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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평야에 찾아온 큰고니 소식을 전한 게 3월 2일이다. 10마리의 큰고니는 무사히 머물다 지난 13일 무사히 시베리아로 떠난 것으로 보인다.(관련기사: 4대강사업 이후 자취 감춘 큰고니, 9년 만에 돌아와 )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9일 11마리의 무리에서 1마리가 이탈했다. 이탈한 큰고니는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목을 제대로 펴지 못한 채로 앉아 있고, 날지도 못하고 있었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지켜 보았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어 보였다. 4일을 꾸준히 지켜보던 조성희 장남지킴이가 13일 세종시에 구조요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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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고니의 모습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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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201호인 큰고니는 1m 40cm가 넘는 대형조류이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는 단 1명이었다. 결국 큰고니를 지켜만 보다가 돌아갔다. 논으로 들어가 구조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비교적 구조체계가 잘 마련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신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관할지역이 아니라 세종시에서 협조 요청이 있어야 출동이 가능하다고 답변이 왔다.

세종시는 야생동물 구조를 위해 4번이나 담당자와 119가 출동했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구조하지 못했다. 결국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고, 15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출동하여 큰고니 포획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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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고니를 구조하는 모습 .
ⓒ 조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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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획된 큰고니 .
ⓒ 조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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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일간 조마조마 지켜보던 큰고니가 구조되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센터로 이송해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통보받기로 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가 참 고마운 일을 해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가 아니었다면 큰고니는 생을 마감했을 수도 있다.

문제는 세종시의 야생동물구조시스템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데 있다. 자원봉사자 1인으로 운영되는 구조대는 4번의 출동 과정에서 구조작전 구조장비도 없었다고 조성희 지킴이는 전했다. 충남처럼 세종에도 구조센터를 만들어야 한다. 도시가 형성되었고, 차량으로 인한 사고나 유리창의 버드스트라이크 등 생물사고가 꾸준히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세종시는 밀렵감시단 1인을 위촉하여 세종시 전체의 야생동물 구조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1인이 세종시 전체를 감당할 수 없는 것은 누가 봐도 상식적인 일이다. 구조시스템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 4번이나 출동해서 아무것도 못한 세종시 구조대와 한번 출동해서 포획에 성공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차이는 명확해 보인다. 세종이 별도로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의 상시적인 공조나 충남세종야생동물구조센터로 확대 개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야생동물이 위험에 처했을 때 제대로 구출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번 사태처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허수아비 시스템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다. 앞으로 한걸음 진전된 결과를 세종시가 만들기를 희망해 본다.



태그:#큰고니, #야생동물구조, #이대로는 안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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