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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 이종능 도예가와 작품.
 지산 이종능 도예가와 작품.
ⓒ 이종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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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흔적, 세월의 느낌, 간절한 기도. 나의 스승은 자애로운 어머니요 자연입니다. 흙과 불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흙은 곧 사람입니다. 그리고 불은 열정입니다."

지산(芝山) 이종능(60) 도예가가 밝힌 '토흔(土痕, 흙의 흔적)'이다. 경기 광주에서 도자기를 굽고 있는 이 도예가는 경남 진주에서 '새봄맞이 특별전'을 연다.

특별전은 22일부터 27일까지 경남문화예술회관 제2전시실에서 열린다. 개막 행사는 첫날 오후 6시.

그는 경주에서 태어나 중고교를 다닌 뒤, 1978년 경상대에 입학했다. 그는 대학 2학년이던 1979년 여름 지리산을 찾았고, 이것이 인생을 바꿔 놓은 계기가 됐다. 흙에 눈을 뜬 것이다.

장맛비가 내린 뒤 흙이 쓸려간 어느 지점에선가 보게 된 무지개빛이 서린 형형색색 흙의 빛깔에 매료됐던 것. 그는 지리산 산행에서 물기를 흠뻑 머금은 무지개 빛깔의 흙이 준 설렘을 1300도 장작 불꽃 속에서 찾아내고자 노력해 왔다.

군 제대 후 지리산 일대를 돌며 분청사기 파편과 도자기를 만드는 흙인 '태토'를 찾기에 나섰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이때 그는 미친 듯이 지리산 일대를 돌았다고 한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배웠던 그는 1985년 졸업 뒤, 도자기를 본격적으로 굽기 시작했다. 그는 30년 동안 흙과 불의 본질에 무게를 두고 끊임없이 연구를 해 왔다.

그는 일본, 대만, 태국의 남방문화권과 중국, 몽고 등 북방문화권의 '명요'를 찾아 흐름을 추적 연구하고, 중국 남송시대 명요 등을 연구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호평을 받고 있다. 도자기 전통방식은 유약의 색에 의존해 왔다고 볼 수 있는데, 이 도예가는 거기서 벗어나 흙 본연의 질감과 색을 1300도 장작 불길 속에서 찾아냈다.

이종능 도예 작품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를 넘어 미국 워싱턴과 뉴욕, LA에서 그가 열었던 전시회에 도예애호가들은 호평을 쏟아냈다.

스미소니언뮤지엄 자연사박물관 테일러 박사는 "처음 보는 유니크(unique)한 작품이라 행복하다"며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폭넓은 작품세계가 신선하다"고 했다.

그의 작품은 러시아 피츠버그 국립민속박물관과 중국 항주국립다엽박물관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종능 도예가는 작품 100여점을 들고 대학 시절을 보냈던 진주를 찾는다. 2007년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선보였던 우아하면서도 세상을 품을 것 같은 '백색의 달 항아리' 계보를 잇는 일련의 달 항아리 연작을 전시한다.

이능후 도예가의 이번 전시회 제목은 '1978 그 후 40년…'이다. "인간의 내면을 기하학적 추상 문양과 현대 감각으로 표현"하는 그가 대학시절을 보낸 진주에서 마련한 '귀향전'이라 더 기대된다.

그는 "30여년 전 도예 인생에서 가장 따스하고 열정적인 마음으로 그리고 설렘으로 흙을 빚었다. 40여년 전 진주에서 시작된 지리산의 흙과 불 이야기를 따스한 차 한잔 곁들이면서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지산 이종능 도예가.
 지산 이종능 도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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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종능, #도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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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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