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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비홍계 중진 회동 자유한국당 비홍(비홍준표)계 중진 의원인 정우택 전 원내대표와 나경원, 이주영, 유기준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6.13지방선거 대책 논의를 위한 회동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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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까지 연탄가스 냄새가 와가지고...  바퀴벌레는 연탄가스에 죽나? 에프킬라에만 죽나?"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5선, 충북 청주시상당구)이 '연탄가스'를 연발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홍준표 대표가 전날(21일) 페이스북에서 정 의원을 포함한 일부 중진 의원들의 지방선거 인물난 책임론에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라고 엄포를 놓은 데 대한 불쾌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관련 기사 : '인물난' 내홍 휩싸인 한국당... 홍준표, 중진들 '연탄가스'에 비유).

홍 대표는 이 글에서 자신에게 반기를 든 일부 중진을 "한줌도 안 되는 그들"로 비난하기도 했다. 정 의원이 언급한 '바퀴벌레'도 홍 대표가 친박 진영을 깎아 내리며 쓴 표현이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의 부인이 이 말에 분노, 홍 대표의 부인을 만나 에프킬라를 선물했다는 일화도 있다.  

정 의원을 포함한 이주영, 나경원, 유기준 의원 등 '반홍' 중진 의원 네 사람은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홍준표 체제'를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홍 대표의 품격없는 발언과 독선적인 당 운영에 대한 불만이 주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홍 대표를 향해 ▲ 진중한 언행 ▲ 민주적 당 운영 ▲ 지지율 상승 대책 제시 ▲ 인재영입 전력 투구 등을 요구했다.

이주영 의원(5선, 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은 "그동안 (선거 승리를 위해) 당 대표에게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는데, 그런 충정에 모멸감을 주는 언동으로 동지에게 상처를 입히는 말을 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홍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너무 독선, 독주하고 있어 오히려 갈등이 증폭되고 적전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라고 우려했다.

이주영 "초·재선도 불만 많지만 말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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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2기 혁신위원회 혁신안 발표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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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홍 대표의 독선 때문에 중진 뿐 아니라 초·재선 의원들까지 의견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개별적으로 초·재선 의원과 대화를 해보면, 우리와 같은 말을 많이 하고 있다"라면서 "그런데 (대표가) 상처 주는 당 대표다보니까 그 말을 쉽게 못하고 일부 피하는 인상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정우택 의원은 자신을 '당이 어려울 때 당을 지키고 재건한 사람'이라고 강조하면서, 홍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을 이끈 중진들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홍 대표가 당 대표를 맡은 지 1년이 가까워지고 있는데,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을 당을 지켜온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모습은 올바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홍 대표가 '반홍 중진'들을 다음 총선에서 "강북 험지로 차출"하겠다고 공언한 것에는 "(지방선거 패배 시에도) 다음 총선까지 본인이 공천권을 행사하겠다는 마각(馬脚 : 가식 속에 숨긴 본성)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그럴 시간이 있으면 지방선거를 이끌어갈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비판했다.

유기준 의원(4선, 부산 서구동구)은 홍 대표의 당 운영으로 "민주주의가 실종됐다"라고 맹비난했다. 유 의원은 "당직을 임명할 때 (대표와) 가까운 사람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라면서 "당 내분과 갈등이 계속되면서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애당초 일부 중진의원들이 전날(21일) 오전 열기로 지난 14일 의견을 모았지만, 김성태 원내대표가 같은 날 원내중진연석회의를 소집하고 나서면서 무산된 바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먼저 정했어도 각각 열리는 모습은 좋지 않다"라면서 "언론에서는 내분으로 보도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이 의원의 우려가 무색하게도,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미 내부 분열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회의 자리에서 "당 대표가 우리 충정을 알아들으시고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미 중진의원들의 반기에 강경 입장을 표한 홍 대표가 이들의 주장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의원은 홍 대표가 요구 사항을 받지 않더라도 계속 간담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라도 모여서 간담회를 통해 모인 의견을 당 지도부에 요청하겠다는 생각이다"라면서 "우리 충정을 받아들여 홍 대표가 변한다면 당도 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