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973일 만의 승리 투수가 된 뒤 인터뷰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 ⓒ 연합뉴스


류현진이 시범경기 세 번째 등판에서 좋은 투구 성적으로 정규시즌 기대감을 높혔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오전 11시 5분부터 캐멀백렌치에서 시작된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5이닝 5피안타 6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5회까지 75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수 관리도 잘 이뤄졌다.

공이 좋고 몸상태가 괜찮다는 평가는 캠프 내내 있었지만, 직전 콜로라도전과 화이트삭스 전 합해 5.2이닝 9피안타 4볼넷 4탈삼진 9실점을 기록하며 성적은 좋지 못했다. 물론 시범경기였고 선발 자리도 사실상 확보를 해놓았던 터라 경쟁 압박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커브 제구도 좋지 못했고 소화 이닝 수도 좀처럼 늘지를 않으면서 시즌 준비에 물음표가 조금 붙었었다.

그러나 오늘 에인절스를 상대로 성적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스프링캠프 막바지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고 동시에 얼마 안 남은 정규시즌 출발에 앞서 밝은 전망을 예고했다.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은 다저스는 에인절스에 3-4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류현진이 승리투수로 기록됐다.

류현진, 불운했던 안타에도 에인절스 방망이 압도했다

류현진은 1회에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안 킨슬러를 맞아 2구 만에 먹힌 뜬공타구를 유도해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후 트라웃에게는 커브로, 업튼에게는 하이 패스트볼 투구을 던져 삼진을 잡아내며 둘을 나란히 덕아웃으로 쫓아냈다.

투구 내용 중 2회가 가장 좋지 않았다. 선두였던 4번타자 푸홀스에게 잘맞은 타구를 허용했지만 2루수 키케 에르난데스의 위치선정 도움을 받아 아웃을 잡았다. 그러나 코자트에게 빗맞은 안타를 허용하고 이어 시몬스에게 시프트를 뚫는 안타를 내줬다. 여기에 발부에나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2사 만루에 몰렸다. 다행히 말도나도를 커브로 삼진 잡으면서 위기를 넘겼다. 이 이닝에만 26개를 던지면서 1회에 비해 기복있는 모습이 있었다.

3회에도 공의 위력은 좋았으나 불운했던 빗맞은 안타 2개가 나오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킨슬러를 내야뜬공으로 압도한 류현진은 이어진 트라웃-업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몸쪽으로 들어가는 공들이 타자 방망이를 누르긴 했지만 절묘한 지점에 공이 떨어지면서 연속 안타가 됐다. 그러나 푸홀스를 내야뜬공으로 돌려세웠고 코자트에게 삼진을 잡으며 이닝을 마쳤다.

4회에는 아쉬운 피홈런을 허용했다. 칼훈과 시몬스를 유격수 땅볼로 잘 유도하고 2사 상황에서 발부에나에게 홈런을 맞았다. 발부에나는 한쪽 무릎을 굽히며 변화구에 타이밍을 약간 뺏긴듯한 스윙으로 타격을 했는데, 이 타구가 담장을 넘겼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류현진은 말도나도에게 다시 삼진을 뺏으며 이닝을 마쳤다.

5회에는 9개의 공으로 깔끔한 이닝을 보냈다. 킨슬러에게는 또 힘싸움에서 이기면서 먹힌 뜬공을 유도했고 빗맞은 안타를 대비했던 중견수 테일러가 내려와서 공을 잡았다. 이후 트라웃-업튼의 타구는 내야에서 처리되면서 1회 이후 오늘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고 투구를 끝냈다.

몸쪽 승부로 에인절스 괴롭힌 류현진, 구위와 날카로움 더하며 좋은 투구 선보여

오늘 류현진은 몸쪽 승부를 잘 활용했다. 경기를 중계했던 MBC스포츠플러스 김선우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바깥쪽 코스를 주로 활용하는 것을 인지하고 나온 에인절스 상대로 역으로 몸쪽을 뿌리면서 상대에게 혼란을 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만루 상황에서 코자트의 삼진과 말도나도의 삼진은 몸쪽으로 빠른 승부를 들어가서 얻은 결과였다.

커브 역시 의미있는 삼진을 잡아냈다. 트라웃에게 커브를 잘 떨어트려 이번 캠프 첫 삼진을 잡아냈고, 만루 상황에서 말도나도에게 뺏은 삼진도 커브를 던져 이끌어냈다. 상대의 에이스 타자를 상대로도, 위기 상황에서도 믿고 던질 수 있을 정도가 되면서 이전의 커브가 좀 불안했던 모습들을 지우고 실전에서도 적응력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5회 내려갈 때까지 공의 힘이 계속 이어진 것도 고무적이었다. 작년 류현진은 4회와 5회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은 5회를 75구에 끊으면서 경제적인 투구 수와 함께 4회 이후에 고전했던 작년 모습을 지워냈다.

사실상 유종의 미 거둔 류현진, 정규시즌 향한 마지막 담금질 들어가

이제 류현진은 로테이션 일정대로 5일 뒤에 투구를 한 번 더 하게 되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일정을 마무리한다. 28일에 라이브BP 혹은 실전 등판이 예정되어 있는데, 실전에 나설 경우 또다시 에인절스 타선을 상대해야 한다.

정규시즌 첫 상대가 애리조나인데 애리조나는 강한 타선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이번에 맛본 에인절스의 주력 타선도 겨우내 업그레이드를 통해 상당히 좋은 타선으로 발전했다. 코칭스태프의 판단에 의해 캠프 마지막 등판을 할 곳이 정해지겠지만, 실전에서 상대를 하든 BP에서 팀 동료들을 상대를 하든 스파링 파트너로는 매우 훌륭해 마지막 모의고사를 알차게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유종의 미를 거둔 채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 류현진. 2018시즌 'AGAIN 2013'을 천명하고 완벽한 상태에서 다시 한 번의 시작을 앞둔 그의 활약에 기대감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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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MLB 다저스 선발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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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서 일어난 팩트에 양념쳐서 가공하는 일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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