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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관 앞.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지어 서있다.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관 앞.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지어 서있다.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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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마련된 개포주공 8단지(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관. 방문객들은 견본주택관 앞 공터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공터도 모자라 방문객 행렬은 주변 인도까지 이어졌다. 방문객들의 대기 줄 길이만 1km가 넘었다.

사업시행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방문객들이 대거 몰릴 것에 대비해, 시간당 1800~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견본주택관을 준비했다. 그럼에도 방문객들은 오랜 시간을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끝없는 방문객 행렬, "2시간 넘게 기다려도 입장 못해"

한 방문객은 "견본주택 오픈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와서 벌써 2시간이 넘게 기다렸는데, 아직까지 입장을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견본주택관 안에서도 주택 유닛(면적별 아파트 모형)별로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84㎡형은 질서 유지를 위해 세운 칸막이 밖으로도 방문객들이 줄을 섰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분양 관계자는 "오전 6시부터 와서 기다리신 분도 계신다"며 "견본주택관에 입장하기까지 대기 시간이 2시간 정도는 걸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청약 과열을 우려해서인지 견본주택관 한켠에는 '위장전입으로 청약을 하면 법적으로 처벌될 수 있다'라는 안내문이 놓여있었다.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관에 놓여진 위장전입 관련 안내문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관에 놓여진 위장전입 관련 안내문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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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중도금 대출 안되는 개포8단지, 그들만의 리그로

강남구 개포동에 들어서는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분양은 '그들만의 리그'로 불린다. 아파트를 분양 받고 난 뒤 막대한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160만 원이다. 가장 일반적인 84㎡형이 12억~14억 원이고, 173㎡형은 30억 원이 넘는다. 가장 저렴한 63㎡형(2층)도 9억이 넘는다.

개포동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저렴하다고 하지만, 절대 수치로는 높은 금액이다. 84㎡형(12억 원)의 경우, 평균 수준의 도시근로자(1인, 월 250만원)가 40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하는 돈이다.

게다가 아파트 중도금 대출도 되지 않는다. 아파트 계약자들은 계약할 때 계약금 5000만 원이 필요하다. 30일 이내에 5000만~2억 원 수준의 2차 계약금을 또 현금으로 내야 한다.

"중도금 대출 상관 없어, 돈은 준비돼 있다"

분양가의 60%인 중도금도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입주 시점에 내는 잔금(분양가의 30%)도 마찬가지다. 웬만한 자산가가 아니면 감내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하지만 견본주택 방문객들에게 중도금 대출 여부는 고민거리가 아니었다. 10억~30억 수준의 분양대금은 그들 입장에선 충분히 만들 수 있는 돈이었다.

혼자 살 집을 알아보고 있다는 윤아무개(36)씨는 "청약 요건이 되지 않아, 청약 추첨제가 적용되는 175㎡형(30억)을 알아보고 있다"면서 "(돈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됐기 때문에, 대출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아무개(47, 여)씨는 "우면산과 지하철역이 있는데다, 바로 앞에 초등학교도 있어 교육 여건이 특히 좋은 것 같아 무조건 청약을 할 것"이라며 "분양가가 비싸긴 하지만, 부담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투자자들도 "그래도 주식보단 부동산에 투자해야"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관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관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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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50대 여성은 "입지도 마음에 들지만 임대주택(영구임대 등)이 없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며 "아파트 시세도 주변보다 저렴해, 지금 사는 집을 팔면 충분히 분양금은 마련할 수 있다"라고 했다. 

투자 목적으로 청약을 하려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김아무개(55, 여)씨는 "분양가가 비싸긴 하지만, 개포 주변 시세보다는 평당 1000만 원 이상 낮게 나왔다"면서 "투자를 하려면 그래도 주식보다는 부동산"이라고 말했다.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총 1996세대 가운데 1690세대를 일반 분양한다. 견본주택관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일각에서는 10만 명 청약설까지 나오고 있다.

박윤서 디에이치자이 개포 분양소장은 "10만 청약설이 나오고 있지만, 10만에는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서울은 물론 경기권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분양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태그:#디에이치 자이 개포, #아파트, #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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