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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고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총기 규제 반대 집회에 나선 학생들.
 플로리다 고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총기 규제 반대 집회에 나선 학생들.
ⓒ fil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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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Marjory Stoneman Douglas High School)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1개월가량 지났다. 17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부상당한 이 사건이 미국 사회에 끼친 영향은 다른 사건과 달랐다.

'살아남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총기 규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기업들이 전미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와 관계를 끊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총기규제에 대한 지지 여론과 총기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총격 사건의 발생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 정치권은 이런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여당이자 다수당인 공화당이 돌격소총의 유통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적극적인 총기규제를 반대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은 교착상태에 빠진 모양새다.

주목받지 못하는 비극들

2018년 미국에서 벌써 17번의 학교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였다
 2018년 미국에서 벌써 17번의 학교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였다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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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인 총기 폭력 아카이브(Gun Violence Archive)에 따르면 플로리다 고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열다섯 번의 총기난사 사건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한다. 총기 폭력 아카이브는 비슷한 시각에 동일한 장소에서 총기 발포로 인해 4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하는 경우를 '총기 난사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2월 16일, 플로리다 총기 난사 사건이 알려진 지 약 48시간 만에 오클라호마에서 폭력단에 의한 총기 난사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했다. 3월 12일에는 캘리포니아에서 총기 난사로 4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재 부상자 중 한 명은 매우 심각한 상태이며, 발포자는 아직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 폭력 아카이브의 자료에 의하면 총기 난사 사건들은 클럽·거리·민간인 거주지역 등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게다가 그중 대다수는 말다툼 등 사소한 갈등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총격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는 미국에서 열다섯 건의 사건 중 언론이 집중해서 보도한 것은 없다는 평가다. 플로리다 고교 사건이 언론의 주목을 받아 화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사건이 학교에서 발생해 학생들이 목숨을 잃었고, 이후 학생들이 총기 규제를 촉구하면서 거리로 나섰기 때문이다.

"총기 난사 사건이 너무 많아 모두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 단지 다음 사건을 두려워할 뿐입니다." - 젭 룬드, 칼럼니스트

21세기 이후, 미국에서 총기 관련 범죄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대중과 정치권이 점차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무관심해졌다는 지적이 따른다. 진보 성향 매체인 '50개의 파란 주'(50 States of Blue)의 칼럼니스트 젭 룬드(Jeb Lund)는 CNBC에 기고한 글에서 이런 세태를 위와 같이 비판했다.

학교 내(대학교 포함)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숫자도 엄청나다. CNN 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2018년 1월 1일부터 현재(3월 22일)까지 총 17건의 학교 내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일주일 평균 약 1.5건의 사건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지난 20일(현지 시각) 메릴랜드주 그레이트 밀스 고등학교(Great Mills Highschool)에서 학생에 의한 총기난사로 두 명의 학생이 부상당하면서, 학교 내 안전에 대한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총기 규제 목소리 커졌지만, 정치권은...

'생명을 위한 행진' 로고
 '생명을 위한 행진' 로고
ⓒ March For Our L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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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규제와 총격 사건 대처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정부 차원에서의 대응은 미흡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적극적인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전미총기협회와 여당인 공화당의 유착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플로리다주 하원은 돌격 소총 소지를 금지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규제 대신 교사들은 무장시키라'는 발언을 했지만, 총격 사건에 대한 본질적 대응이 아니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교사들의 총기 오발로 학생들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총격 참사를 겪은 플로리다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3월 24일 전세계 약 800개의 장소에서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Our Lives)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행진에는 총기규제를 지지하는 청소년들과 시민들이 대거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들은 수도 워싱턴D.C.에서만 최고 50만 명까지 행진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상원의원, 하원의원, 주지사 등을 선출하는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미국 정치권은 이 행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실상 24일이 총기규제에 대한 분수령이 되는 셈이다. 만약 행진에 대규모의 시민들이 참여한다면, 이미 여론에서 밀리고 있는 공화당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고, 총기규제에 대한 입장을 선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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