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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온몸으로 부정직한 것에 반응한다. 이것이 바로 인디고 아이들이 과도하게 활동적인 것처럼 보이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 어떤 인디고 아이는 사기꾼 예술가를 즉시 가려낼 수 있다. 설령 어른들이 그 사람에게 일을 맡기려 하고 있을지라도 말이다. 그 사람의 에너지는 인디고 아이를 물리적으로 고통스럽게 하기 때문에, 아이는 고통의 원인을 피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인디고 파워를 깨워라> 12, 13쪽)
때로 우리의 에고는 뭔가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내려면 나이를 더 먹거나 교육을 더 받아야 한다고 고집을 부린다. 줄리아는 나이나 학력과 상관없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아주 멋진 본보기이다. (27쪽)


'인디고(indigo)'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어로 '쪽빛'을 뜻한다지만, 쪽빛으로만 쓰지 않습니다. "인디고 아이들"이라는 이름으로도 씁니다. 여느 아이들하고는 사뭇 다른 숨결로 태어난 아이한테 "인디고 아이"라는 이름을 붙여요.

인디고 아이 이야기를 담은 <인디고 아이들>이라는 책이 지난 2003년에 한국말로 나온 적 있습니다. <인디고 파워를 깨워라>(도린 버츄·찰스 버츄, 여연 옮김, 샨티, 2018)는 어느새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란' 이 인디고 아이들이 삶을 어떻게 마주하면서 이 땅에서 어떤 일을 하는가를 차분히 짚는 책입니다.

 겉그림
 겉그림
ⓒ 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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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이든 상관없이 인디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인디고들이 1970년대 중반 이후로 태어났다. 이 시기는 순수함을 잃어버린 시대였다 … 1970년대에 태어난 인디고들이나 그 뒤에 태어난 인디고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그들이 자신이 가진 직감을 신뢰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기 내면에 있는 나침반이 이끄는 대로 살아간다. (38, 39쪽)
인디고들은 솔직하지 않거나 성실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든 존경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다 … 인디고들은 자신의 느낌과 반대되는 말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벌을 받는 편을 택한다. (76쪽)


옳지 않은 일을 앞두고 "옳지 않아!" 하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비록 많지 않으나 씩씩한 아이가 있습니다. 그래요, 그러고 보니 한국말로 '씩씩하다'가 있군요. 숱한 사람들이 입을 다물더라도 나설 줄 아는 사람은 '씩씩하다'고 하지요. 몸이 여리거나 몸집이 작아도 드세거나 우람한 몸집인 어른 앞에서 제 할 말을 할 줄 아는 아이란 더할 나위 없이 씩씩합니다.

한번 생각해 보고 싶어요. 우리 어른들은 얼마나 씩씩할까요? 우리 어른들은 씩씩한 아이를 볼 적에 어떻게 하나요? 아이가 씩씩하기에 대견스레 바라보는지요, 아니면 어리거나 여린 녀석이 당돌하다면서 눈을 감거나 윽박질러서 물리치나요?

"나도 말할래!"라고 하면서 '미투' 바람이 붑니다. 그동안 입을 다물던 목소리가 하나둘 터져나옵니다. 아니 그동안 입을 열었어도 우리 어른들이 거의 안 듣던 목소리가 이제 하나둘 곳곳에 흐릅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무척 많은 어른들은 "인디고 아이들"을 비롯한 씩씩한 사람들 목소리를 귀여겨듣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얕보거나 깔아뭉개기 일쑤였습니다. 귄위하고 권력, 여기에 신분하고 계급, 여기에 나이하고 학력, 여기에 남성이라는 가부장제, 이밖에 여러 가지를 내세워서 작고 낮지만 씩씩한 목소리를 걸어잠근 얼거리였다고 느낍니다. 씩씩한 아이가 설 만한 터가 거의 없었다고 느껴요.

인디고들은 언제나 자신의 진실을 말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귀를 기울여 그 말을 들어줄까? 아니면 인디고들의 퉁명스러운 말투 때문에 소통의 문을 닫아버릴까? 그렇지만 인디고들이 단호하면서도 배려 있는 태도로 말을 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그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83쪽)


<인디고 파워를 깨워라>라고 하는 책은 인디고 아이들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라는 동안 겪은 삶을 들려주기도 하지만, 인디고 아이들 스스로 조금 더 삶을 배우고 한결 부드러우면서 차분히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싶은 이야기를 함께 들려줍니다. "옳지 않아!" 하는 목소리를 우리 어른들이 조금 더 귀여겨듣도록 하자면, 인디고 아이들도 애써야 한다는 대목을 조용히 짚어요.

그런데 이런 줄거리를 읽다가 살짝 책을 덮고 생각에 잠깁니다. 아니, 이런 매무새는 인디고 아이들한테만 바랄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싶어요. 이웃을 더 살피거나 헤아리는 말씨로 이야기를 할 줄 아는 매무새란, 모든 어른이 갖출 매무새라고 봅니다. 우리는 저마다 곱고 상냥하며 즐겁게 삶을 가꾸면서 마을을 돌볼 줄 알아야 할 뿐 아니라, 참말로 누구나 고우며 상냥한 말씨로 이웃을 더 넉넉히 헤아려야 슬기로운 어른이라는 이름에 걸맞으리라 봅니다.

참을 참이라고 말할 줄 아는 매무새는, 인디고 아이들한테서만 엿볼 모습이 아니라 우리 누구나 건사할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짓을 보면 거짓이라고 말하는 매무새도, 인디고 아이들한테서 흔히 엿보는 모습으로 그칠 노릇이 아니라 우리 누구나 갖출 매무새여야지 싶어요.

 2003년에 한국말로 나온 <인디고 아이들>. 어느새 '아이들'이 사회살이를 겪으며 어른이 되었습니다.
 2003년에 한국말로 나온 <인디고 아이들>. 어느새 '아이들'이 사회살이를 겪으며 어른이 되었습니다.
ⓒ 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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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해서 말하면 인디고 아이들은 바위를 들어 올려서 그 밑에 무엇이 있는지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이 세상에 왔습니다. 커튼을 걷어서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려고 온 거예요. 빛의 일꾼들이 이 세상에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141쪽)
모든 사람이 자기 몸에 무엇을 집어넣고 있는지 알아야 하겠지만, 특히 인디고들은 더 그렇습니다. 인디고들은 아주 예민하고, 뭐든 해로운 것에 아주 격렬히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인디고들에게 먹어도 좋다고 허락하는 음식이 무엇이든 그것이 가장 높은 진동을 가진 음식임을 확인하고 먹게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224쪽)


<인디고 파워를 깨워라>를 읽는 동안, 어쩌면 저도 인디고 아이들 가운데 하나였는지 모르겠다고 느낍니다. 1975년에 태어나 자라는 동안 숨통이 꽉 막힌 집안이며 마을이며 학교이며 사회를 느꼈습니다. 숨통이 꽉 막힌 모든 곳에서 "그건 옳지 않은걸요?" 하고 한마디를 하면 언제나 꿀밤을 맞았고, 군대에서는 숱하게 발길질을 받았으며, 술 먹이는 웃사람한테 술 그만 먹이라 하니 갖은 거친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궂은 짓을 하는 어른한테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않아요?" 하고 따질 적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이!" 같은 대꾸를 들어야 했어요.

느끼는 그대로 옳지 않다고 말할 적에 이 목소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어른을 거의 못 보며 살았습니다. 어딘가 틀리거나 어긋난 모습을 보았기에 그 대목을 좀 고치자고 말할 적에 이를 그때그때 받아들이는 어른을 좀처럼 못 보며 살았습니다. 어쩌면 무척 많은 '여리거나 어린 이웃'들이 이러한 길을 걸었겠구나 싶습니다.

낮은 에너지에 중독된 이 세상은 높은 진동수를 지닌 존재를 위한 장소가 아닙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이런 세상을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단지 여러분 자신이 됨으로써, 물어야 할 것을 물음으로써, 어떤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함으로써 뭔가를 믿기 전에 곰곰이 생각해 봄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248쪽)


꽃처럼 맑은 아이들이 언제나 꽃처럼 맑은 어른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디고 아이들도 여느 아이들도, 인디고 어른들도 수수한 어른들도 모두 상냥하게 어깨동무를 하면서 이 땅과 나라와 마을을 사랑으로 가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힘을 즐겁고 슬기롭게 쓰기를 바라요. 어른들은 더욱 따사로운 눈길하고 손길이 되고, 아이들은 어른한테서 넉넉하고 환한 이야기꽃을 물려받을 수 있기를 바라요.

덧붙이는 글 | <인디고 파워를 깨워라>(도린 버츄·찰스 버츄 / 여연 옮김 / 샨티 / 20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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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사전 편집자로 일하면서, 전남 고흥에서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를 꾸립니다.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읽는 우리말 사전》《골목빛》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