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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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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몰래 뿌리고 간 게 이 정도니…. 어디 다른 업무나 제대로 하겠습니까? 다 먹고 살기 어려워 이런 광고물을 뿌린다고 이해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이니 이건 정말 해도 너무합니다."

지난 17일 오전, 내가 사는 아파트 현관에서 만난 경비원 아저씨의 하소연이다. 우편함에서 일일이 꺼내어 경비 아저씨의 손에 들린 이 광고물은 아파트 담보 대출과 리모델링 업체의 전단으로 해당 라인에 사는 30가구의 모든 우편함에 꽂힌 것들이었다. 단지를 모두 합한다면 수천 장에 이른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경비원들은 기본적인 경비업무 이외에도 환경 미화, 택배와 우편물 관리, 주차 관리, 안내문 게시, 공동 전등 끄고 켜기 등은 물론 서투른 멘트로 단지내 모든 가구에 공지방송까지 한다. 그런데 미화원께서 퇴근하는 아침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는 경비원이 미화 업무까지 대신해야 한단다. 그는 다음과 같이 어려움을 토로했다.

"단지 내외의 청소와 음식물 수거함과 집하장 분리수거까지 해도 부족할 판에 요즘에는 이런 불법 광고물까지 괴롭힙니다. 수상한 사람들을 미리 막아보지만, 배달하러 왔다가 전단까지 뿌리는 경우는 어쩔 수 없어요. 교대시간에 집중적으로 뿌리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도저히 막을 수가 없습니다."

옥외광고물법의 저촉을 받는 길거리 전단과 달리 아파트 단지 내의 전단은 '광고물 무단 부착'이라는 경범죄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신고를 하더라도 광고주가 아닌 배포한 사람이 처벌 대상이며 그나마 행정지도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정이 이러니 광고물 부착이나 배포행위를 하면서도 죄의식마저 느끼지 못한다.

정부는 경비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9월 경비원 본연의 업무를 넘어선 부당한 업무를 금지하는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하지만 이런 불법 광고가 판을 치는 한, 어쩔 수 없이 치워야 하는 경비원의 입장에서는 이들의 처우와 근로 환경을 개선한다는 노력은 헛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먹고 살겠다는 이유로 아파트 단지에 무심코 뿌린 광고 전단이 누군가에게는 '노동'이고 또 다른 '갑질'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오늘도 전단을 줍는 경비원, 그들도 분명 누군가의 아버지요,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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