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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귀국하는 정의용 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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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대북특별사절 대표단의 수석특사를 맡았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6일 대북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간 핫 라인(Hot Line)을 설치하기로 하였으며,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키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당시 이를 두고 "매우 중요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같은 날 낸 논평에서 "남북 정상간 핫라인 설치는 남북한 간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이번 특사 방북의 매우 중요한 성과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남북 정상 핫라인은 '어디'에 설치되나?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남북간 핫라인(직통전화)은 남측의 국가정보원과 북측의 통일전선부에 의해 설치·운영됐다. 그런데 이번에 남북한이 합의한 '정상간 핫라인'은 남북 정상이 언제든지 육성으로 대화할 수 있는 '첫 정상간 핫라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남북간 최고위급 대화채널이 생기는 것이다. 

다만 남북정상간 핫라인이 청와대 비서실과 북한 서기실을 잇는 전화회선이 될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집무실을 잇는 전화회선이 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지난 8일 '남북 정상간 핫라인을 대통령 책상에 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라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남북 정상간 핫라인이 '언제' 설치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북특사단이 방북해서 합의해온 내용에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하기로 했다"라고 나와 있다. 이에 따라 4월 말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남북 정상간 핫라인이 설치되고 첫 통화도 이뤄질 전망이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완전히 끊겼던 남북 연락채널이 1년11개월만에 복구된 지난 1월 3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연락사무소 '남북직통전화'를 통해 우리측 연락관이 북측과 통화를 위해 점검하고 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완전히 끊겼던 남북 연락채널이 1년11개월만에 복구된 지난 1월 3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연락사무소 '남북직통전화'를 통해 우리측 연락관이 북측과 통화를 위해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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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12일 '남북정상 핫라인 구축 작업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거기까지는 아닌 것 같다"라며 "북측과 실무협의를 진행해야 하는데 아직 협의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날(13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꾸려지면 그 단위에서 남북 정상간 핫라인 설치를 논의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준비위원회가 꾸려지면) 북쪽과도 연락해서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 평양 공연, 핫라인 설치 등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지 않겠느냐?"라고 전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구성된 이후에 남북 정상간 핫라인 설치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얘기다. 청와대는 지난 15일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각각 위원장과 총괄간사로 하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날 또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 정상간 핫라인 구축은 현재 실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고위급 회담이 3월 말에 진행되면 거기서 조금 더 정리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3월 말 남북 고위급회담이 끝난 직후 설치될 듯

작곡가 겸 가수 윤상을 수석대표로 하는 '예술단 평양공연' 실무접촉 대표단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를 나서고 있다.
▲ 밝은 표정의 윤상 수석대표 작곡가 겸 가수 윤상을 수석대표로 하는 '예술단 평양공연' 실무접촉 대표단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를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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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 20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남북실무회담이 열리고 있다. 대북특사단 방북 이후 약 2주 만에 이뤄지는 남북간 접촉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남북 정상간 핫라인 설치가 논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실무회담은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 평양 공연을 주료 논의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어제 얘기한 것처럼 실무접촉을 해 나갈 때 기술적 논의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날(19일) 이 관계자는 "3월 말 고위급회담이 열린 뒤 실무회담이 이어질 것이다"라며 "고위급회담에서 거론되는 의제를 어떻게 구현할지 등을 논의하는 실무접촉에서 (남북 정상간 핫라인 구축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이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 정상간 핫라인 구축도 4월로 넘어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남북정상회담 주요 의제를 논의하는 3월 말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리고, 그것이 마무리되면 4월 초 남북실무회담이 열려 남북 정상간 핫라인 설치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4월 말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인 4월 중순 이전에 남북 정상간 핫라인이 설치되고, 역사적인 남북 정상간 첫 통화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태그:#남북 정상간 핫라인, #문재인, #김정은, #대북특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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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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