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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7일 '안네 프랑크' 공연을 끝으로 폐관했다가 재개관을 맞게된 서울 중구 정동의 세실극장
 1월 7일 '안네 프랑크' 공연을 끝으로 폐관했다가 재개관을 맞게된 서울 중구 정동의 세실극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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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문을 닫았던 서울 중구 정동의 세실극장이 재개관된다.

서울시는 21일 "42년 역사의 세실극장을 장기 임대하기로 했다"며 이날부터 극장을 운영할 비영리단체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1976년 5월 1일 동아방송 라디오제작부장 출신의 임석규씨가 대한성공회성당 별관에 문을 연 세실극장은 1980년대 대학로 연극 무대가 활성화되기 전까지 삼일로 창고극장과 함께 한국 연극의 중흥기를 이끈 명소였다. '세실'이라는 이름은 1931년 부임해 23년간 성공회 교구장을 맡았던 세실 쿠퍼(Cecil Cooper) 주교에서 따왔다. 김수근과 함께 '20세기 한국 건축'을 대표하는 김중업이 설계한 세실극장은 2013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개관 이래 다섯 번이나 주인을 바꿔 운영해오던 세실극장은 지난 1월 7일 공연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6년째 극장을 운영해온 씨어터오컴퍼니 측은 "1300만 원에 달하는 월세를 포함 매달 2000만 원 이상 되는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한성공회는 극장 임대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이곳을 허물고 사무공간을 만들려고 했는데, 서울시가 '문화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극장을 5년간 장기 임대해 새로운 운영자에게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됐다.

서울시는 내달 5일까지 세실극장의 운영비 전액과 임차료의 일부를 자부담하는 조건으로 운영자를 공개모집한다. 서울시에 주 사무소를 둔 연극관련 사업 경력 5년 이상의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가 대상이며,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홈페이지(http://www.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세실극장을 정동 일대에 조성되는 '대한제국의 길'을 활성화하는 거점으로 활용해 덕수궁 돌담길, 고종의 길, 등록 문화재인 양이재로 등 정동의 역사문화 탐방을 유도할 방침이다. 특히 세실극장의 옥상 공간은 서울시가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도시재생은 물리적인 도시환경만을 개선하는 것이 아닌 삶에서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들을 지키면서 그 시대에 맞는 모습으로 재생해 영유하는데 의의가 있다"며 "이번 세실극장의 문화재생은 본래의 가치에만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재생된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세실극장, #서울시,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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