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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보며 문재인 정부의 미래도 밝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던 날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가 한 말이다. 범죄 혐의로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는 이 전 대통령을 보고 현직 대통령의 미래를 예단하는 것, 근거 없는 저주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지적하는 뜻이라고는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범죄는 대통령제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기보다는 당시 여당과 측근들이 대통령의 범죄적 행위를 방임하고 동조해온 탓이 크다.

그 때 여당인 한나라당에서 최고위원까지 지낸 유승민 대표가 비록 법적으로 책임질 일이 없겠지만 국민에게 사과할 위치인 것은 분명하다. 더구나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당내 경선 당시 BBK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장기적으로 밝혀져야 할 문제라고 한 만큼 누구보다도 이명박 후보의 범죄 사실을 파악했던 유승민 의원이 아니던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출석을 하는 것에 빗대 청와대의 중임제 개헌발의가 독선과 오만이라는 비난을 내놓은 것도 한참 엇나간 논리다. 지난해 초반까지만 해도 국민소득이 5만불이 되고, 통일이 되기 전까지는 4년 중임제 개헌만 찬성한다고 주장했던 유승민 의원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을 등치시켜 정권 흠짓내기에 열 올리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의 발언은 그런 의미에서 비열하다.

참담하다? 국민들은 더 참담하다

 다스 비자금 의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다스 비자금 의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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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검찰청 포토라인 앞에 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참담한 심정을 언급했다. 참담함이 억울함을 에둘러 한 표현인지는 본인만 알 일이지만, 참담함으로 치자면 지켜보는 국민들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최순실 일가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소식을 처음 접한 국민들 마음 속에 가장 먼저 찾아든 단어는 참담함이었다. 참담함이 분노로 바뀌고, 분노가 촛불의 행렬을 만들어 낸 것이 1년 전 일이다. 현직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국민들은 이겼다고 환호성을 질렀지만 참담함은 여전히 국민들 마음 속에 남아 있다. 불과 1년도 안 돼, 또 다른 전직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섰다.

그러나 참담하다고 해서 밝혀진 죄를 덮을 수는 없는 일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오래된 개인비리 혐의를 꼭 들춰내야 하냐고 비난하지만, 현재 언급되고 있는 것만 100억 원이 넘는 뇌물사건에서 검찰을 압박해 무마할 의도가 아니라면 이런 주장 역시 옳지 않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탈당해서 우리와 무관한 분이라는 게 자유한국당의 입장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자유한국당이 배출하고 지지한 정치인이라는 걸 모르는 국민은 없다. 다스는 내 것이 아니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탈당했으니 자유한국당과 무관하다는 홍준표 대표나 참 많이 닮았다. 국민들을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랭이로 아는 것 같으니 말이다.

검찰이 밝힌 이명박 전 대통령 범죄 혐의는 한둘이 아니다. 그는 BBK 투자금 반환 소송에 관여하면서 청와대 외교부 등 국가기관을 동원했다. 직권남용에 해당된다. 다스 실소유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밝혀질 경우 횡령과 배임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3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 혐의도 추가된다. 뇌물 수수도 100억원이 넘는다.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 60억원, 이팔성 전 회장 인사 청탁 22억 5천만원, 대보그룹 공사 수주 청탁 5억원 등은 이미 드러난 사실이다. 여기에 국가기록원에 가야할 문건을 영포빌딩 지하 창고에 빼돌린 혐의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에 해당된다. 전국 10여곳 이상에 부동산과 예금 등을 차명으로 보유하면서 세금을 탈루한 정황은 많은 언론을 통해 확인된 내용이다.

밝혀진 주요 범죄 협의만 20여 가지에 이른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정농단의 죄를 범해 수감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견주어 봐도 범죄의 규모나 뇌물의 액수 등 결코 뒤지지 않는다. 대통령 선거를 통해 권력을 얻은 것이 아니라 이권을 획득했다는 말은 비단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만 통용되는 말이 아니다. 포토라인에 서는 일이 참담하다고 했지만 사법 당국, 정치권, 언론 어느 곳 하나라도 제대로 눈 부릅 뜨고 있었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앞서 죄값을 치르게 했어야 맞다. 권력이, 권력에 기생한 언론이, 권력의 지킴이를 자처했던 검찰이 범의 심판을 유예해 왔던 셈이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범죄는 최근 논란이 된 20여가지 혐의에만 그치지 않는다. 임기 초기 강만수 사단을 앞세워 임의적인 고환율을 조장해 국민들에게 살인적인 물가고의 부담을 안겼다. 통치 행위라고 발뺌할지 모르지만 이 또한 국민들을 호주머니를 털어 대기업 곳간을 채운 범죄 행위라 할 수 있다. 4대강 사업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바닥을 파내는데 천문학적인 혈세는 쏟아부은 책임도 적지 않다. 자원외교와 방산비리로 고위 공직자와 측근들이 줄줄이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마당에, 결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건 누가봐도 이해못할 일이다.

MB구속이 법의 정의다

보수정권 10년, 대한민국은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국정원 특수 활동비가 정권의 쌈짓돈으로 쓰였고, 정권은 임의적인 고환율과 저렴한 임금, 손쉬운 해고를 기업에게 제공했고기업들은 막대한 뇌물을 정권에게 건넸다. 보수 진보를 떠나 이렇게 파렴치한 정권에게 10년 동안 나라를 맡겨졌다는 건 헌정사에 큰 불행이다. 정치 보복이라고? 대꾸할 가치도 없는 궤변이다. 엄정하게 처벌해야 된다는 여론이 80%에 이른다. 자업자득이고 사필귀정이다.

국민들의 공분은 검찰청 포토라인에서 멈추지 않는다.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마음과 국민의 마음은 같다. 존경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학살의 주범으로, 국정농단의 주역으로, 20여 가지 범죄 협의 피의자로, 전직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서는 일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 또다른 박근혜, 또다른 피의자 이명박이 헌정사에 나오지 않게 하려면 법의 존엄을 세워야 한다. 죄를 지으면 전직 대통령이라도 당연히 구속되고 죄값을 치러야 한다는 걸 지금의 대통령이나 미래의 대통령도 똑똑히 목격할 수 있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었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도 죄값을 치뤄야 한다. 이게 법의 정의고 형평성이다.

이명박, 검찰 조사받고 귀가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이명박, 검찰 조사받고 귀가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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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21시간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검찰은 19일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물론 법원이 구속이 적법한가 심리하는 절차가 또 남아 있다. 보수 언론들은 도주 우려가 없는 전직 대통령의 구속에 신중하라고 한 목소리를 냈지만 검찰은 원칙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씨의 다스 법인카드 사용도 확인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나란히 피의자 신분이 될 수도 있는 사안이고 공모에 의한 증거 인멸의 개연성도 충분하다. 검찰 조사에서는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통령은 부인으로 일관했다. 검찰이 구속을 결정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쳤다.

국민 법 감정이 구속의 판단 기준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검찰과 법원의 모든 결정은 국민 모두가 납득할만한 것이어야 한다. 그것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키는 것보다 몇 배나 더 어렵다는 걸 검찰도 법원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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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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