬러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류현진은 자타가 공인하는 에인절스의 간판스타 마이크 트라웃과 작년 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에인절스를 거치며 35홈런109타점을 기록했던 강타자 저스틴 업튼을 연속 삼구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깔끔한 1회 투구였다.

류현진은 2회 1사 후 작 코자트와 안드렐튼 시몬스에게 안타, 루이스 발부에나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류현진의 위기탈출해법은 삼진이었다. 류현진은 2사 만루에서 마틴 말도나도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무실점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이번에도 말도나도를 덕아웃으로 돌려 보내기 위해 류현진에게 필요했던 공은 단 3개였다.

5이닝6K1실점, 정규리그가 아닌 것이 아쉬울 정도의 호투

류현진은 3회에도 1사 후 트라웃과 업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3루의 위기를 맞았다(두 올스타가 1회의 삼구삼진에 적잖이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다). 시범경기라 특별한 작전이 나오진 않았지만 무사, 혹은 1사 1,3루는 야구에서 득점이 가장 자주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알버트 푸홀스를 2루수 플라이, 코자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앞선 4개의 삼진과는 달리 류현진은 몸쪽 낮은 공으로 코자트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류현진의 첫 실점은 4회에 나왔다. 류현진은 4회 공 2개로 손쉽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후 8번 타자 발부에나에게 2볼에서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공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됐다(8번타자라곤 하지만 발부에나는 작년 시즌 22홈런을 때렸던 선수다).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말도나도를 다시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추가 위기 및 실점을 막았다.

4회를 공8개로 막은 류현진은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단 3개의 공으로 한 이닝을 지워 버렸다. 그것도 에인절스의 상위타선 킨슬러, 트라웃, 업튼이었다. 이날 류현진이 빠르게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왔기 때문에 에인절스 타자들 역시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를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과 오스틴 반스로 이어지는 다저스의 베터리는 이를 역이용해 가볍게 범타를 유도했다. 5이닝을 효과적으로 막은 류현진은 6회부터 마운드를 페드로 바에즈에게 넘기고 이날 투구를 마쳤다.

류현진은 이날 피안타(5개)가 비교적 많았지만 타자들과 매우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류현진이 기록한 6개의 탈삼진이 모두 삼구삼진이었다는 점이 그 증거다. 무엇보다 정규리그 개막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컨디션을 바짝 끌어올렸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물론 류현진은 5선발이라 시범경기에서 한 차례 더 등판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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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시범경기 LA 다저스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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