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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광주시민행동 준비위원장을 맡은 허달용 광주민예총 회장.
 문화도시광주시민행동 준비위원장을 맡은 허달용 광주민예총 회장.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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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지역 문화 생태계 구축과 지역 문화 적폐 청산을 위한 시민의 참여와 행동을 주창하는 '문화도시광주시민행동'이 13일 오후 4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문화시민행동은 '아시아문화전당바로세우기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시민 모임은 파행적 운영을 거듭하고 있는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의 정상화를 위해 포럼 개최와 성명서 발표, 1인 시위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문화도시광주시민행동은 시민모임보다 다루는 영역을 더 확대하고, 참여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아시아문화전당 문제뿐만 아니라 광주시의 문화행정과 문화정책까지 적극 목소리를 내고, 문화생산자와 소비자는 물론 참여를 원하는 시민 모두에게 문호를 개방키로 한 것이다.

허달용(화가) 광주민예총 회장이 약 200명의 발기인을 대표하여 문화도시광주시민행동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허 회장은 광주지역 민중미술 2세대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수묵화가로, 아시아문화전당 문제, 구 전남도청 복원 문제, 광주시립극단 문제 등에 시민사회 목소리를 대변해 오고 있다.

발기인 대회를 마치고 <오마이뉴스>와 만난 허 준비위원장은 "한국 사회에 미투 운동이라는 혁명적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문화가 제 위치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문화도시광주시민행동이 추구하는 방향을 설명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돌아가는 작동 순서는 정치-경제-문화 순이었다. 정치를 가장 중시 여기고, 그 다음으로 경제를 따지고 문화가 제일 뒤로 밀려 나 있었다. 미투 운동이 벌어지는 것은 문화를 외면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른바 선진국이라 불리는 사회일수록 문화-정치-경제 순으로 한 사회가 돌아간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라고 자처하는 광주에서부터 새로운 시작, 즉 문화 우선을 실천해야 한다. 예술가 중심의 문화운동 차원이 아니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시민운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 문화정책을 바꿀 수 있고, 아시아문화전당 등을 바로 세울 수 있다."

허 준비위원장은 "촛불혁명의 과정에서 그리고 아시아문화전당 논란, 광주시립극단 논란 사태의 과정에서 문화예술 정책 전반의 문제에 대해서 시민의 힘을 응집시켜 대응할 조직이 필요하다는 점을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라고 말했다.

"광주라는 도시에는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문화예술 창작자와 향유자들이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지닌 시민들이 함께 살고 있다. 지역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다. 문화도시광주시민행동이 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지방선거 분위기가 한참 뜨거워지고 있는데 아시아문화중심도시에 대한 입장이, 아시아문화전당 정상화에 대한 대안이 광주 정치개혁의 중요한 의제가 되어야 하고, 지방선거의 이슈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정부와 광주시의 문화정책이 변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간의 문화정책을 분석하고, 그 내용을 공유하며, 이후 대응방안을 컨트롤할 수 있는 공동의 소통 공간이 있어야 한다.  문화도시광주시민행동이 그런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발기인 200명을 회원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회원 확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문화도시광주시민행동은 오는 4월 초에 창립대회를 열 예정이다. 허 준비위원장은 "발기인 대회는 4월 초 조직의 근간을 세우고, 조직의 목표와 목적, 사업을 잘 진행하자는 결의를 다지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문화도시광주시민행동 발기인 대회 하루 전인 12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의 새로운 직무대리가 임명되었다. 허 준비위원장은 "새로 온 전당장 대리는 광주와 협의하고 협력하는, 중간 매개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얘기를 들어 보니 새로 온 아시아문화전당장 직무대리가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것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고 한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박근혜·이명박 정부는 5.18을 거의 금지어처럼 만들었고, 김종덕과 차은택 등을 앞세워 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와 5.18의 흔적을 지우려고 온갖 파행을 저질렀었다.

아직까지도 특정 인사를 전당장 및 문화원장으로 선임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것을 광주시민들은 잘 알고 있다. 지역과 소통을 거부하고, 광주와 5.18을 욕보이는 오만한 자세다. 신임 전당장 직무대리는 공무원 조직의 폐쇄성과 아시아문화원의 총체적 무능력을 극복할 방안을 마련하여 광주시민사회와 적극적이고 진지한 소통을 해 주길 기대한다."



태그:#허달용, #아시아문화전당, #5.18, #광주, #문화도시광주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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