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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좋은 이유

일거삼득(一擧三得)
18.03.23 03:29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올해로 해가 바뀌면서 한동안 무기력에 시달렸다. 우선 직장상사가 바뀌면서 업무적 스트레스 강도가 심해졌다. 퇴직한 전 상사는 까다롭지 않았으나 신임 상사는 매사가 부정적 마인드를 지닌 사람이었다.

하여 직원들이 모두 힘들어했다. 다행히 곧 퇴사한다는 소문이 돌아서 다들 하루라도 빨리 나가주길 바라는 분위기다. 다음으론, 건강이 매우 안 좋아졌다. 계속되는 야근과 수면의 부족, 과음과 흡연 따위 등으로 말미암아 치아가 옥수수 빠지듯 달아났다.

이를 치료하느라 석 달 가까이 마스크 착용에 더하여 김치 따위는 아예 먹지도 못 하는 등 그야말로 악전고투의 나날이었다. 끝으로 작년까지 활동했던 여러 곳의 시민과 객원기자 활동이 작년 말을 기점으로 여정(旅程)이 끝났다.

따라서 그곳에 쓰는 글과 취재 등등의 가외 돈벌이 수단(?) 또한 동면기(冬眠期)라는 블랙홀에 빠지고 말았다. 본업인 경비원의 급여만으론 매달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다. 그래서 올해도 투잡, 쓰리잡의 형태인 시민기자 활동은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실정이다.

허나 올 초, 몇 번 응모한 시민기자 서류가 맘에 안 찼던지 합격이란 낭보는 쉬 오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아들이 먼저 일거삼득(一擧三得)의 기쁨을 전해왔다. 오는 4월의 결혼에 이어 벌써 집 장만에 따른 집들이, 그리고 직장에서의 과장 승진이 바로 그것이었다.

무기력에서 겨우 탈출하면서 지인들에게 보낼 청첩장과 기타의 준비 등으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럴 즈음 나에게도 '일거삼득'의 좋은 소식이 답지(遝至)했다. 먼저, 재작년까지 기자로 활동했던 모 국가기관에서 올해부터 다시 글을 써줬음 하는 바람을 피력해왔다.

동의하는 답신과 제반의 서류를 보냈는데 그게 어제 '합격'의 낭보로 보답했다. 또 다른 언론사에 보낸 시니어기자 공모에서도 서류심사를 통과했다. 다음 주에 면접이 있다기에 쉬었던 어제는 대전역에 나가 열차표를 예매했다.

치과 치료는 사실상 어제 끝났다. 덕분에 어제 저녁을 산 지인과 함께 만두전골에 이어 신선한 야채까지 먹을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 행복했다! 그렇게 맛난 식사를 모처럼 하는데 휴대전화에 문자가 들어왔다.

유수의 언론사에서 기고(寄稿) 청탁(請託)을 원하는 내용이었다. "할 일이 있어서 오늘은 술을 사양하겠습니다." 집으로 곧장 돌아와 글을 완성했다. 아, 내게도 다시금 봄이 왔구나!

봄은 좋다. 봄은 나로 하여금 다시 또 왕성한 집필을 요구한다. 무기력했던 심신이 활발(活潑)로 치환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살아있었다.

덧붙이는 글 | 없음



태그:#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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